해파랑길 42~43코스(죽도정~하조대~수산항)
트래킹 개요
걸은일자 : 2025.2.14
걸은구간 : 죽도정~하조대~수산항
걸은거리 : 21.4km
걸은시간 : 5시간 34분
구간시간
09:45 죽도정
10:52 38선 휴게소
11:41 하조대
12:36 하조대해변
13:42 여운포리 입구
13:50 여운포교
14:20 동호해변
15:19 수산항
트레킹 후기
바다가 보고 싶었다. 어제 눈 속에서 헤매고 난 뒤라서 다리도 무겁고 어깨도 내려앉았지만. 새벽에 다시 눈을 떴다. 아내는 진관사로 가버리고 난 뒤라서.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서 먹기로 했다. 냉장고를 뒤져보니 숙주나물이 보였다. 건더기를 콩나물국에 추가하고 남은 국물 맛을 보니 쉬었다. 큰일이다. 얼른 숙주나물을 다시 꺼내고 콩나물국 맛을 보니 괜찮은 것 같았다. 햇반 하나를 국에 말아서 끓였다. 먹을만하구먼. 양재역 12번 출구를 나섰다. 아직 어두움이 가시지 않았다. 하늘에는 둥근달이 떠 있었다. 보름이 3일이나 지났는 데도. 버스에서 정신없이 자고 있는데. 산행대장이 일어나라고 했다. 목적지에 거진 도착했다고. 오늘 걷는 해파랑길은 죽도정에서 수산항까지 20여 킬로미터다.
버스에서 내렸더니 현 위치 죽도정이라는 표시가 있었다. 해파랑길은 도로를 따라가도록 되어 있었다. 바로 앞에 바다가 있는데도 길이 그리로 나 있다고? 다들 우왕좌왕하다가 안내 리본을 따라서 도로를 따라 걷기로 했다. 그런데. 죽도정은 어디에 있다는 건가? 둘러보아도 보이지 않았다. 바닷가에 있는 저 조그만 산을 올라가면 있으려나? 포장길을 따라서 조금 걸어갔더니 바다가 나왔다. 죽도비치라는 표시가 해변에 서있었다. 바다가 참 아름답구나. 하늘빛을 닮아서 바다는 짙푸르렀다. 바다는 하늘빛을 닮는다. 역시 잘 왔다. 바다는 동해바다지. 해변을 따라서 나 있는 길을 따라서 설렁설렁 걸었다. 오늘 걸을 거리가 약 20km이니 시속 4km만 걸어도 다섯 시간이면 충분하다. 주어진 시간은 6시간 30분이다. 길은 해변길, 해송길, 동네 언덕길로 왔다리 갔다리 했지만. 오른쪽으로는 바다를 볼 수 있는 길이었다.
그렇게 걷다가 보니 38선 휴게소에 도착했다. 화장실을 들리고. 간단한 음료를 하나 마시고 가려다 그만뒀다. 내가 꼴찌라서 은근히 마음에 부담이 있었기 때문이다. 38선 휴게소를 지나고 나서 약간의 오름길을 지나갔다. 옆으로는 여러 이름의 해변이 있는 모양이었다. 가다가 보니 가사문 마을이 나왔다. 항구도 있고, 해변도 있었다. 물론 마을도 있었고. 손님을 끌만한 문구들이 가게마다 달려 있었다. 마지막 횟집을 지나고 나니 도로를 따라서 걷는 길이었다. 오르막을 넘어가니 하조대 마을 입구가 나왔다. 오른쪽으로 가면 군부대이고. 직진을 하면 하조대 마을이 있다고 했다. 하조대 마을에 도착했다. 중국집이 보였다. 짬뽕국물로 해장을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일러서 포기했다. 마을을 지나서 구름다리도 지나고. 그렇게 가다가 보니 하구를 건너는 다리가 나왔다. 다리를 건너가 보니 하조대 비치라는 커다란 입간판 구조물이 있었다. 왔던 길을 돌아보았니 언덕배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리로 가야 하조대가 나오는 모양이었다.
하조대로 갔다. 이쁜 정자에 이름표가 달려 있었다. 하조대라고. 하조대에서 둘러보는 바다 풍경은 절경이었다. 햇빛에 반짝이는 바닷물이 눈부셨다. 하조대에서 돌아 나와서 등대로 갔다. 등대 가는 길은 데크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데크길이 소나무와 바다와 기암이 어우러져서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좋을시고. 해외여행을 가봤지만. 이른 풍경을 맞이하는 곳은 드물었다. 우리나라. 삼천리강산. 최고다. 등대를 구경하고 돌아 나가다가. 아까 전에 봐 뒀던 곳으로 내려갔다. 군부대 사이로 낸 둘레길이었다. 시루대가 가득한 모랫길을 걷다가 데크로 올라갔다. UFO 전망대가 꿈결 같이 다가섰다. 전망대 올라가는 것은 생략하기로 했다. 데크계단을 내려가서 바닷가로 나갔더니, 왼쪽에 해산물 식당이 두 곳이 있었다. 첫 집에서 잠깐 망설이고 있는데, 의자에 앉아 있던 분이 다가와서 간단한 식사라도 하고 가시라 했다. 호객에 응했다. 새콤달콤한 물회를 시켰다. 맛났다. 막걸리도 한 병을 시키고. 부산에서 병재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안부 묻고.
하조대 해변은 무지막지하게 넓었다. 해변을 따라서 걸었다. 해변이 끝나는 곳에서 도로 공사를 하고 있었다. 그 길을 따라가다가 보니 오른쪽으로는 서핑하는 곳이 나왔다. 해변 시설물 이름이 다 다른 걸 보니 서핑관리하는 사업장이 여럿 있는 것 같았다. 램블러에서 길 이탈했다는 경고음이 나왔지만 무시했다. 해변을 따라서 가다가 보면 본래 해파랑길을 만나겠지 하고. 그러나. 길이 막혔다. 개인 땅인지. 국가시설이 있는 땅인지는 몰라도. 옆으로 새는 길을 따라서 갔는데. 개들이 쫓아와서 포기하고 되돌아가기로 했다.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괜찮다. 다시 제대로 된 해파랑길을 만났다. 오솔길. 해송길을 따라서 걷다가 보니 여운포리 입구가 나왔다. 도로공사를 하느라고 어수선했다. 공사 감독하시는 분이 새로 난 길로 가도 원래길과 만난다고 해서 그리로 갔다. 가다가 보니 재미없는 길이라서 마을에서 다시 원래길로 돌아갔다. 여운포리 마을을 지나고 났더니 여운포교 다리가 나왔다. 이곳에도 도로공사로 어수선했다. 다리를 건너서 들판길로 들어섰다. 들길을 돌아서 가다가 국도를 만났다. 국도를 조금 걷다가 오른쪽으로 나있은 동호해변으로 갔다.
동호해변으로 갔다. 동호해변은 하조대해변과 연결되지 싶었다. 해변가 벤치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는 사람이 부러웠다. 바다를 바라보면서 먹는 매콤 짭짤한 라면은 어떤 느낌일까. 동호해변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바다까지 나가봤다. 파도가 몰려왔다가 몰려갔다. 바다. 파도는 한 없는 그리움을 싣고 왔다가 사라져 간다. 자. 이제는 날머리로 가자. 해변을 떠나서 국도를 따라가다가 수산항으로 들어갔다. 오른쪽에 서울로 갈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한 시간쯤 남았다. CU에 들어가서 땅콩 막걸리와 땅콩 안주를 샀다. 시간을 보내다가 구름다리를 지나서 버스로 갔다. 마감시간 20분 전이었다.
<램블러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