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청수동암문으로 올라가다
산행개요
- 산행일자 : 2025.4.25
- 산행구간 : 집~청수동암문~집
- 거리 : 18.6km
- 소요시간 : 9시간 00분
구간시간
08:24 집
11:11 청수동암문
12:29 산영루
13:25 북한산성 입구
16:42 이말산
17:24 집
산행후기
동네 마트에서 산행준비를 하고 진관사로 갔다. 가는 도중에 마음이 바뀔까 봐 왼쪽 눈을 감았다. 아침나절인데도 진관사 근처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보였다. 진관사 마애불 아미타불께 아침 인사를 드리고 빠른 발걸음을 옮겼다. 진관계곡 전부 출입금지라는 메시지가 있었다. 여름날 서울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는 곳인데. 뭔 일이래? 산을 오른다는 것은. 왼발 올리고 오른발 내리고. 다시. 오른발 올리고 왼발 내리고. 이게 다인데. 비봉으로 바로 올라가는 길을 버리고. 작은 노적봉 여풀때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 길섶에는 봄꽃이 한창이었다. 진달래는 지고, 연달래가 피고 있었다. 어쩌다. 어쩌다 보니 비봉능선에 도착했다. 바람이 불어서 무척 추웠다. 능선에 올라오기 전에 판쵸의를 꺼내서 입었다. 그래도 추웠다. 춘래불사춘. 그래도. 꽃은 있었다.
그렇게. 어쩌다 보니 비봉능선에 도착했다. 진달래가 한창이었다. 자세히 보니 한물간 진달래꽃이었다. 바람에 찢기고. 늙은 모습이고. 간혹 연달래가 보였다. 역할을 바꾸어야 하는데. 비봉능선에는 늙은 진달래꽃이 지천이었다. 비록 늦은 모습이지만 아름다움은 남아 있었다. 그래도. 아름다움은 이미 지나 간 걸. 지는 꽃이 아름다울까? 아름답지 않다. 누군가는. 그래도. 지는 꽃도 아름답다고 했지만. 아닌 건 아니지. 비봉, 승가봉, 장군봉을 지나서 청수동암문에 도착했다. 지금부터는 내려가는 길만 남았다. 더럽게 추운 날.
대성문에서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산성입구로 하산하기로 했다. 내려가는 사람은 나 홀로. 올라오는 사람은 여럿. 그중, 외국인이 반 이상이구만, 우리나라는 글로벌이 되었다. 철판으로 둘러 쌓인 대성암 울타리. 언제쯤 철판을 가져 갈는지. 산성계곡이라서 인지는 몰라도. 평일인데도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올라오는 사람들을 분석해 보면. 영감 30%, 할매 10%. 젊은 친구들 5%. 나머지는 외국인.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중성문을 거쳐서 산성입구로 하산했다.
산성입구에서 칼국수를 먹었다. 값이 많이 올랐다. 그래도 인근에서는 제일 싼데요. 내시묘역길을 걸어서 백화사 근처에 있는 텃밭에 갔다. 심어놓은 것들이 다들 잘 자라고 있었다. 콩은 아직 올라오지 않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땅이 갈라지고 부풀어 올랐다. 싹이 트고 있는 징조다. 어제 심어놓은 고추 등등에 물을 주었다. 농협에 가봤더니 들깨 모종이 있었다. 15개를 사서 다시 텃밭으로 갔다.
텃밭 일을 끝내고 이말산을 거쳐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말산에는 산 자와 죽은 자가 다르지 않았다.
<램블러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