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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개요
- 산행일 : 2024.11.16
- 구간 : 강화평화전망대~문수산성 남문
- 거리 : 16.2km
- 소요시간 : 3시간 57분
구간시간
08:57 강화평화전망대
10:02 고려천도공원
11:18 연미정(월곶돈대)
12:37 진해루
12:54 문수산성 남문
산행후기
DMZ 평화의길 1코스 시작은 강화 평화전망대에서 시작한다. 강화도에 들어서서 검문소 두 곳을 통과해서 도착했다. 평화전망대 시작점에서 램블러를 켜고 평화의길 1코스를 걸으려고 했는데. 도로 위쪽을 보니 매표소가 보였다. 뭔가 하고 가보니 강화 평화전망대 올라가는 길이었다. 입장료는 2,500원. 나는 경로우대로 공짜. 가파른 길을 따라서 올라갔더니 해병대 침투용 수륙양용함이 보였다. 그 옆으로 비석이 있길래 가보니 '제적봉'이라고 쓰여 있었다. 制赤峰. 붉은 무리를 제어하는 봉우리. 쓰여 있는 기록을 보았더니. 당초에는 애기봉을 제적봉이라고 명명하려고 했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애기봉 전설을 듣고, 그곳은 애기봉으로 하고. 여기. 이 봉우리를 제적봉이라 하기로 했단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북한땅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뭔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대남방송을 소음으로 하고 있었다. 사방을 둘러보고 다시 출발점으로 내려가는데. 많은 사람들. 특히 여성분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었다. 지나가면서 슬쩍 물어보았다. 행사가 있나요.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은 엉뚱했다. 재미있게 놀려고요. 방석 같은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올라왔으면서. 뭐를. 재미있게. 몰라. 내가 그것까지 알 필요는 없고.
평화전망대에서 언덕길을 내려오니 시골길이 나왔다. 전형적인 농촌마을이 우측으로 펼쳐지고. 좌측 조금 멀리에는 철책이 보였다. 오늘 버스 2대로 온 사람들 대부분은 먼저 갔는지 앞뒤로 보이는 사람들이 몇 없었다. 검문소를 통과하는데 초병이 말을 걸어왔다. 이 구간은 걸어가면 안 되고, 반드시 차량으로 이동해야 된다고 했다. 내가 들은 얘기와는 조금 틀려서 질문을 했더니. 평화의길 걷는 방법이 조금 와전된 것이라고 했다. 다음부터는 걸어서 지나가지 말라고 했다. 그러마 하고 검문소를 떠났다. 다음에 이 길을 걸을 기회가 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2차선 차도 갓길에 조성된 인도길이 많이 넓었다. 바닥에 있는 표시를 보니 자전거길로 이용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가도 가도 똑같은 길을 계속 걸었다. 흙길이 아닌 포장된 길을 오래 걸었더니 발바닥과 발목이 아파왔다. 손목과 손가락까지 아파지는 듯했다. 왼쪽은 철조망과 바다. 오른쪽은 들판과 마을. 멀리에는 고려산이 보이고. 가는 길 중간에 고려천도공원이 있었다. 고려가 북쪽의 야인들 침략을 피해서 개성에서 강화도로 천도를 한 내용을 담은 공원인 모양이었다. 그중에. 고려 현종 사랑해요.라는 문구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고 그런 길을 하염없이 걷다가 보니 검문소가 나왔다. 연미정 검문소였다. 연미정은 월곶돈대 안에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었다. 월곶돈대는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서 흐르다가 염하와 만나는 곳에 있는 돈대였다. 풍경 한 번 좋은 곳에 자리한 돈대였다. 역사적으로는 살벌한 곳이었겠지만.
월곶돈대 조해루를 지나가다가 배낭을 열었다. 아침에 구파발에서 산 김밥을 꺼냈다. 앉아서 느긋하게 먹을 만한 장소가 보이지 않아서 걸어가면서 먹기로 했다. 가는 길 오른쪽으로 강화읍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언덕배기를 올라가다가 보니 테니스장이 나오고 6.25 참전용사기념공원이 나왔다. 6.25 참전용사기념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전시된 사진을 보니 그때의 잔혹한 세월이 느껴졌다. 나는 아직도 태어나기 전이었지만. 그러고 보니 6.25 전쟁이 일어난 지도 70년이 넘어가는구나. 지루한 길을 따라서 걷는데 이정표에 강화대교 표시기 있었다. 갑자기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듯했다. 강화대교 아래를 지나서 천주교 성지 안내가 있는 곳을 들어섰더니 테크가 보였다. 데크는 무장애 데크였고. 몇 번을 꼬부라지고 났더니 舊강화대교가 나왔다. 오래전에 지나다니던 눈 익은 길이 나왔다. 구강화대교는 가스통로로 사용되고 중간에 인도로 만들어져 있었다. 차로 지나갈 때에는 잠깐이면 되었던 다리가 걸어서 지나가니 한참이나 걸렸다. 다리 난간 너머에 흐르는 염하는 밀물 땐 지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舊강화대교를 건너고 났더니 이런저런 이정표와 알림판이 있었다. 탑 같이 보이는 건물도 있었다. 안내에는 문수산성 남문이라고 되어 있어서 램블러를 껐다. 그런데. 조금 떨어져 있던 이정표에는 문수산성 남문은 더 가야 되는 걸로 표시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더 가봐야지. 옛길을 따라서 갔더니 성문이 있었다. 문수산성 남문인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 문을 지나면 길이 끊어졌다. 진짜로 옛날부터 있었던 남문인지 의심이 갔다. 성문을 구경하고 내려오니 서울로 타고 가야 할 버스가 길 건너 차도 갓길에 주차되어 있었다. 건널목을 찾아서 한참을 김포 쪽으로 걸어가야 했다. 길건너에는 양평해장국집과 곰탕집이 보였다. 아직은 배가 고프지 않으니. 편의점에 들러서 막걸리 한 병을 사가지고 나왔다.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탁자에 자리를 잡고 종이컵으로 인삼막걸리 두 잔을 마시고 나머지는 배낭에 갈무리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많이 막혔다. 사당역에 내렸을 때도 비가 그치지 않았다. 4호선, 3호선을 갈아타고 연신내역에 내려서 김용해 순댓국집으로 갔다. 혼밥, 혼술 하는 사람들이 많은 집이다. 순댓국 양이 다른 집과 비교하면 두 배나 많았다. 오늘. 산은 안 올라갔었지만. 올라갔었다 하고. 하산주를 하고 나오니 다시 비가 내리고 있었다. 털래털래 걷다가. 아니다 싶어서. 7211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만 안 왔으면 집까지 걸었겠지만. 어쨌든. 기분 좋은 날이었다.
<램블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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