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를 한 첫 주라서 바빴다. 이사는 아내가 주도했지만 나도 은근히 힘들었다. 이런저런 심부름을 해야 했고. 청소 후에 나오는 쓰레기 버리기 담당을 했다. 아직도 남은 일이 많다. 변기 교체, 세탁기 교체, 붙박이 수납장 설치 등등. 살던 집을 세 주고, 작은 집으로 이사를 했더니 수납공간이 부족해졌다. 버려야지. 생각은 하는데. 잘 안 되는 모양이다. 짬을 내서 동네 산책을 하기로 했다. 진관사 입구에서 아내는 진관사로 가고. 나는 산성입구로 가기로 했다. 산성입구까지 갔다가 돌아오면서 사단 입구에 있는 농협매장에 들러서 필요한 물품을 사서 배낭에 넣고 이말산을 넘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명절준비 중 내 할 일을 어느 정도 끝내고 밖을 내다보니 아직도 눈이 내리고 있었다. 진관사에나 가볼까. 남극에 갈 정도의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눈 내리는 한낮이지만 기온은 영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동네를 나섰더니 산책하는 사람들이 제법 보였다. 눈 맞을 사람들이지. 진관사로 가서 구경을 하다가 진관사 계곡길로 올라갔다. 산행통제 팻말이 있었지만. 멀리 올라가지 않고 데크 전망대까지만 갔다가 돌아올 생각이어서 그냥 지나갔다. 눈 구경 조금 하고 다시 진관사로 내려와서 경내를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새벽 2시에 잠을 깼다. 4시가 되니 아내는 진관사 갈 준비를 한다고 부산했다. 눈 오는데 가지 말라고 해도 들은 척도 안 한다. 아내가 나가고 난 뒤 다시 잠을 청했다. 7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밖을 보니 눈이 하얗게 내렸다. 바쁘게 준비를 하고 짜파게티 하나를 삶았다. 다이소에서 산 우의를 입고 작은 배낭도 짊어졌다. 카메라는 오른쪽 어깨에 크로스로 메고. 내가 내 모습을 살펴봐도 웃긴다. 전장에 나서는 것처럼 요란했다. 동네입구 화의군 묘역에 눈이 쌓여 있었다. 눈이 내리는 것 같은데, 뭔가 이상했다. 비와 눈이 반반씩 섞여 있었다. 바람이 불어서 우산이 날려 가려고 해서 힘을 주었더니 팔이 아팠다. 한옥마을 지붕에도 눈이 조금 덮여 있었다. 꽤 많은 눈이 내린 것 같은데. 날이 푹해서 많이 녹은 ..

산책개요 - 일자 : 2024.11.22- 구간 : 제각말~송추검문소- 거리 : 11.7km- 소요시간 : 3시간 11분 산책후기 오늘은 우리 집 김장하는 날이다. 그제는 밭에서 배추와 무를 뽑았고, 어제는 배추를 소금물에 절였다. 오늘 아침에는. 무거운 것들을 다 부엌으로 옮겨다 주었다. 내가 할 일은 여기까지. 김장은 아내와 아내 친구들이 할 것이니. 자리를 피해 주는 게 매너이겠지. 물 한 병, 잘라 놓은 무 몇 조각, 고구마 작은 거 두 개를 배낭에 넣고 집을 나섰다. 어디로 갈 것인가. 송추로 짬뽕 먹으러 가자. 마실길, 내시묘역길, 효자길, 충의길, 송추마을길을 걷고 나면 진흥관이 나올 것이다. 날씨가 제법 쌀쌀했다. 잠바 안에다 오리털 속옷을 입고 올 걸. 잠시 후회를 했으나, 다시 집으로 ..

아내는 진관사에 가고. 나는 나월봉이나 갈까 하고. 주먹밥을 만들어서 도시락을 쌌다. 핸드폰을 열어서 일기예보를 봤더니 비가 온다고 한다. 밖을 내다보니 하늘이 심상치 않았다. 잠시 다른 일을 좀 보고 다시 밖을 내다보니 정말로 비가 내린다. 많은 비는 아니고. 비 그칠 때까지 청소나 할까. 집안을 대충 치우고 로봇청소기에 전원을 올렸다. 로봇청소기가 청소하는 시간이 한 시간 삼십 분이나 걸렸다. 점심때가 다 되어 간다. 김치를 넣고 라면을 끓여서 먹고 집을 나섰다. 하나고등학교 뒤 이말산은 단풍이 절정이었다. 멀리 보이는 노고산이 울긋불긋했다. 흥국사로 가자. 가로수와 북한산 성저십리는 이제야 단풍이 절정이었다. 하늘은 흐렸지만 마음은 붉었다. 흥국사 가는 다리를 건넜다. 사곡마을이라는 동구 이정표가 ..

아침에 진관사 가는 아내를 태워다 주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7시다. 발가락도 아프고 해서 그냥 집에서 쉴까 하다가 밖을 내다보니 북한산에 구름이 오락가락했다. 조금만 걸어볼까. 하산은 진관사로 하고. 오늘은 수륙재 회향 낮재를 하니 밥은 줄 것이다. 된장국을 끓여서 아침을 먹었다. 유튜버를 보다가 말고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요즘 발가락 때문에 산을 안 다녔더니 구름정원길 올라가는 것도 힘에 부쳤다. 어렵게 대머리봉에 올라갔다. 대머리봉에서 눈이 잘 안 보여서 만져보니 안경이 없다. 어라. 어디서 흘렸나. 아까 잠깐 쉬던 곳으로 가면서 살펴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올라오면서 다시 살펴보아도 안 보인다. 어쩔까. 다시 맞추려면 비싼데. 색깔 들어간 것이라서. 다시 내려갔다. 역시나 안 보인다. 털래털래 ..

집에 상추가 떨어진 모양이었다. 아내가 외출하면서 상추 좀 따다 놓아라는 명령 아닌 명령을 하고 나갔다. 둘레길을 걸어가다가 진관사에 들렀다 가기로 했다. 사람들이 많군. 진관사에는 방문객이 항상 많다. 텃밭에 갔더니 출입문 비밀번호가 바뀐 모양이었다. 카톡을 뒤져보았더니 아내로부터 온 카톡에 비밀번호가 담겨 있었다. 상추 조금 따고. 시금치 씨 뿌린 곳에다 물 좀 주고. 배추와 무, 콩은 휘~휘~ 둘러보고 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찻길을 따라서 왔는데, 그늘이 없어서 햇살이 따가웠다. 아직 여름이 항복을 하지 않은 모양이다. 어서 가라. 여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