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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날 에워싸고/박목월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며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어느 짧은 산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을 낳고

흙담 안팍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구름처럼 살아라 한다

바람처럼 살아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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潤物無聲(윤물무성)   (0) 201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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