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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

서울둘레길 6~8구간

정바우 2024. 12. 27. 16:45

 

그대가 눈부신 꽃이던 날들, 그런 날이 있었지

 

 

 

산행개요

 

- 산행일자 : 2024.12.27

- 산행구간 : 광나루역~명일공원입구~오금 1교~수서역

- 거리 : 27.1km

- 소요시간 : 8시간 51분

 

 

구간시간

 

07:10   광나루역 

07:20   광진교북단

08:51   고덕산 정상

10:25   명일공원입구

12:01   일자산 정상

12:42   방이동생태경관보전지역

12:53   오금 1교

15:03   장지천길

15:52   광평교

16:01   수서역

 

 

 

산행후기

 

 

6코스 : 고덕산코스(광나루역~명일공원입구)


광나루역에 도착한 시간이 생각보다 일렀다. 밖으로 나가면 아직도 어두움이 가시지 않았을 것 같아서 역사 내에서 어정거렸다. 역구내에는 출근하는 사람들로 아침부터 북적거렸다. 등산배낭을 메고 있는 사람은 나 홀로였다. 조금은 멋쩍은 풍경이었지만. 내 입장에서는 휴무날 내 맘대로인데. 뭐. 일곱 시가 넘어가길래 밖으로 나왔다. 아직도 어둠이 채 가시지는 않았지만 사물을 식별하기에는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횡단보도를 건너서 왼쪽으로 갔다. 광진교를 넘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날씨가 제법 쌀쌀했다. 털 달린 모자를 쓰고, 우모복 모자도 덮어썼다. 광진교북단에 있다는 스탬프 찍는 곳을 찾았다. 광진교 북단 진입하는 곳 입구에 있었다. 광진교 차량통행로는 왕복 2차선으로 되어 있었다. 나머지 공간은 인도로 이쁘게 만들어져 있었다. 바닥에는 데크도 깔아 놓았고. 중가중간에는 난간도 만들어서 한강 조망을 더 쉽게 볼 수 있도록 해놓은 곳도 있었다. 아직도 어둠이 남아 있어서 난간 접근이 꺼려지긴 했다. 광진교에서 바라보는 한강 풍경이 아름다웠다. 강변북로를 달리는 차량과 가로등 불빛이 신비로웠다. 광진교남단 날개를 따라서 한강 고수부지로 내려갔다.

 

광나루 2번 출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서 천호대교 쪽으로 넘어 왔다.

 

동화는 밤새 계속 되었던 모양이다.

 

제대로 길을 찾아 가고 있었다.

 

스탬프 찍는 곳

 

한강과 도시가 깨어나고 있었다.

 

광진교의 테크가 깔린 인도

 

광진교남단에서 한강고수부지로 내려가는 날개길에 있던 이정표

 

 

한강고수부지로 내려갔다. 고수부지에는 주차장과 도로가 있었다. 처음에는 멋 모르고 차량이 다니는 도로를 따라서 암사나들목 방향으로 갔다. 서울둘레길을 안내하는 아무런 표시도 발견할 수 없어서 주위를 둘러보았더니 한강 쪽으로 산책길이 보였다. 산책길로 갔더니 역시 서울둘레길 안내 리본이 붙어 있었다. 산책길에는 나 말고도 몇몇 사람들이 더 있었다. 달리는 사람도 있었고. 봄에 이 길을 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지 않은 고수부지 산책길을 걷다가 무심히 오른쪽을 보니 암사나들목이 보였다. 암사나들목은 올림픽대로 아래로 사람만 통과할 수 있는 통로였다. 암사동 시가지를 지나갈 때 안내표시를 찾느라고 많이 고생했다. 조금 더 친절한 안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헷갈리는 곳에서는 암사동유적지 가는 안내를 따랐다. 암사동유적지를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들어가 보기로 했다. 유료입장을 하는 곳이지만 아침나절에는 무료로 개방하는 모양이었다. 구내에는 숲으로 가득 차 있었다. 운동하는 동네분들이 많이 보였다. 다 둘러볼 시간이 없어서 휘돌아봤다. 다시 밖으로 나왔다. 이런저런 안내를 살펴보았다. 도로로 나가는 왼쪽에 빨간 공중전화 부스가 보였다. 어딘가에 전화를 해야 하는데. 할 곳이 없었다. 도로를 따라서 서원마을까지 털레털레 걸었다. 서원마을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직진하는 길은 막혀 있었다. 올림픽대로 끝 즈음 되는 곳이었다. 길은 오른쪽으로 나 있었는데. 외곽순환고속도로 아래지 싶은 터널을 지나는 곳이었다. 터널 아래와 공터에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무슨 공사인지는 모르겠지만. 흙을 파서 덤프트럭에 싣고 있었다. 작업구간을 벗어났더니 왼쪽으로 고속도로가 나오고, 갈 길은 조그만 야산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고덕산으로 올라가는 줄 알았는데. 고덕산은 아니고. 조금 걷다가 내려가니 도로가 다시 나오고, 앞에 고덕산이 있었다.

 

한강고수부지 산책길

 

암사나들목

 

암사유적지 경내

 

아침 시간대에는 무료로 개방하고 있었다.

 

낮에는 돈 받고

 

전화를 해야 되는데. 전화 할 곳이 없었다.

 

도로를 건너면 서원마을이다.

 

서원마를 표지석

 

고속도로인지 날개인지는 모르겠다. 길은 공사 중이었다.

 

왼쪽에는 고속도로. 정면에 보이는 낮은 산으로 길이 이어졌다.

 

고속도로, 한강, 구리시

 

 

암사정수장 들어가는 길을 따라서 걸었다. 왼쪽에 고덕산이 있었지만 올라가는 길은 안 보였다. 산자락에는 밭이 조성되어 있었다. 이런 곳에 내 밭도 있었으면. 실현될 수 없는 바램을 가져 보았다. 땅값이 엄청 비쌀 텐데. 암사정수장 정문 앞에서 고덕산 올라가는 길이 왼쪽으로 열려 있었다. 크게 가파르지는 않았지만 겹쳐 입은 우모복 때문인지 땀이 날 듯했다. 천천히 걸어서 고갯마루로 올라갔다. 갈 길은 오른쪽으로 난 길이지만. 왼쪽 위가 고덕산 정상이라니 안 가볼 수가 있나. 정상에는 운동시설이 있었고. 몇 가지 시설물이 있었다. 한강 쪽 조망이 트여 있어서 잠시 망중한에 잠기기도 했다. 다시 안부로 내려가서 장의자에 배낭을 내려놓고 커피 한 잔 하고 가기로 했다. 속에 덧입었던 우모복은 벗어서 배낭에 넣었다. 잠시 쉬었다가 고덕산 능선길을 걸었다. 운동하러 올라온 동네 주민들이 많이 보였다. 길은 반들거렸다. 가다가 보니 고인돌 유적지가 있었다. 데크길도 있었고. 휘휘 걸어서 고덕산을 내려갔다. 

 

고덕산 정상

 

한강 조망이 터졌다.

 

조그만 돌이 고인돌이라고 한다. 내가 자란 경상북도 청도군 금천면 신지리에는 집채만한 고인돌이 직선으로 줄을 이어 서 있는데. 문화재라고 선전도 하지 않던데.. 어릴 때 그위로 올라가 보려고 해도 올라 갈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강동그린웨이가 서울둘레길 고덕산코스와 같았다.

 

고덕산을 내려가니 공사가 한창이었다.

 

 

고덕산을 내려가니 이정표 안내가 왼쪽으로 되어 있었다. 사거리 길은 공사로 어수선했다. 사거리를 지나가면서 혹시나 길을 건너라는 안내가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어떤 표식도 없었다. 도로를 따라서 계속 갔는데, 리본도 보이지 않았다. 다음 사거리까지 갔다. 아무래도 길을 잘 못 들었지 싶었다. 지나가는 젊은이들을 붙잡고 길을 물었다. 대단히 친절한 친구들이었다. 휴대폰으로 지도까지 꺼내서 길을 알려주었다. 왔던 길을 되돌아 서서 공사 중이던 사거리로 다시 갔다. 길을 건너서 보니 아스팔트 공사, 건물 공사, 인도 공사로 정신이 없었다. 다시 나오는 삼거리에서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지나가는 아주머니께 길을 묻다가 포기했다. 묻는 나도 엉성하고, 대답하는 아주머니도 엉성해서. 포기하고 산이 보이는 길을 따라갔다. 샘터공원이라고 추정되는 낮은 산을 쪼개서 난 도로 위로 산을 다시 연결하는 이동통로를 만드는 공사였다. 왼쪽 봉우리는 이미 건너뛰었으니 오른쪽 봉우리로 올라갔다. 테크길과 맨땅길이 어수선하게 나있었다. 다행히 서울둘레길 이정표와 시그널을 찾았다. 괜히 쫄았네. 기분 좋은 산길을 걷다가 내려가니 운동장이 나왔고, 화장실도 있었다. 화장실에 들어가 보니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보일러도 들어와서 따뜻했다. 좁은 길을 건너고 다시 큰길을 건너서 고덕역 방향으로 가다가 보니 길모퉁이가 명일공원입구였다.

 

공사중인 사거리. 서울둘레길 이정표나 시그널이 전혀 없었다.

 

봉우리 연결 통로 공사중인 곳

 

생태연결다리 공사 중

 

샘터공원

 

마음이 편해지는 길

 

갈 곳도 많다.

 

생태공원을 내려가는 하산길

 

명일공원입구

 

명일공원

 

 

7코스 : 일자산코스(명일공원입구~오금 1교)

 

 

명일공원으로 들어서면서 서울둘레길 7코스가 시작되었다. 길은 순하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걷기 좋은 길을 따라서 한참을 갔더니 아래로 좁은 길이 통과하고 그 위로는 작은 다리가 놓여 있었다. 일자산 이정표가 있었다. 그러나 건너편 산은 일자산이 아니었다. 고덕산 자락인지, 일자산 자락인지는 모르겠다. 명일공원지역일 것이라고 추정을 해보았다. 산을 내려가서 큰길을 건너서 임도길을 따라서 올라갔다. 길옆에 식재한 나무가 빨갛게 말라죽어 있었다. 정성이 아깝다. 이마트 24시도 있었는데. 장사를 하는지는 모르겠다. 임도 끝에서 일자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였다. 능선에 올라섰더니 산길은 신작로였다.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 나같이 할 일 없는 늙다리들이다. 일자산 정상 직전에 있던 장의자에 자리를 잡고 간식을 하고 가기로 했다. 밤만쥬와 따뜻한 커피. 보온병에 넣어온 아메리카노 커피가 아직도 뜨거웠다. 좀 쉬다가 일자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정상에는 해맞이 비석도 있었고. 둔촌 선생의 말씀비도 있었다. 아하, 그래서 이곳 아래가 둔촌동이었구나. 일자산 정상에서 내려오니 좌측 산비알이 전부 공동묘지였다. 한 뼘도 안 되는 간격을 두고 만들어진 묘지가 얼마나 많은지 셀 수도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조금만 빈 곳이 나오면 밭을 일구어 놨다. 심지어 폐묘나 봉분이 사라진 곳에도 밭을 일구어 놨다. 산 자와 죽은 자가 생존(?) 경쟁을 하고 있는 현장이었다. 산자나 죽은 자나 다들 복 많이 받으시길. 그러다가 보니 일자산을 내려왔다. 

 

명일공원에 있던 일자산 이정표. 일자산은 한참 멀었다.

 

작은 길 위로 만들어진 다리

 

정자에 올라가려면 출렁다리를 지나가야 한다.

 

일자산 등로. 좌측은 하남시 오른쪽은 강동구

 

가짜 정상

 

일자산 정상이다.

 

해맞이 기념비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

 

둔촌 선생께서 가라사대...

 

일자산 공동묘지

 

산자와 죽은자의 경쟁

 

무덤사이에 밭을 만들어서 경작하고 있었다.

 

일자산을 내려왔다. 길은 큰길인데, 인도는 좁았다. 그기다가 가로수까지 심어놔서 사람이 걸어 가기가 쉽지 않았다. 여기는 가로수와 사람이 경쟁하는 인도가 되어 버렸다.

 

 

일자산을 내려와서 방이동생태경관지역으로 가는 길은 여느 시골마을 같았다. 좁은 인도를 가로수와 경쟁하듯이 지나가니 사거리가 나왔다. 안내표시를 따라서 길을 건너서 다시 길을 건넜다. 결국은 대각선 방향에 있던 길로 들어섰다. 꽃집이 몇 개 모인 곳을 지나가는데, 주인장이 꽃다발에 스프레이로 뭔가를 뿌리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조화에 색깔을 입히는 모양이었는데. 지나가는 사람은 생각도 안 하고 자기 일만 하고 있었다. 냄새도 고약한데. 흩뿌려지는 액체가 내 얼굴에도 닿았다. 괘씸했지만 참고 지나갈 수밖에. 여기서 나는 외지인이라서 다투어 봐야 질 수밖에. 터덜터덜 걷다가 갑자가 뒤가 땡겨서 뒤돌아 보았더니 방이동생태경과지역으로 가는 길은 오른쪽 소로로 가도록 안내되어 있었다. 사람의 육감은 대단해. 소로 흙길을 따라서 갔다. 개발제한구역이라서 주변은 허접했다. 길가에 스탬프 찍는 곳이 나왔다. 방이동생태경관지역 스탬프 찍는 곳이었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성내천에 있는 오금 1교가 나올 것이다. 눈이 녹지 않은 길을 따라서 갔더니 좁은 성내천이 나오고 오금 1교가 보였다. 오금 1교 아래에 있는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서울둘레길 7코스를 마쳤다.

 

사거리를 건너고 건너서 방이동생태경관지역을 찾아 가야 한다.

 

방이생태경관보전지역 스탬프 찍는 곳

 

운치 있는 얼어붙은 길

 

도시의 열기가 침투하지 않아서 눈이 아직 다 녹지 않았다.

 

오금1교

 

 

8코스 : 장지. 탄천코스(오금 1교~수서역)

 

오금 1교 아래 돌다리를 건너면서 서울둘레길 8코스가 시작되었다. 성내천은 크지 않았지만 양쪽으로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었다. 걷는 사람. 달리는 사람. 강아지에게 엄마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할매가 있었다. 성내천 좌우로는 아파트도 보였다. 옛날에 때만 되면 물난리 나던 곳이 맞기는 한지. 제법 긴 천변길을 걷다가 보니 도로로 올라가라는 안내가 있었다. 계속 가면 남한산성으로 가는 모양이었다. 도로로 올라서서 외곽순환고속도 아래에 난 길을 따라서 걸었다. 길가에는 빌라주택이 많이 보였는데, 가게는 눈을 씻고 보아도 없었다. 이 동네 사람들은 소비를 어디서 하는 건지. 고속도로 고가 아래 빈터에는 운동시설과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런 길을 한참을 가다가 보니 큰 도로가 보였다. 서울둘레길은 도로를 건너가서는 고속도로 옆으로 나있는 숲길을 걷는 모양이었다. 길을 건너기 전에 왼쪽을 바라보았더니 멀리에 상가 건물이 보였다. 저기로 가서 점심 먹고 가자. 김밥집, 보쌈집, 베트남 쌀국숫집이 있었다. 보쌈집으로 들어갔다. 문밖에 1인 손님도 받는다는 안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들어가서 돌솥 불맛돼지불고기를 시켰다. 켜진 텔레비전에는 온통 내란과 탄핵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누가 맞는지 내사 모르겠다. 어쨌든. 어수선한 시절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자기들끼리 일으킨 당파싸움에 국민들 좀 끌어들이지 말고. 안 그래도 힘들게들 사는데.

 

탄천길

 

송파둘레길. 지자체 마다 둘레길 하나씩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외곽순환도로 아랫길

 

보쌈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고속도로 아래. 이길을 건너서 다시 왼쪽으로 건너가면 외곽순환고속도로를 따라 가는 숲길이 나온다.

 

 

점심을 먹고 나와서 고속도로 옆으로 조성된 숲길을 따라서 걸었다. 고속도로와 아파트 지대 사이에 만들어진 숲길이었지만 강원도 어느 깊숙한 골에 비해도 쫄리지 않을 풍경이었다. 차소리가 조금 시끄러운 것만 제외하면. 기분 좋은 길을 걸었다. 장지공원인 모양이었다. 중간에 유아체험원이 있었다. 엄마를 따라온 애기들이 있어야 하는 곳인데. 건강을 챙기려는 늙은이들만이 오고 갔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국회의원님들 당파싸움 그만하고. 우리나에 이런 법을 하나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애기 하나 있는 집에는 학비를 보조해 주고, 둘 있는 집에는 주거비 보조해 주고, 셋 있는 집에는 생계비도 보조해 주는 법을. 나는 이런 일로 세금 좀 더 내라면 더 낼 용의가 있다. 걷기 좋은 길을 따라서 룰루랄라 가다가 보니 숲길이 끝이 나고 장지천길이 나왔다. 장지천도 성내천처럼 소박한 하천이었다. 잘 정비를 해놔서 좋았다. 사람이 걷는 길과 자전거가 다니는 길을 개천 좌우로 나누어 놓은 것이 좋았다. 안전한 길이 될 테니까. 짧은 장지천이 끝이 나고 하천은 탄천에 합류했다. 두물머리 건너에는 서울공황이 있는 모양이었다. 시커멓고 커다란 수송기가 수시로 내리고 있었다. 탄천은 이쯤에서 이미 강이라고 해도 될 만큼 넓어졌다. 강변의 늙은 억새가 지는 해를 받아서 반짝거렸다. 보통 이런 것을 보고 회광반조라고 하는데. 한 생을 살고 났는데 미련이 없을 수가 있겠나.

 

고속도로 옆으로 조성된 숲길

 

서울둘레길 리본

 

탄천에 있던 이정표

 

나뭇가지 사이로 고속도로가 보인다.

 

강원도 깊은 산골에나 있을 법한 숲길

 

애기들이 깔깔 거리면서 뛰어 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지나 갔다.

 

글귀도 아름답다.

 

아파트 사잇길을 나서면

 

장지천길이 시작된다.

 

서울둘레길 8코스 종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도로 따라서 조금만 걸어가면

 

작은 개울인 장지천이 나온다.

 

오리 세 마리. 물,불, 바람을 막아 주는 진또배기 진또배기

 

장지천이 탄천에 합류하는 곳이다.

 

늙은 억새가 지는 해를 받아서 반짝 거린다.

 

아름다운 길이다.

 

수서역 날머리로 가는 길

 

탄천물이 하늘 빛을 닮았다.

 

광평교 스탬프 찍는 곳

 

수서역 5번 출구

 

수서역에 도착했다. 점검을 해보니 27km를 걸었다. 중간에 많이 쉬기도 했지만 약 아홉 시간을 길에서 보냈다. 수서역 바람은 차가웠다. 다들 한 주 동안 열심히 일했을 것이다. 여기서 집으로 돌아가면 내일부터는 주말이다. 주말에도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겠지만. 그렇다는 얘기다. 사람마다 직업이 다를 테니까. 당연한 것이겠지만. 수서역 6번 출구로 건너갔다. 다음에 진행한 방향을 확인하고 나서 장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배낭에서 커피를 꺼냈다. 커피는 아직도 따뜻했다. 커피잔을 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서역은 전철, SRT, GTX가 정차하는 大역이다. 그래서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늘 지하로만 다녀서 가끔 역사 밖으로 나오면 어리둥절한다. 점점 땅밑 세상의 촌놈이 되어 갈 뿐이다. 내일이 될지 모래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에서 시작해서 9,10,11 코스를 한 번에 하려고 한다. 새벽에 다시 집을 나서야 하겠다.

 

 






<램블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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