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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자 : 2024. 7. 4(목요일)
관광내용 : 용문석굴, 소림사, 소림무술쇼, 탑림, 숭산잔도

(친구들이 보내준 사진)

 

 

 

 

 

 

 

 

서안에 가기까지

 

서안(西安)에 도착했다. 김해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새벽 한 시가 넘어서 서안공항에 도착한 것이다. 어제 아침에 여행 짐을 들고 구파발역으로 갔었다. 아침 출근 시간대에 여행용 가방을 끌고 다니자니 민망한 마음도 있었다. 그래도. 어쩔 거냐. 수서역에 내려서 무인보관함에 여행용 가방을 맡기고 출근했다. 날씨는 비가 올락 말락. 근무를 마치고 슬그머니 사무실을 나섰다. 수서역에서 요금을 더 내고 짐을 찾았다. 출발 공항이 김해라서 SRT를 타고 부산역으로 갔다. 부산역은 몇 번 와 본 곳이라서 정겨움이 남아 있었다. 1호선을 타고 가다가 서면에서 전철을 갈아탔다. 갈아탄 전철을 사상역에서 또 공항 가는 열차로 갈아타려고 내렸는데. 공항 가는 경전철을 타러 가는 길이 복잡했다. 서울보다도. 어렵사리 경전철을 타고 공항으로 가고 있는데. 회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모임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겠느냐고. 당근. 시간 내에 갈 수 있지. 공항 2층에서 일행들을 만났다. 여행사 사장님의 약이 되는 말씀을 듣고. 짐을 맡겼다. 저녁밥 먹으려고 3층으로 올라갔는데. 이 건 도떼기시장이 따로 없었다. 총무님의 각별한 노력 끝에 받은 한 그릇 탕국으로 시장기를 때웠다. 몸수색, 얼굴 수색, 짐 수색을 마치고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면세점에서 물건들을 구경하는 친구들을 보고는 출발 게이트 근처 의자로 가서 쉬었다. 쉬기는 쉬었는데. 쉰 것 같지가 않았다. 비행기를 탔다. 좁은 의자가 맘에 안 들었다. 좌석이 날개 지역이라서 소리도 시끄럽고. 타는 냄새도 나고. 승무원에게 원인을 물어보았는데. 그저 그런 대답뿐. 그렇게 저렇게 하다가 서안공항에 도착했다. 새벽 한 시가 넘어서 공항에 도착해서 짐 찾고 이 것 저 것 할 일을 하고 출구로 나갔다. 현지 가이드를 만나서 버스를 타고 숙소인 홀리데이 인에 도착했더니 4시가 되었다. 아침 6시부터 일정을 시작하려면 잠잘 시간이 없다. 호텔은 왜 잡은 것일까. 방 하나에 모여서 복어껍데기 무침으로 아침 해장술을 마셨다. 다섯 시쯤에 헤어져서 각자 방으로 갔다. 순서를 정해서 샤워를 하고 커피 한 잔씩을 하고 있는데, 옆방에서 캐리어를 끌고 우리 방으로 왔다. 홍차를 한 잔씩 더 하고 6시가 되기 전에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닉양가는 고속열차를 타려면 6시 40분에 버스 탑승을 해야 한다는 가이드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안역

 

 

용문석굴

 

뷔페로 차려진 아침밥은 맛있는 것만 있었다. 마무리는 국수로 하고. 호텔 앞에 주차된 리무진 버스를 탔다. 서안역까지는 한 시간쯤 걸린다고 했다. 서안역에서 고속열차를 탔다. 열차는 시속 30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KTX는 이만큼 빠르지 않은데. 열차 실내도 너르고. 이런 건 대륙기질이라서 부럽다. 우리가 달리는 이곳이 옛날 삼국지에 나오는 관중지역이라고 한다. 엄밀히 따지면 홍농 땅이다. 사례교위가 다스리는 지역. 제갈공명이 이 땅을 노리고 몇 번이나 출정했지만 실패하고. 전쟁 중에 죽고 만 곳이기도 하다. 이때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물리쳤다는 고사도 생기고. 철로 좌우로는 끝없이 펼쳐진 평지만 보였다. 짙은 안개가 있어서 멀리까지는 볼 수 없었음에도 그 너른 땅이 상상이 되었다. 낙양역에 도착했다. 역사를 나와 한참을 빙빙 돌다가 우리가 타고 갈 버스를 찾았다. 서안역과 낙양역은 웬만한 공항만큼 넓은 부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는 작은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좁은 좌석이 조금은 불편했지만 어쩔 수 없지 뭐. 용문석굴 입구에 도착해서 전동차를 타고 용문석굴로 갔다. 입구부터 건물들과 선전문구들이 요란했다. 날씨가 더워서 짜증이 나려고 했다. 차라리 비라도 내렸으면 덜 더웠을 텐데. 평일인데도 관람객들이 많았다. 과연 인구가 많은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잘 닦인 길을 따라서 걸었다. 왼쪽으로는 이하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오른쪽으로 용문석굴지대가 나왔다. 산 하나를 다 깎고 구멍내서 석굴을 만들어 놓았다. 석굴 안에는 불상이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머리가 없었다. 무슨 이유에선지는 몰라도. 많이 훼손되어 있었다. 석굴 좌우와 천장에는 작은 불상들이 조각되어 있었다. 굴 바깥에도 빈 곳이 없을 정도로 불상이 가득했다. 수많은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원력을 들인 흔적이다. 석굴지대를 걷다가 보니 큰 공동이 보였다. 올라가 보았다. 커다란 불상이 조각되어 있었다.  중앙에 있는 불상 좌우로도 이제껏 보지 못했던 크기의 불상들이 있었다. 아쉽게도 그중 한 불상은 훼손되어 있었다. 중앙의 주불은 측천무후의 얼굴 모습을 한 것이라고 했다. 석굴들을 둘러보고 이하강에 놓인 다리를 건넜다. 강건너에서 보니 용문석굴 전체가 조망되었다. 대단히 큰 규모였다. 용문석굴 구경을 마치고 전동차를 타고 용문석굴 입구로 갔다. 자, 이제는 소림사 구경하러 가자.

 

용문석굴 구경하기 전에 담배 한 꼬바리.

 

주차장에서 용문석굴까지는 이런 전동차를 타고 가야한다.

 

용문석굴 문패.

 

평일인데도 관광객이 많았다. 대부분이 중국 본토인들이다.

 

이하강과 건너편의 장개석 별장.

 

용문석굴이 시작된다.

 

가끔 온전한 불상도 있었지만, 대부분 불상은 훼손되어 있었다.

 

이하강

 

천장에는 만다라. 빈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작은 불상이 조각되어 있었다.

 

 

 

제일 큰 동굴에 조각된 불상.

 

무협지에 나올만한 풍경.

 

대단한 규모.

 

 

소림무술

 

용문석굴에서 소림사 가는 도중에 현지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도수 높은 중국 빼갈로 반주를 했더니 다들 아딸딸. 소림사 입구에 도착했다. 차도가 지나가는 길. 왼쪽은 태실산. 오른쪽은 소실산이다. 소림사는 소실산(숭산 소실봉) 아래에 있다. 걸어서 소림사 경내로 들어섰다. 소림사 경내는 무지막지하게 넓은 곳이었다. 한참을 걸어갔더니 시설물들이 요란하게 나타났다. 오른쪽에 있는 소림무술관에서 곧 무술시범이 시작된다고 해서 바삐 건물로 들어갔지만. 이미 자리는 빽빽하게 차 있었다. 가이드를 따라서 2층으로 올라갔다. 위에서 보는 것이라서 좀 그랬지만. 무술시범은 보여주기식이었다. 저 사범들하고 대련을 해도 지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연걸처럼 되기 위해서 많은 학생들이 꿈과 열정을 사르는 곳. 그곳이 소림무술학교라고 했다. 가이드 말로는 소림사는 이미 산중 절이 아니라 기업으로 변신했다고 한다. 하기사. 평일인데도 이렇게 많은 관람객이 넘쳐나는데. 번 돈은 스님이 가지는지 나라가 가지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술시범을 보고 밖으로 나오니 시원해서 살 거 같았다. 무술시범장은 에어컨이 없는 곳이라서. 중국사람들은 덥고 따뜻한 것을 좋아하는지 호텔에도 냉장고가 없더니. 길거리 가게에도 냉장고가 있는 집이 많지 않았다.

 

소림사 들어가는 입구 표지석 뒤로 이연걸이 보였다.

 

지나가는 꼬맹이도, 사진 찍는 아가씨도 다들 저런 포즈를 취하곤 했었다.

 

숭산 소실봉이 광장 너머에 우뚝했다.

 

옥희.

 

무술쇼 전에 붓글씨쇼.

 

관객들이 좋아라 했다.

 

 

 

소림사

 

무림의 태산북두 소림사 구경을 하기로 했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8명 중 4명이 반란을 일으켰다. 힘들어서 못 댕기겠다고. 어허. 중재를 했다. 힘든 사람은 소림사 경내 관람을 하지 말고. 탑림으로 가서 쉬고 있으라고. 그곳에 전동차 정거장이 있으니까. 나머지 4명이 소림사 산문으로 들어섰다. 내가 무협지에 나오는 소림사를 보러 오다니. 감격했다. 절집 풍경은 우리나라와 별다르지 않았다. 다만 건축양식이 화려했다. 우리나라 절집은 화려함은 안으로 감추고 겉으로는 수수하게 보이는데. 중국 절집은 안팎이 다 화려했다. 달마조사, 혜가스님의 예기를 가이드로부터 듣고. 본격적으로 절 구경을 했다. 달마의 흔적이 남아있는 전각 앞에 놓인 향로에 향을 올리고 삼배를 올렸다. 소림사에서 예불을 드린 공덕이 있는 자 나와봐라. 절 구경을 하고 나오다가 보니 오른쪽에 소림약국이라는 패찰을 단 문이 보였다. 소림약국에는 대환단을 팔까? 아니면 소환단이라도. 소림사를 빠져나와서 탑림으로 갔다. 탑림은 길가에 있었고, 들어가지는 못하게 되어 있었다. 크고 작은 탑들이 많이 있었다. 우리나라 절로 치면 사리탑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서 조성된 탑림이라서 탑의 모양새가 조금씩 달랐다. 또한 소림사 절에 기여한 공덕이 클수록 탑이 크다고 했다. 그 건 속세와 다를 바 없구나. 탑림을 지나서 가게 쉼터로 갔더니 소림사 경내 관람을 포기한 4명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값 계산을 못해서 인질 한 명을 가게에다 잡혀 놓고 있었다. 아이스크림값을 달러로 지급하려고 했는데, 서로 계산이 안 맞았다나. 허참. 아직도 점심때 먹은 술이 덜 깼나.

 

소림사 산문. 워낙 사람들이 많아서 겨우 사진 한 장을 얻었다.

 

대웅보전에 들어가서 예불을 드렸다. 우리나라 절과는 예불드리는 방식이 틀려서 서서 삼배를 올렸다.

 

멋있어요.

 

요기서 향을 살랐다. 서방성인. 달마대사를 이르는 말이다.

 

달마대사가 면벽하면서 남긴 자국. 내공이 높아서 숨만 쉬어도 흔적이 남는 모양이었다.

 

소림약국. 대환단도 소환단도 안 판단다.

 

소림약국 정문

 

탑림.

 

 

숭산잔도

 

삼황채잔도, 허공잔도 등 여러 개의 잔도가 숭산 소실봉 수직 주상절리지대에 놓여 있다는 정보를 여행 오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지만. 한국에서 여행사 대표에게 물어보니 일정상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숭산의 암벽만 볼 수 있다고 했다. 다시 8명의 완전체가 되어서 삭도 타는 데로 갔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어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탑승할 수 있었다. 길지 않은 구간을 올라가니 삭도 상부 남천문 정류장에 도착했다. 밖으로 나와서 암봉을 바라보다가 숭산잔도 입구까지만 가보자는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서 5명이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좋았다. 아래쪽에서 더위에 지쳐 있다가 산 위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을 맞는  기분이 좋았다. 숭산잔도와 주상절리를 구경하는 다리에서 멈칫거리고 있는데. 가이드가 가는데 20분, 오는데 40분 해서 한 시간의 여유를 주겠다고 했다. 얼른 다리를 건너서 잔도에 진입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상당한 모험을 하는 셈이다. 잔도를 진행할수록 경치는 더욱 뛰어났다. 수직으로 기다랗게 선 주상절리 암벽을 깎거나 잔도를 놓아서 만들어 놓은 길이 허공에 매달려 있는 듯이 보였다. 점점 깊이 들어가는 일행들을 멈춰 세웠다. 이러다가는 한 없이 갈 것 같아서였다. 아쉽지만 건너편 계곡으로 빠지는 곳에서 되돌아섰다. 돌아오면서 보는 경치가 갈 때 본 경치보다 더 좋았다. 설악산 공룡능선이나 천화대에 이런 잔도를 놓으면 어떨까. 반대가 무척 심하겠지. 다시 돌아 나와서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했다.

 

삭도 타러 가는 곳.

 

케이블카 안에서.

 

다들 재미있어 한다.

 

저 끄트머리에 있는 곳이 소실봉 암벽지대다.

 

잔도가 시작되는 곳이다.

 

 

허공에 매달린 잔도

 

수직 주상절리.

 

 

 

등봉시에서의 하룻밤

 

숭산잔도를 구경하고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탑림으로 내려왔다. 탑림에서 전동카를 타고 바로 소림사 입구로 갔다. 가는 도중에 보니 소림무술학교도 보였다. 학생들이 많은지 운동장이 꽤나 넓었다. 붉은색 체육복을 입은 학생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버스를 타고 등봉시내로 갔다. 곳곳에 무술학원이 있었다. 등봉시는 소림무술 도시였다. 숙소로 가면서 보니 숭산 태실봉(태실산)으로 추정되는 암벽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산줄기가 보였다. 소림사가 숭산 소실봉에 있다고 했고, 태실봉이 더 험하다고 했으니, 내 짐작이 맞을 것이다. 숙소에 가기 전에 현지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물론 반주로 빼갈도 시켰다. 나는 갈증 때문에 맥주를 좀 많이 마셨다. 숙소는 등봉 중주국제호텔이었는데, 시 외곽에 있었다. 방에 들어가기 전에 호텔 주변을 돌아봤지만 가게라고는 눈을 씻고 보아도 없었다. 참으로 황량한 모습일 수밖에. 숙소로 들어가서 씻고 있는데 일행들이 우리 방으로 몰려들었다. 차기 회장을 뽑느라고 시끌벅적했다. 나는 저녁식사 때 마신 맥주 때문인지 속이 안 좋아서 술을 사양하고 한쪽에 찌그러져 있었다. 내일 일정을 위해서 다들 돌아가고 잠을 잤는데. 바로 아침이 되었다. 서울에서 부산. 부산에서 서안. 서안에서 낙양. 낙양에서 등봉. 참으로 바쁘고 피곤했던 일정이었다.

 

식당앞에 피어 있던 무궁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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