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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자 : 2024. 7. 5(금요일)
관광내용 : 운대산(홍석협, 담폭협)


<친구들이 보내 준 사진>

 

 

 

 

 

 

황하를 건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어젯밤과는 달리 몸이 개운해졌다. 어제 문제가 생긴 장이 괜찮아진 모양이었다. 그래도 화장실은 꼭 다녀와야지. 방을 나와서 호텔 구경을 했다. 호텔은 리조트처럼 구성되어 있었다. 각각 몇 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형태였다. 우리가 묵은 건물 앞동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아직 준비가 덜 되어서 몇 가지만 가지고 와서 먹고 있는데, 일행들이 이제야 오기 시작했다. 입맛에 맡는 거 위주로 다시 한 접시를 더 가지고 와서 아침 식사를 마무리했다. 커피도 한 잔 하고. 느긋하게 키도 반납하고. 일기예보상 오늘은 비가 온다고 되어 있다. 비가 오든 말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비 오면 비 맞고. 비 안 오면 비 안 맞고. 중국 지리를 잘 몰라서. 운대산이 하남성에 있는지 산서성에 있는지 모르겠다. 황하를 건너가야 한다는데. 하북성은 아닌 것 같고. 버스 앞자리에 앉았다. 아직 하늘에는 비구름이 보이지 않는다. 날씨가 좋으면 좋은 거지. 차창밖에는 너른 숲지역이 계속되었다. 중국에는 인구도 많다는데, 이렇게 넓은 땅을 놀려도 되는 건가? 곳곳에 황토 협곡 비슷한 곳이 보였다. 숲지역을 지나고 나니 농경지가 나왔다. 멀리는 한국의 아파트와 똑같은 모양의 아파트가 많았다. 비가 오락가락했다. 농경지에는 수수가 자라고 있었다. 전에 이곳을 와 봤다는 친구는 옥수수라고 했지만. 수수다. 뒤쪽 좌석에서는 떠들썩하다. 뭔 할 얘기가 그리도 많은지. 갈길이 먼 관계로 휴게소에서 쉬어 가기로 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 생각하면 안 된다. 휴게소는 조촐한 가게와 작은 화장실이 전부인 곳이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가는데 비가 왔다가 말았다가 했다. 휴게소에서 쉬고 다시 출발할 때, 다리 긴 친구와 자리를 바꾸었다. 아무래도 뒷자리가 불편할 테니까. 바깥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데, 가이드가 황하대교를 건넌다고 했다. 황하는 대단한 강으로 생각했는데. 상상했던 것보다는 강폭이 좁아 보였다. 큰 강은 분명했다. 물은 누랬다. 여기가 중원이다. 옛날 왕들이 치수 때문에 몸서리치던 곳이다. 유비가 누런 황토물이 흐르는 황하를 보면서 시절인연을 깨달았고. 조조가 원소와 싸운 관도대전 때 하북으로 가기 위해서 황하를 건넜다. 복희 씨가 황하에서 기어 나온 거북의 등 균열을 보고 주역의 64괘를 창안했던 곳이다.

 

중원에 놓인 고속도로에 비가 내린다. 삼국지 시대에는 말타고 달렸던 길이었을 것이다.

 

황하다. 큰 강에 누런 물이 흘러가니 황하가 맞구나.

 

 

운대산 홍석협

 

운대산이라는 커다란 붉은 글씨가 건물 위에 올려져 있었다. 비는 아직도 그치지 않았다. 운대산 한 자락이 구름 속에서 보였다 숨었다 했다. 우리가 타고 온 버스는 운대산을 알리는 건물 입구 주차장에 정차했다. 표를 사면 셔틀버스가 홍석협 입구까지 태워 주는 모양이었다. 버스를 타고 운대산 자락길을 한참이나 빙글 돌면서 올라갔다. 사회주의 체제라서 그런지 이런 시스템 하나는 완벽했다. 기차를 타도. 관광지 입구로 들어갈 때도 여권이 필요했다. 중국인들은 우리나라 주민등록증 같은 게 필요했다. 모든 게 자율보다는 통제로 이루어지는 사회였다. 우리 관광객들도 그러려니 할 뿐이다. 큰 마을에 도착해서 버스에서 하차했다. 비가 많이 내렸다. 처음에는 안 젖으려고 신경을 쓰기도 했는데. 바지가 다 젖고 나서는 오히려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여권, 지갑, 카메라가 든 멜빵 가방을 등에 짊어진 가방에 넣었다. 사진기만 손에 들고서. 다리를 건너고 포장길을 따라서 조금 걷다가 숲길로 들어섰다. 가이드가 보이지 않아서 정자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가이드가 따라왔다. 우리들 여권이 젖을까 봐 우비를 사서 입었다고. 산길은 바로 계곡방향으로 내려갔다. 길이 미끄럽고 계곡이 험준해서 조심해서 걸어야 했다. 홍석협이라는 명명을 계곡에 들어서면서 알게 되었다. 붉은색의 돌이 깎인 협곡이 깊고 웅장했다. 땅이 넓은 나라라서 온갖 진귀한 풍경이 다 있는 모양이었다. 중간에 굴도 지나고 다리도 건너면서 후미에서 걸었다. 한 사람이 안 왔다는 루머가 퍼져서 한참을 기다리고. 한 명은 온 길을 되돌아가보기도 했는데. 안 보인다는 친구는 선두에 서서 갔다고. 허, 참. 거의 막바지쯤에서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총무는 가이드와 함께 가고. 나는 다시 홀로 걸었다. 중간에 마중 나오는 친구도 있었고. 길고 긴 아름다운 협곡을 비와 함께 걷다가 보니 처음 출발한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에서 외진 곳으로 갔는데. 그곳에 아름다운 골목이 있었다. 현지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물론 독한 빼갈 반주로.

 

운대산 입구. 중국은 관광지마다 다 저런 건물을 지어 놓고 돈 받고 신원 검사를 했다. 운대산 한 자락인데. 구름이 넘나든다.

 

요 정자 같은 곳이 출입 확인하는 곳이다. 신원 검사이겠지.

 

홍석협 트레킹을 하기 위해서 건너는 다리다. 다리 아래로 홍석협이 펼쳐져 있었다.

 

홍석협이 시작되는 곳이다.

 

붉은색 사암이다.

 

중국은 묘한 나라다. 깍고 다듬어서 절벽에 길내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굴을 지나가는 곳인데, 내 사진기로는 표현을 할 수 없었다.

 

 

이 다리에서 한 명이 안 왔다는 루머 때문에 한참 동안 시간을 허비했다.

 

여기서 총무는 저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이탈했다.

 

점입가경.

 

만리장성 쌓은 실력이 여기서 발휘되었다고 봐.

 

홍석협 트레킹 종점에 있는 호수.

 

암봉.

 

점심 먹어러 가다가 본 골목. 유럽, 특히 오스트리아에서나 볼 만한 거리 풍경이었다.

 

점심 먹고 셔틀버스 타고 담폭협으로 갈 방향.

 

 

 

운대산 담폭협

 

점심 먹을 때는 잦아졌던 비가 식당에서 나오자마자 다시 쏟아지기 시작했다. 총무님의 배려로 다들 우산과 우의로 무장을 하고 셔틀버스 타러 갔다. 셔틀버스는 호수를 지나서 운대산 깊숙이 들어갔다, 버스에서 내려서 다시 통과의례를 마치고 산문을 들어서니 넓은 광장이 나왔다. 가게도 있었다. 비가 세차게 내렸다. 빗속에서 한 곡조 부르면서 막춤도 추고. 다리를 건너서 담과 폭포가 있다는 담폭협 트레킹에 나섰다. 협곡은 작은 내설악쯤 돼 보였다. 깊지 않은 계곡 바로 옆을 지나도록 산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가끔 기암으로 치장한 봉우리가 보이기도 했다. 여러 가지 이름이 있는 담과 폭포를 지나갔지만 그렇게 많은 감흥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도 이 보다 더 아름다운 협곡이 많은데, 뭐. 그러나. 중국은 잘 만든 길과 그 길에 있는 이야기들을 잘 포장해 놔서 느낌이 달랐다. 한참을 올라가고 났더니 마지막 폭포 앞에 반환점이 있었다. 올라갔던 길과 다르게 건너편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서 내려왔다. 중간쯤에서 다시 길은 하나로 합쳐졌다, 중간에 계곡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어차피 배린 몸이라서. 아까 출발했던 광장에 도착했다. 비 강도가 조금 약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맥주를 사서 한 캔씩 했다. 음료수도. 시원했다. 오늘 관광일정은 여기서 마감이 되고. 낙양으로 가서 고속열차를 타고 서안으로 돌아가야 한다. 내려오다가 보니 운대산 봉우리로 올라가는 삭도가 보였다. 여기 운대산 지역도 다 구경하려면 며칠을 머물러야 하겠다.

 

담폭협 입구. 버스에서 내리니 이런 풍경이 앞에 나타났다.

 

여기도 신원조회를 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담폭협 초입에 들어서니 이런 풍경이 반겼다. 저기를 직진하면 더 아름다운 계곡이 있을텐데. 담폭협은 오른쪽 계곡이다.

 

심각.

 

작은 보에 빗방울이.

 

상가.

 

이 다리를 건너면 담폭협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담폭협.

 

오래 살아라는 뜻인가.

 

Y폭포

 

내설악 초입의 봉우리 하나쯤 생각난다.

 

 

 

늙지 않으려면 이 물에 목욕을 해야 하는지, 이 물을 마셔야 하는지 모르겠다.

 

다시 운대산 입구로 내려왔다.

 

 

낙양에서 서안으로 돌아가는 길

 

운대산은 초작이라는 지역에 있는 명산인 모양이었다. 홍석협과 담폭협 관광도 좋았지만 황하를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게 더 의미가 깊은 하루였다. 우리는 오늘 서안으로 돌아가야 한다. 다시 작은 버스를 타고 낙양으로 갔다. 낙양과 서안은 삼국지의 중심 무대이다. 동탁이 황제를 바꾸고 권력을 잡으면서 지 마음대로 하는데. 낙양 동쪽지역의 군부세력들이 토벌하러 왔다. 싸움이 불리할 것 같아서 낙양을 불태우고 장안으로 천도했다. 거기서도 지맘대로 살았는데. 불안해서 미오에 성을 쌓고 많은 양곡을 저장한 후 천년만년 살려고 했는데. 머리 좋은 자들의 꼬임에 빠져서 장안 황궁으로 가다가 양아들 여포한테 맞아 죽었다. 역시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닌 모양이다. 낙양에서 저녁을 먹고 낙양역으로 가서 서안행 고속열차를 탔다. 조금 졸다가. 서안역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첫날 묵었던 홀리데이 인으로 갔다. 늦은 시간인데도 집합이 있어서 갔더니 또 술판이었다. 저녁 반주로 못 먹은 술이 아쉬어서 소주 반 병을 마시고 났더니 또 알딸딸. 내일 아침에는 열차 타는 일이 없으니까 느지막한 아침식사를 해도 된단다. 

 

열차를 기다리면서.

 

홀리데인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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