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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개요
- 산행일자 : 2025.5.5
- 산행구간 : 음정마을~지리산 칠암자~백일리
- 거리 : 16.0km
- 소요시간 : 8시간 41분
구간시간
03:57 음정마을
05:50 도솔암
06:49 영원사
07:29 빗기재
08:18 삼정산
08:46 상무주암
09:17 문수암
09:50 삼불사
11:10 약수암
11:52 실상사
12:38 백일리
산행후기
칠암자 순례길에 올랐다. 음정마을에서 양정마을로 들어가는 삼거리쯤에서 버스에서 내렸다. 새벽 4시가 다 되어 가는데. 산행대장이 출발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다. 벽소령 가는 작전도로에서 도솔암 가는 길을 국공이 막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먼저 간 산행팀이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는 모양이었다. 작전도로를 따라서 산행이 시작되었다. 이마에 불 밝히고. 재작년에 갔던 산길은 폐쇄되었는지 입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작전도로를 따라서 긴 줄이 형성되었다. 도솔암 가는 샛길로 들어섰다. 길이 희미하였다. 앞서 간 사람들이 제법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섞여서 가고 있던 길이 정체가 되었다. 선두에 나선 사람들이 길을 잃은 모양이었다. 다시 내려가서 우측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선두가 내려왔다. 램블러 지도를 꺼내보니 비탈길을 치고 나가거나 그냥 올라가도 길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참을 트레버스 하고 났더니 제대로 된 길과 만났다. 꾸준한 오름길이 계속되었다. 도솔암 뒤 봉우리가 보이는 곳에서 뒤돌아보니 일출이 시작되었다. 일출은 나뭇가지 사이에서 시작되었다. 일출을 보고 조금 더 갔더니 먼저 화장실이 보이고 바로 도솔암이 나왔다.
도솔암에 도착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초파일 등을 팔고 있었다. 3만 원이었다. 법당에 들어가서 예불을 하고 나와서 주변 경치를 구경했다. 재작년에 왔을 때에는 구름이 끼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니 오늘은 시계가 좋았다. 마당에서 사진도 찍고. 서성거리다가 도솔암 공양으로 사탕 하나를 입에 넣고 영원사 가는 길로 들어섰다. 가파른 내리막길이었다. 바쁠 일이 없으니 느긋하게 걸었다. 곰 조심하라는 플래카드가 있는 또랑을 건넜더니 영원사 경내였다.
영원사에 도착했다. 영원사 빗돌에는 긴 줄이 서있었다. 인증하려는 사람들로. 가파른 길과 둘레길을 따라서 무량수전으로 올라갔다. 영원사 앞마당에는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법당에 들려서 예불을 마치고 나왔다. 재작년에는 아침공양이 제공되었는데. 올해는 공양행사가 없었다. 공양으로 봉지커피 한 잔을 타서 경내를 구경하면서 마셨다. 아침나절에 먹는 달달한 봉지커피 맛이 일품이었다. 절마당에서 아침부터 막걸리를 꺼내는 팀도 보였다. 오늘은 좋은 날이니.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때. 영원사 후문을 나와서 빗기재로 올라갔다. 빗기재까지는 상당히 가팔랐다. 몇 번을 서서 숨을 고르고 났더니 빗기재에 도착했다. 물 한 모금 학고 바로 올라갔다. 산죽도 나오고 잘 생긴 소나무도 나왔다. 삼정산 전위봉을 돌아가는 길을 따라가다가 조망터가 나아서 나가보니 지리산 주능선에 멋지게 서있었다. 천왕봉 중봉 하봉이 왼쪽으로 흘러가고. 오른쪽으로는 연하선경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유장했다.
상무주암 화장실이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면 삼정산 정상이 나온다. 출입금지에서 풀린 모양이었다. 아니온듯 다녀가소서 라는 팻말이 여전히 달려 있었다. 삼정산 정상에 올라갔다. 나뭇가지 때문에 사방 조망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사방이 다 보이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정상석 여풀때기에 있는 바위에 앉아서 아침으로 빵 한 개를 먹었다. 정상에서 올라온 쪽을 나뭇가지 사이로 풍경을 둘러보니 왼쪽은 지리산 주능선이고. 오른쪽은 만복대에서 이어지는 서북능선이 흐르고 있었다. 앞에는 반야봉 궁둥이가 토실했다. 다시 내려가서 상무주암으로 갔다. 화장실 냄새가 심했다. 상무주암에 도착했다. 우선 법당으로 들어가서 예불을 드렸다. 부처님 옆에는 무주당 현기대선사의 사진이 걸려 있었고. 과일 등으로 만든 큰상차림이 있었다. 재작년에 뵀을 때만 해도 정정하셨는데. 오랜만에 북적거리는 산사가 좋으신지. 푸근한 모습으로 이리저리 기웃거리셨는데. 밖으로 나와서 떡으로 공양을 했다. 사진을 찍지 마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듣기 전에 먼저 찍어버렸으니. 어쩌나. 그래도 상무주암 전경 사진은 남았구나. 공양떡을 입에 물고 문수암을 찾아 나섰다. 올해 부처님 오신날은 일러서 많은 꽃을 볼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날씨가 좋아서 산천풍경을 맘 껏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문수암에 도착했다. 문수암 오는 길에 핀 금낭화가 아름다웠다. 작은 능선을 올라서서 모퉁이를 돌아서니 기가 막힌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 속에 섞여서 하계 경치를 구경했다. 앞에 보이는 큰 바위를 돌아가니 문수암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오고 큰 바위동굴이 있었다. 문수암 법당에 들려서 예불을 하고 나왔다. 마당에서 경치구경을 한참 했다. 굴 쪽으로 가니 한 처사님이 앉아서 공양을 제공하고 있었다. 떡 하나를 집어 들었다. 비닐을 까서 입에 넣으니 쫄깃한 맛이 입안에 가득했다. 문수암을 나와서 삼불사를 찾아 나섰다. 칠암자 순례길은 삼정산 여풀떼기를 돌고 도는 것이었다.
삼불사는 해우소가 먼저 반겼다. 지나온 암자들 전부가 그랬다. 삼불사에 들어서니 처사님이 삼불사입니다라고 했다. 부처님을 세 분 모시는 절이라고 해서 삼불사라고 이름이 지어졌다고 알고 있다.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삼불사 뒤뜰에 자리 잡은 수행처가 아담했다. 흙벽돌로 지어진 집이었다. 삼불사 당호는 參佛住였다. 좁은 법당에 들어가서 예불을 드렸다. 밖으로 나오니 박스에 초코파이와 초코파이 껍질이 담겨 있었다. 가난한 절의 공양 보시였다. 이 절을 다녀가신 모든 분들. 다들 성불하십시오. 삼불암에서 약수암으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른 길이었다. 삼정산 능선이었다. 가파른 길을 힘들게 내려갔는데. 다시 나오는 오름길에서는 진이 빠졌다. 오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다니던 사람들이 쉬는 곳을 지나는데. 내가 자기들 산악회원인줄 알고 소시지를 건넸다. 아닌데요. 했더니. 그래도 드시라고 했다. 고맙게 받았다. 능선이 거의 끝나는 지점에서 보니 왼쪽에 약수암이 보였다. 둘러서 오라는 안내가 있어서 능선을 따라서 계속 내려갔더니 약수암 가는 길과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만나는 곳이 나왔다.
약수암 본당은 보광전이었다. 보광전은 단청이 되지 않아서 고즈넉한 모습이었다. 법당에 들러서 예불을 마치고 나왔다. 보광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도솔암부터 삼불사까지는 함양땅에 있고. 약수암과 실상사는 남원땅에 있다. 삼정산 능선이 도와 군의 경계인 모양이었다. 약수암은 너른 부지를 가진 절이었다. 공양을 하거나 공양물을 주고받는 정겨운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약수암에서 도로를 따라서 실상사로 내려갔다. 갈지자로 나있는 길이었다. 전에는 도로를 가로지르는 산길이 나있었는데. 자세히 살펴보아도 보이지 않았다. 2년 만에 산천이 바뀌었다. 누가 산천이 유구하다고 했는가? 실상사에서 하는 법요식 행사가 계속되는지 북소리와 징소리가 들렸다. 마을로 내려갔다. 차량을 안내하는 안내원들. 경찰들이 파란 조끼를 입고 있었다.
실상사 천왕문을 들어섰다. 경내는 넓었다. 건물들이 띄엄띄엄 서있어서 더 넓어 보이는 모양이었다. 예불을 드리려고 법당을 살펴보니 아직도 관욕식 때문에 번잡했다. 점심공양을 먼저 하고 법당에 들리기로 했다. 긴 줄이 서있었는데. 한참을 기다렸더니 공양이 시작되었다. 내 앞에 서있던 여성분이 밥 많이 주세요 했더니. 공양봉사를 하시던 늙은 보살님이 시주나 많이 하시라. 고 하더라. 잠깐 황당해서 멍해지려고 하는데. 여성분 왈. 시주 삼 심 만원 했는데요. 하더라. 점심공양을 나누어주면서 시주 많이 하라는 말씀. 처음 듣는데. 그건 아니올시다. 오늘 이 줄에 서있는 분들 다들 형편 껏 시주를 하시고 하실 분들인데. 조금 부실한 비빔밥이었지만. 밥맛은 있네..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 오늘은 좋은 날인데. 부처님 오신날. 점심공양을 하고 법당에 들려서 예불을 하고 나왔다. 아까 얼렁뚱땅 살펴보았던 경내를 다시 둘러보았다. 오래된 절이라서 그런지 보물로 지정된 유물이 많았다.
지리산 칠암자 순례를 마치고 버스가 기다린다는 백일리로 갔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우리 차가 보이지 않았다. 백일리 입구에 서있던 산행대장에게 가서 물어보니 왼쪽 도로를 따라서 가면 버스 3대가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산행마감 시간까지는 약 2시간이 남았다.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하면서 고민하다가. 돈가스집으로 가서 막걸리와 뼈 없는 닭튀김을 시켰다.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도로를 따라가 보니 까만집이라는 음심점 앞에 버스가 주차되어 있었다. 음식점 여플떼기. 은폐와 엄폐가 되는 곳에서 상의와 양말을 갈아 신었다. 빗방울이 떨어지기에 배낭을 실어놓고 버스에 올라가서 인터넷 삼매경에 빠졌다. 비 오는 고속도로를 약 여섯 시간이나 달려서 일산 백석역에 도착했다. 늦은 시간이라서 집에 가서 밥 달라고 하면 아내가 구시렁거릴 것 같아서. 구파발에서 콩나물국밥을 사 먹고 집으로 갔다.
<램블러 기록> 도솔암에서 영원사 가는 길 일부가 인터넷 사정으로 기록이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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