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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이야기

북한산 응봉능선

정바우 2021. 7. 10. 08:43

장마철이라서 그런지 날씨는 후텁지근했다. 동네산 한 바퀴 돌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한옥마을 이마트24시에 들려서 오랜지 맛 나는 음료수를 1+1로 두 병을 사서 배낭에 넣고 잠시 망설이다가 진관사로 갔다. 계곡에는 물이 제법 있었고, 진관사폭포의 물길도 세찼다. 바윗길은 물기가 많아서 미그러웠다. 계절의 변화인지 나리꽃은 없어지고 원추리가 한창이었다. 가끔은 노루오줌과 까치수염도 있었다. 비봉/향로봉 갈림길에서 향로봉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느림보 걸음으로 올라갔다. 쉴만한 곳이 나오면 무조건 쉬어갔다. 사모바위는 여전했고 의상능선과 북한사 사령부도 그대로였으나 스모그로 인해서 뿌옇게 보였다. 하산은 응봉능선으로 했다. 쇠줄구간 바위 윗쪽에서 가지고 간 도시락을 까먹었다. 하산길에서 가끔 마주치는 사람들 중에 마스크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앞에서 마주치면서 크게 기침을 하고 지나가는 사람 때문에 기겁을 하기도 했다. 세월이 인심을 사납게 만들었다. 하기사 내일 식사 약속을 잡은 이는 꼭 참석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모임을 가지지 말라고 하고 한쪽은 사회정서를 무시하고 모임을 만들고 참석을 강요하니 내마음이 갈대가 된다. 모래에는 전에 다녔던 회사 사장의 아들 결혼식이 있다. 같은 회사에 다녔던 동료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떻게했으면 좋겠냐고. 그 날 분위기를 보자고 답했다. 응봉에서 진관사로 하산하는 길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거칠어지고 있었다. 사람의 발걸음과 빗물로 인해서 돌삐들이 삐죽삐죽 튀어나와서 걷기에 무척이나 상그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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