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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들이 각자 나름대로의 아침을 챙겨서 먹고 대청소를 했다. 구석구석 물걸래질을 하고 나니 아홉시가 넘어섰다. 배낭을 매고 삼천리골로 갔다. 삼천사마애석불께 삼배를 올리고 산행을 시작했다. 기온이 낮아서 선선했다. 삼천리골에는 아직 단풍이 일렀다. 부왕동암문 올라가기전 대슬랩에서 주위를 살펴보니 나월봉 아래 부왕동의 참나무잎들이 누렇게 물이 들어 있었다. 부왕동암문 지나 원각사지 일원에는 아직도 파란단풍이었다. 다음주말에도 단풍이 제대로 들려는지 모르겠다. 청하동으로 내려가다가 보니 자하동쪽 비탈에 있는 단풍나무잎이 조금 색을 달리하고 있었다. 북한동을 지나서 산성입구에서 둘레길을 따라서 주말농장에 갔더니 아내가 와 있었다. 배추무름병이 와서 솎아내고 나니 밭이 듬성듬성해졌다. 올해는 고추농사도 실패하고 배추농사도 실패했다. 다행이 무우는 실하게 자라고 있었다. 이게 다 온난화 때문이라는데... 부실하게 생기 배추를 모두 뽑았다. 나중에는 버려야할지도 모르니까. 솎아낸 배추로 때 이른 김치를 담기로 했다. 하기사 요즘 세상에 김치 담그는 시기를 꼭 정할 필요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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