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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왕산 정상에서 남쪽을 바라보니 산그리메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발왕산 정상은 주변 산군들의 중심에 서 있는 기가막힌는 전망봉이었다.

 

 

 

 

산행 개요

 

- 산행일 : 2022.12.27

- 구간 : 황토빌펜션~용평리조트 곤돌라 승차장

- 거리 : 13.06km

- 소요시간 : 5시간 10분

 

 

구간 시간

 

09:56   황토빌펜션

12:05   발왕산 정상

13:40   엄홍길 쉼터  

15:06   용평리조트 곤돌라 승차장

 

 

산행후기

 

 

발왕산. 내게는 추억이 깃든 곳이다. 업무상 또는 휴가 등등의 이유로 수 없이 많이 가 본 곳인 용평리조트의 상징인 곳이다. 길바닥의 눈 때문에 버스가 산행시작점인 고려궁으로 못 올라가고, 황토빌펜션 입구에서 오늘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차가운 공기를 폐 깊숙이 들여 마셨다. 70년대에 용평 호텔로 교육을 왔을 때 주간 교육이 끝나고 나면 밤에는 끼리끼리 모여서 한 일들이 많았다. 그중 하나가 학교가기다. 즉, 빙 둘러앉아서 중앙에다 10원씩을 던져 놓고는 화투패 두장씩을 받아서 끗발이 가장 높은 사람이 2개, 또는 미리 정해 놓은 룰(광땡, 장땡, 땡, 족보)에 따라 가져가는 게임을 하곤 했다. 그 후 돈을 딴 사람들이 내 놓은 갱편으로 용산리에 가서 머루주를 사 와서 먹었다. 그 머루주가 얼마나 독한지 이튿날 교육에 들어가서도 머리가 어질어질했었다. 그 시절의 교육은 밤의 일탈을 허용했다. 오히려 집행부에서 동료애를 심는다는 핑계로 조장하기도 했었다.

 

고려궁은 공사중이었고, 고려궁을 조금 지나서 출입통제로 막아놓은 곳이 산행시점이었다. 통제표시가 있다고 해서 불법은 아니다. 12월 16일부터는 해제가 되었으나 관리자의 관리 소홀로 그냥 냅둔 것이기 때문이다. 산길은 처음부터 가팔랐다. 숨을 몰아쉬면서 올라갔다. 더워서 겉옷 두 개를 벗어서 배낭에 넣었다. 조금 추웠지만 땀이 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중간에 잠깐 평탄한 길이 나왔지만 주능선에 올라설 때까지 가파른 길의 연속이었다. 고도를 높일수록 바닥의 눈도 많았다. 간간이 보이는 먼 산들을 바라보니 다들 높데데했다. 하기사 출발점이 해발 700백 미터 정도일 테니까. 한 창 용평리조트를 선전할 때 해피 700을 강조했으니까. 제설기가 레인보우 코스에 눈을 뿌리는지 하얀 눈폭풍이 멋있었다. 

 

산행시작점인 황토빌펜션

 

 

옛 생각이 절로나는 용산리에는 하얀 눈으로 치장하고 있었다.

 

 

발왕산 정상부의 곤돌라 상부탑승장

 

 

당겨서 보니 이런 아름다운 모습이. 스키슬로프에는 눈이 많이 와서 자연설이 많다고 해도 항상 제설기로 눈을 만들어 뿌린다. 눈이 많이 올 때에는 밤에 물을 뿌려서 스키슬로프를 얼리기도 한다.

 

 

고려궁을 조금 지나면 곧은골로 해서 올라가는 산길이 열려 있다.

 

 

이 곳이 발왕산 산행 들머리다. 지금은 불법시기가 아니다. 다만 입산금지 표시가 달려 있을 뿐이다.

 

 

정상부로 올라갈수록 쌓인 눈이 많다.

 

주능선에 올라서니 이런 모습으로 반겼다.

 

 

예전에도 이모습이었는데, 변치않고 그대로인 모습에 약간은 울컥한 마음이.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엄홍길길 안내표시. 이리로 갔어야 했는데...

 

 

발왕산 정상에 도착했다. 우선은 사방을 둘러보았다. 정상은 데크로 잘 정리해 놓아서 조망하기에 좋았다. 정상석 뒤로가서 남쪽을 바라보니 끝없는 산너울이 가슴을 벅차게 했다. 가라왕산 줄기가 유독 높아 보였다. 동쪽에는 높은 바다가 있었다. 높은 바다라는 표현이 우습지만 진짜로 높게 보였다. 수평선이 높다는 것은 발왕산이 매우 높다는 뜻일 게다. 돌아 나와서 서쪽을 보니 그곳에도 높고 낮은 산이 잔뜩 있었다. 북쪽으로 눈을 돌리니 오대산 산군이 기걸찼다. 계방산에서 쭉 이어지는 한강기맥줄기가 늠름했다. 곤돌라 상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예전에 있었던 겨울연가 알림 들은 다 없어졌다. 이곳을 개발하려고 그렇게 노력한 사람들은 다 옛사람이 되었고, 주인도 바뀌었으니. 나도 그중 한 사람이었는데. 곤돌라 상부에서 골드상부로 가는 길이 있나 싶어서 살펴보았지만 없었다. 예전과 다른 모습에 잠깐 어리둥절하다가 테크길이 있길래 따라 내려가 보았다. 데크는 갈지자로 엄청 길었다. 스키슬로프가 왼쪽에 보이기에 의심 없이 따라 내려갔더니 테크가 종료되고 비탈진 눈 속에 발자국 흔적이 보였다. 오늘 걸은 흔적은 아니었다. 용평의 지세가 머릿속에 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선답자의 흔적을 따라 내려갔다. 한참을 내려가니 스키슬로프가 나왔고 막혀 있었다. 내가 난감한 상황에 처한 모양이었다. 이곳에서 비알을 타고 내려가면 엄홍길 길을 만날 것인데, 그게 얼마나 더 가야 만날 수 있을지를 모르겠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가보자. 그런데 조금 내려가니 엄홍길길이 나왔다. 역시나 내 감이 맞았다. 

 

정상석은 데크 속에 있었다.

 

 

이상한 조형물인데, 평화 어쩌고 저쩌고 하는 상징물인 모양이었다. 오는 도중 이정표에도 평화봉이라는 표시가 있던데..

 

 

몽환적인 산하의 모습

 

 

수하리 도암댐에 물이 가득했다. 백두대간 너머에는 동해 바다가 높다랗게 쏫아 있었다.

 

 

오대산에서 뻗어내린 한강기맥줄기

 

 

곤돌라 상부의 모습

 

이런 데크길을 따라 내려갔다.

 

 

 

 

우여곡절 끝에 엄홍길 쉼터에 도착했다. 남은 시간을 가늠해 보았다. 3시간쯤 남았다.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면 골드정상이고, 그기서 차도 따라 내려가면 빌라콘도가 금방 나온다. 출장 올 때마다 아침운동 삼아서 새벽에 다니던 곳이었다. 그때는 슬로프 점검 한다는 핑계로 새벽마다 슬로프옆 차도를 따라서 올라갔다가 슬로프로 내려왔었다. 차도를 따라 내려가다가 산길로 들어가서 조금 걷다가 다시 차도를 따라서 내려갔다. 가문비나무숲길도 지나고 한참을 내려갔더니 빌라콘도와 버치힐콘도가 갈리는 곳에 도착했다. 빌라콘도에서 슬로프 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서 곤돌라 탑승장에 갔다. 라면 7,000원, 막걸리 17,000원 도합 24,000짜라 비싼 점심을 먹었다. 용평리조트는 많이 바뀌어 있었다. 새로운 건물이 많이 들어서 있었다. 호텔 뒤쪽의 야산에도 집들이 들어서 있었다. 회환이 남아 있는 곳에서 산행을 마무리했다.

 

골드 상부

 

 

빌라콘도가 나왔다.

 

 

호텔

 

 

 

 

<산길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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