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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지리산(중산리~백무동)

정바우 2023. 9. 9. 19:55

 



산행 개요

 

- 산행일 : 2023.9.9

- 산행구간 : 중산리~천왕봉~백무동

- 거리 : 12.7km

- 소요시간 : 8시간 47분

 

 

구간 시간

 

03:10   중산리탐방지원센터

03:47   칼바위 갈림길   

05:18   법계사  

07:30   천왕봉

09:05   장터목

11:57   백무동탐방지원센터

 

 

산행 후기

 

중산리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더니 사람들로 붐볐다.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산문을 통과하는 사람들과 서성거리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랜턴을 켜고 산문을 들어서 올라가는데 못 보던 데크가 있었다. 전에도 있었는지는 가물거린다. 전에 다니던 시멘트길을 버리로 데크길로 들어섰다. 새벽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그동안 몸 관리를 소홀이 한 탓인지 몸이 많이 무거웠다. 뒤 따라오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비켜주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하현달이 맑은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별들도 보이긴 했는데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지리산도 오염이 된 건지.. 하늘은 맑았는데. 오늘은 정말 힘이 많이 들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만큼이나. 우여곡절 끝에 로터리대피소에 도착했는데 화장실 냄새가 먼저 달려들었다. 조금 위에 있는 법계사는 어둠에 싸여 있었다. 물 한 모금하고 조금 올라가는데 여명이 밝아 오는지 먼 곳이 희미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동쪽 하늘이 숲 속으로 붉게 물들고 있었다.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진 못하겠지만 여기서라도 볼 요량으로 전망 좋은 곳을 찾아서 해가 떠 오르기를 기다렸다. 붉은색이 기다랗게 하늘을 가르는 띠 아래에서 모습을 보이더니 금방 일출이 시작되었다. 하늘과 땅의 경계에는 기다란 선이 그어져 있었고, 그 선 위로 오늘의 태양이 떠 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감격적인 모습이었다.

 

천왕봉 까지 5.2km다.

 

통천길.. 하늘로 올라가는 길이다.

 

스무닷세 하현달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법계사는 어둠에 뭍혀 있었고.

 

조각달이 사진으로는 보름달로 표현되었다.

 

여명이 시작되었다.

 

하늘과 땅의 경계 아래에서 붉은 빛이 튀어나오더니 바로 일출이 시작되었다.

 

 

 

일출 후에는 아에 천천히 걷기로 했다. 지금 몸 상태로는 세석을 거쳐서 한신계곡으로 하산하기에는 무리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등로는 온통 꽃밭이었다. 쑥부쟁이, 구절초, 산오이풀, 용담이 지천으로 깔렸다. 이 맛에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이지. 쉬엄쉬엄 정말로 쉬엄쉬엄 걸었다. 온갖 경치에 해롱거리면서 세월아 내 월아 걸었다. 올라가다가 뒤돌아 보았더니 낮은 곳은 아직도 구름 속에 있는 곳이 있었다. 저 멀리 우뚝한 광양 백운산이 바다를 지키고 있었고, 약간 오른쪽 남부능선 너머에는 조계산이 있었다. 천왕봉 일출을 감상한 산객들이 내려오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내 갈길을 가련다. 꽃구경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걷다가 보니 이정표가 머리 위에 보였다. 천왕봉에 도착한 것이다. 먼저 중봉 쪽으로 가서 지리산 동쪽 모습을 보고 천왕봉 인증을 하러 갔다. 왠 늙은 분이 셀카봉으로 사진을 찍는데 한 10분은 혼자서 정상석을 돌고 있어서 다들 난감해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잔소리를 하는데도 안들은 척했다. 제석봉으로 하산하다가 전망이 좋은 곳에서 아침을 먹고 가기로 했다. 말 그대로 뷰 맛집이었다. 추워서 식었던 몸이 따스한 햇살을 맞아서 녹아들었다.

 

어슴푸레한 시간이라서 사진이 이 모양이다.

 

 

용담

 

 

요기 바로 근처에서 일출 사진을 찍고 놀다가 천왕봉으로 올라갔다.

 

천왕봉을 당겨보니 아직도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하늘과 땅을 가르는 긴 띠

 

천왕샘

 

 

항상 그리운 대원사 가는 길

 

정상석 사진 겨우 한 장 건졌다.

 

힘들긴 힘들었던 모양이다.

 

천왕

 

줄 너머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아침을 먹고 제석봉으로 내려가는데 햇살이 따가웠다. 벙거지 모자를 꺼내 썼다. 제석봉 비알의 나무들이 많이 죽어 있었다. 구상나무였는데, 지구 온난화 영향인지 모르겠다. 어린 구상나무는 아직도 생생한데, 나이가 조금 많은 구상나무는 떼거지로 죽어 있었다. 제석봉 가는 길과 제석봉 비알에는 다시 꽃밭이 펼쳐졌다. 쑥부쟁이, 구절초, 산오이풀, 용담이 주를 이루었고, 투구꽃도 발견되었다. 지난봄에는 세석에서 역으로 오면서 붉은 진달래를 보았는데. 장터목에 도착했더니 여기서도 화장실 냄새가 먼저 반겼다. 매점에 들러서 무얼 파나 하고 살펴보았다. 음료수는 없고 먹는 것은 물 하고 밥만 팔고 있었다. 장터목에서는 쉬지 않고 백무동으로 바로 내려갔다. 재석봉 사면길은 시원했다. 하산길이라서 조금 힘이 나긴 했지만 이제는 신발이 무겁게 느껴졌다. 시간을 계산해 보았더니 천천히 걸어도 12시에는 백무동에 도착할 것 같았다. 쉼터만 나오면 무조건 쉬었다. 참샘에 도착해서 시원한 물 한 모금을 하려고 했었는데 음용 불가라는 표시가 붙어 있었다.

 

백무동 방향

 

찬란한 죽음

 

이 넘들도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장터목

 

 

참생의 물줄기는 시원한데, 못 먹는다니..

 

하동바위로 건너가던 옛길은 통제되어 있고.

 

 

 

백무동에 도착했다. 주차장으로 가보니 다행이도 버스 문이 열려 있었다. 옷가지가 들어 있는 가방을 꺼내서 주차장 건너편에 있는 가게에 들러서 아이스크림을 사면서 주인장에게 계곡 내려가는 길이 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돌아온 답변이 계곡에서 씻다가 걸리면 5십만 원 벌금을 내야 한다고 했다. 주인장으로부터 가게 옆에 있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으면 샤워를 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아서 식당으로 갔다. 건물 뒤편 화장실 여풀때기에 있는 샤워실에 가서 시원하게 씻었다. 계곡물을 이용한 샤워시설인지 물이 굉장히 차가웠다. 식당으로 들어가서 산채비빔밥과 동동주를 시켰더니 18천 원이라는 가격이 나왔다. 어쨌든 잘 씻고 배를 채우고 났더니 기분이 좋아졌다. 이렇게 해서 지리산 중백종주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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