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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자 : 2024.8.29~8.30
관광지 : (8.29) 호로고루, 태풍전망대, 댑싸리공원, 고대산자연휴양림,
(8.30) 열쇠전망대, 은대리성, 전곡전통시장, 전곡리 선사유적지&선사박물관
1. 호로고루
이번 여행을 계획할 때 처음 가 볼 곳으로 정한 곳이 호로고루다. 호로고루는 연천에 있는 고구려 3대 성 중의 하나인데, 신라가 점령한 후에는 성벽을 보강하여 신라성이 된 곳이다. 호로(임진강의 옛 이름 '호로하') 고루(오래된 성). 궁평리에 있는 청산짜장에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어서 시간을 맞추다 보니 한낮에 도착하고 말았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내렸더니 더운 기운이 확 몰려왔다. 우산모자를 쓰고 호로고루로 가는데 바람이 불어서 우산모자가 날려가려고 했다. 할 수 없이 차로 돌아가서 우산을 들고 왔다. 성 입구에 있는 해바라기밭에는 해바라기꽃이 다 피긴 했는데, 비바람 때문이었는지 쓰러져서 볼품이 없어졌다. 성 안으로 들어가 보니 성내는 면적이 좁았다. 적은 수의 군사들이 머물렀던 모양이었다. 성벽에 올라가서 사방을 둘러보았다. 성은 삼각형 모양이었는데, 한쪽은 임진강이 흐르고 또 한쪽은 개울이 흐르는 모양새였다. 강과 개울이 천혜의 해자인 셈이었다. 강과 개울이 연결된 곳은 절벽으로 성벽이 필요 없어 보였다. 그래서 평지 쪽에만 일자로 성을 쌓은 모양이었다. 동네 주민들이 뱀 잡으려고 성을 허물다가 성벽 안에 또 성벽이 또 있는 것을 발견한 모양이었다. 눈에 보이는 곳은 신라가 보강한 성벽이고 속에 있는 성벽이 원래 고구려가 쌓은 성벽으로 밝혀졌다. 문화재를 훼손했는데, 문화재가 발견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성안을 둘러보고 성밖으로 나왔다. 넓은 잔디밭에 가지가지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의자였다. 여행객들이 고로고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곳이었다. 우리가 들어오고 난 뒤로 여러 팀이 들어와서 성안은 잠깐 붐비기도 했다. 호로고루 하면 해바라기, 코스모스, 청보리인데. 이번 방문 때 제대로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2. 태풍전망대
청산짜장 중국집에서 탕수육과 쟁반해물짜장으로 점심을 거나하게 먹고 태풍전망대로 안보견학을 갔다. 궁평리에서 네비를 찍고 연천읍을 지나서 한참을 가니 저 멀리 송악산이 뾰족뾰족한 봉우리를 자랑하고 있었다. 이쁘게 단장한 시골마을 길을 지나서 한적한 곳으로 들어가니 군부대가 가끔 보였고 더 들어갔더니 통제 초소가 있었다.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는 차량과 사람을 통제하는 곳이었다. 지역 주민은 통행증이 있는지 간단한 조사만 마치고 들어가는 모양이었다. 우리는 방문객이라서 뭐라 뭐라고 잔뜩 쓰인 종이에 이름을 적고 사인을 하라고 했다. 주민등록증을 맡기고 차량통행증과 방문패찰, 카드 한 장을 받아서 통과했다. 통제초소를 지나고서도 한참을 갔다. 길 주변에 있는 논밭에는 농작물이 자라고 있었다. 주민들이 허가를 받고 농사를 짓는 모양이었다. 집도 사람도 없는 민통선 안을 지나서 가는데 아내는 조금 무서웠던 모양이었다. 전망대에 가면 우리만 있을 것 같다고. 태풍전망대 주차장에 도착했다. 근무하는 군인이 와서 다시 신분 확인을 하고 주의사항을 안내했다. 안내는 사진 찍지 말라는 것이었다. 태풍전망대에 올라갔다. 전망대 마당에는 정자처럼 지어진 절도 있었고 미군참전비, 소년전차병 등등을 알리는 조형물들이 있었다. 망원경이 있어서 전방을 살펴보았다. 우리가 있는 곳이 남방한계선이고, 조금 더 앞에는 휴전선으로 여겨지는 절개지가 있었다. 더 멀리는 북방한계선이 보였다. 아내는 태극기와 인공기를 찾느라고 망원경 삼매경에 빠졌다. 전망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창으로 보이는 전망은 아까 야외에서 본 것과 일치했다. 남북이 대치하는 현장에서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3. 댑싸리공원
태풍전망대를 구경하고 민통선 통제 초소로 돌아와서 받은 물품을 반납하고 주민등록증을 돌려받았다. 통제소를 나와서 짧은 거리에 있는 댑싸리공원으로 갔다. 댑싸리공원에도 평일이라서 그런지 방문객이 많지 않았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 초입에는 백일홍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풍경사진 찍는 곳에서 사진 놀이를 하다가 댑싸리가 있는 곳으로 갔다. 댑싸리밭이 매우 컸다. 더위 때문에 공원을 둘러보지 말고 여기서 구경하다가 돌아갈까 하다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조금은 걸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댑싸리밭 안에 조성된 산책길을 따라서 멀리 보였던 언덕으로 갔다. 언덕을 올라가니 언덕 너머에도 댑싸리밭이 있었다. 정자에서 조금 쉬다가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로 들어섰다. 돌아가는 길에는 연꽃밭도 있었다. 백일홍 꽃밭으로 돌아와서 다시 둘러보니 꽃밭, 댑싸리밭이 펼쳐진 뒤로는 갈대밭이 있었다. 날은 더운데 파란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이 여유로웠다. 하늘에는 구름. 산에는 초목, 들에는 꽃과 댑싸리. 강에는 갈대.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4. 고대산자연휴양림
계획했던 관광지 구경을 하고 숙소인 고대산자연휴양림으로 가기 전에 연천읍에 있는 하나로마트로 갔다. 제주흑돼지, 과일, 햇반과 소고기뭇국, 막걸리, 사이다를 샀다. 휴양림에 도착했다. 고대산 산행을 할 때 여풀때기로 몇 번을 지나친 곳이다. 정문에서 키를 받아서 숙소로 갔다. 숙소 관리는 잘 되어 있는 편이었다. 창문을 열었더니 데크에 나무로 만든 탁자와 숯불구이를 할 수 있는 설비가 보였다. 숯이 없어서 구경만 하고. 숙소 환경은 좋았지만, 화장실 변기가 막히고, 전자레인지고 안 돌아가고, 텔레비전이 켜지지 않았다. 문의를 하려다가 말았다. 화장실 이용은 가까이 있는 공용화장실을 이용하기로 했다. 전자레인지와 텔레비전은 사용 안 하면 되고. 샤워를 하고 나서 저녁 준비를 했다. 소고기 뭇국에 햇반 하나를 넣어서 끓였더니, 맛있는 소고기죽이 되었다. 제주흑돼지는 세 조각 중에서 한 조각만 구웠다. 아내가 점심을 과하게 먹은 탓인지 고기 먹을 생각이 없다고 했다. 하나로마트에서 사 온 막걸리를 반주 삼아 저녁을 먹었다. 잘 때까지 할 일도 없고 해서 핸드폰으로 인터넷 삼매경에 빠졌다. 대충 잘 자고. 아침 여섯 시에 산책을 나갔다. 숙소에서 조금 올라갔더니 데크길이 있었다. 데크를 따라서 아무도 없는 산속을 걷는 재미가 솔솔 했다. 아침 기온은 조금 선듯해져 있었다. 공용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아침을 먹었다. 아침이래야 어제 먹다가 남은 소고기뭇국죽과 제주흑돼지 두 조각이었지만.
5. 열쇠전망대
열 시에 숙소를 나섰다. 열쇠전망대는 숙소에서 가깝기 때문에 너무 일찍이 통제 초소에 가면 통과를 안 시켜줄까 봐서였다. 민통선 통제초소에서 서약서를 쓰고, 주민등록증을 맞기니 차량에 꽂는 깃발과 카드를 줬다. 차량에 깃발을 꽂고 민통선 안을 달리니 우리가 뭔가 된 듯했다. 아내는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열쇠전망대에 도착했더니 먼저 온 사람들이 있었다. 아니. 우리가 재일 먼저였는데. 알고 보니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고 있었다. 통제하는 군인이 떠들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할 수 없이 전망대 1층에 있는 자료실 구경을 갔다. 자료실 구경을 하고 나와도 촬영이 덜 끝났는지 전망대에 못 올라가게 했다. 아내가 약간의 짜증이 났는지, 통제하는 군인과 촬영팀에게 뭔가로 대화하더니 전망대 올라가도 된다는 말을 들은 모양이었다. 전망대 실내로 들어가서 앞쪽을 보다가 망원경이 설치된 밖으로 나갔다. 망원경으로 전방을 바라보았다. 어제 태풍전망대에서 본 풍경 보다 더 적나라했다. 바로 앞에 휴전선 철책이 보였다. 그 뒤로 북한 땅의 마을이 맨눈으로도 보였다. 가지 못하는 곳. 저곳이 과연 우리나라 땅이 맞기는 맞는지. 이미 다른 나란데. 아내가 근무하는 군인에게 물어본다. 안 무서운지. 방송이 계속되고 있었다. 우리 쪽에서 방송을 하면 북쪽에서 바로 대응 방송을 했다.
6. 은대리성
점심 먹기 전에 은대리성을 가보기로 했다. 네비가 은대리성을 안내해서 오긴 했는데, 입구에서 헤맸다. 네비가 가라고는 하는데 길이 안보였다. 할 수 없이 병원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있는 듯 없는 듯한 정리 안 된 길을 따라갔더니 은대리성이 나왔다. 주차장도 있었다. 다시 살펴보니 병원 내를 통과해서 주차장으로 가도록 되어 있었다. 내가 알 수가 있었나. 안내표지판에 조금 더 친절하게 적어 놓을 수는 없었는지. 은대리성도 일자성이었다. 삼각형 두 면은 한탄강과 임진강이 해자 역할을 하고, 강변 절벽이 성벽 역할을 했다. 날이 너무 더워서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돌아 나왔다.
7. 전곡 전통시장
전곡 전통시장 구경을 갔다. 시장 규모는 제법 커 보였는데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없었다. 보이는 사람들이라고는 점포 주인과 시장 관계자뿐인 것 같았다. 밥이나 먹고 가자. 영자네 순댓국집으로 들어갔다. 선객들이 두 팀이 보였다. 우리는 소머리국밥과 순댓국을 시켰다. 순댓국이 제법 먹을만했다. 아내는 소머리국밥에 들어 있는 고기양이 적다고 불만이었다. 아니야. 다른 집에 가면 소머리국밥에 아예 고기가 안 보인다. 물가가 좀 올라서야지. 고기양이 불만이면 특을 시켰어야지. 밥을 먹고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빼는데, 주차요금이 400원 나왔다. 횡재한 기분이었다.
8. 전곡리 선사유적지 및 선사박물관
차를 주차시키고 선사유적지 구경을 위해서 걷는데 무척 덥다. 바람이라도 좀 불던지. 선사유적지는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발굴 현장을 보여 주는 곳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숲을 구역으로 지정해서 푯말만 꽂아 놓았다. 한참을 숲 속을 거닐다가 입장료 받는 곳이 나왔는데, 무료였다. 그 안에는 사람과 동물 집들 모형을 만들어 놓았다. 햇빛을 가릴만한 곳이 없어서 땀을 흘리면서 대충 둘러보고 선사유적지를 떠났다. 선사박물관 표지를 따라서 갔더니 은빛 건물이 있었다. 출입구 표시는 좌측으로 나있었는데, 오른쪽 길이 궁금해서 따라가 봤더니 건물 옥상으로 나 있는 지붕 산책길이 나있었다. 지붕길을 걸어서 건너편으로 갔다. 다시 아래로 내려가서 선사박물관으로 들어갔더니 에어컨이 나와서 시원했다. 이층으로 올라가서 전시된 자료를 구경하고 석물전시장으로 내려가서 구경을 했다. 발굴된 것은 구석기 돌도끼가 전부인 듯하고 나머지는 상상을 해서 만든 조형물이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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