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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끝나고 평일이 되었지만 출근하는 날이 아니라서 산음자연휴양림을 예약했다. 휴양림 가고 오는 길에 아침고요수목원과 광릉 국립수목원을 들리기로 했다.
1. 아침고요수목원
여행준비를 마치고 집에서 출발하려고 하는데, 아내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주말농장에 심어놓은 우리 배추가 병든 것 같다고. 차를 가지고 주말농장으로 갔다. 기다리고 계시던 아내 친구분과 삼송리에 있는 농약방으로 갔다. 병든 배추 한 개를 뽑아서 가지고서. 농약방 주인이 보더니 노균병이 왔다고 했다. 비닐을 덮고 배추를 심었는데, 날씨가 덥고 비가 많이 와서 생긴 병인 모양이었다. 또 뿌리가 활착 하지 못해서 영양실조도 걸린 것 같다고 했다. 필요한 농약 등을 사려고 했더니 아내 친구분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그냥 다시 밭으로 갔다. 배추가 노랗게 변해 있었다. 아내 친구분의 도움으로 농약을 치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10시가 되었다. 네비를 찍어보니 12시가 되어서야 아침고요수목원에 도착할 것 같았다. 어차피 점심을 사 먹고 아침고요수목원을 구경해야 하니 적당한 시간인 것 같았다. 아침고요수목원 인근에 차량이 많이 주차되어 있는 잣두부요릿집으로 들어갔다. 잣두부버섯전골을 시켜서 점심을 느긋하게 먹었다. 아침고요수목원에 도착해서 주차를 시키고 입장을 하는데 찜통이었다. 올해 마지막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모양이었다. 수목원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주로 꽃들로 꾸며진 정원이 아름다웠다. 이 더위에. 평일인데도 관람객이 많았다. 우리도 그중에 끼어서 꽃밭을 산책했다. 찻집에 들려서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도 마시고. 수목원을 돌아 나오는 길에 들국화 전시장에 들렸다. 쑥부쟁이, 구절초 등등. 아는 꽃도 있었고 모르는 꽃도 있었다. 이 모든 게 통칭 들국화인게지.
2. 산음자연휴양림
설악면 하나로마트에서 막걸리와 사이다를 사서 산음자연휴양림으로 갔다. 설악면에서 산음자영휴양림으로 가려면 보리산과 장락산 사이에 있는 고개를 넘어가야 한다. 오래전에 장락산맥을 종주한 적이 있다. 두릅을 한 배낭 짊어지고 하산해서 설악면에 있는 삼겹살집에 가서 반은 주인 주고 반은 다듬어 달래서 삼겹살과 쇠주로 하산주를 한 기억이 있다. 보리산은 늦겨울에 봉미산과 연계해서 종주했다. 역시나 설악면에서 삼겹살과 쇠주로 뒤풀이를 했다. 고개를 넘어가면 홍천땅이다. 아내는 경기도 양평에 있는 휴양림에 간다고 해놓고 왜 강원도 홍천땅으로 가느냐고 묻는다. 그야 길이 그렇게 뚫려 있으니 그렇지. 홍천이 동서로 매우 길어서 서쪽은 경기도 안으로 송곳처럼 들어간다고 했더니. 또 曰. 행정구역을 뭐 그렇게 만드냐고 묻는다. 내사 모르지. 한적하고 구불구불한 지방도로를 따라서 한참을 달리니 소리산이 보였다. 소금강이라나. 소리산 여풀때기로 흐르는 석산계곡 따라서 차를 달렸다. 단풍이 들 때 이 길을 지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풍터널이 되겠지. 휴양림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나니 비가 오락가락했다. 핑계 삼아 방안에 꼭 박혀 있었다. 숙소는 다 좋은데 화장실과 샤워장이 너무 작았다. 가지고 간 한우를 굽는데 불이 약해서 굽는 고기는 소고기 수육이 되고 말았다. 국을 끓이려고 찾아보니 재료가 없었다. 집에서 안 가지고 온 모양이었다. 할 수 없이 아침에 먹으려고 가지고 간 우동 한 개를 끓였다. 소고기와 우동, 햇반으로 간단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났지만 초저녁이다. 아내는 피곤한지 누웠고. 나도 누워서 인터넷 삼매경에 빠졌다. 밤이 되었는데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서 에어컨을 계속 켰더니 콧물이 나왔다. 에어컨 온도를 많이 높여 놓고 잠이 들었다. 밤 새 비가 오락가락했는지 밖을 내다보니 땅이 젖어 있었다. 우산을 가지러 나가서 보니 비는 이슬비 수준이었다.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 산음자연휴양림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니 아침 산책을 나가자. 커다란 우산을 하나씩 들고. 곳곳에 있는 안내판에 뱀과 독충을 조심하라고 쓰여 있었다. 메인 산책로에서 뻗어 나간 오솔길이 많이 있었다. 오솔길을 따라서 산으로 올라가 보았다. 꽤 많이 올라갔더니 길이 희미해졌다. 예전에 용문봉으로 올라가서 천사봉, 성현고개, 용천봉을 지나서 어비계곡으로 하산할 때 산음자연휴양림 안내표시가 있었는데, 계속 올라가면 그리로 가는 길이 나오는 모양이었다. 다시 내려와서 잘 나있는 길을 따라갔더니 캠핑장과 숲속의 집으로 가는 차도가 나왔다. 아침운동 잘했네. 비비고 우동 한 개에 어제 먹다가 남은 햇반 반 개와 소고기, 고추, 상추를 넣어서 끓인 꿀굴이 죽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모양은 좀 그랬지만 맛은 있었다.
3. 광릉 국립수목원
설악면으로 가서 맛있다는 김밥집에서 점심용으로 김밥 두 줄을 사서 차에 오르니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의 양이 많아지더니 끝내는 폭우로 변했다. 서툰 운전솜씨라서 매우 조심스러웠다. 나이가 들면서 운전도 점점 자신이 없어지니 어이할꼬. 고속도로와 국도를 달려서 광릉수목원 입구로 들어설 때쯤에 비가 잦아지기 시작했다. 광릉 국립수목원에는 사전에 예약한 차량만 들어갈 수 있다. 주차장 입구에 들어서니 우리 차 번호가 뜨면서 문이 열렸다. 65세 이상은 경로 우대라서 입장료가 없다. 대신 차량은 3,000원의 추차비를 내야 한다. 차 안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는 잘 닦인 길을 따라서 수목원 내로 들어갔다. 식물원 두어 곳을 들리고 야외에 조성된 각종 식물원도 구경했다. 어제 갔던 아침고요수목원은 꽃들로 아기자기했는데, 광릉수목원은 나무들이 주로 있어서 장쾌하고 광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생식물이 자라는 연못을 구경하고 돌아 나오니 정문이 보였다. 다시 전나무숲이 있다는 이정표를 따라서 가는데 잣나무숲이 나왔고, 전나무숲으로 가려면 오르막 시멘트길로 가야 되는 모양이었다. 어느 정도 올라가다가 포기하고 내려왔다. 데크길로 조성되어 있는 생태탐방로를 따라서 한참을 갔더니 그곳에도 전나무숲 가는 길 안내판이 있었다. 아하. 아까 올라가던 시멘트길을 따라가면 산을 한 바퀴 돌아서 이리로 내려오는 모양이었다. 전나무숲 안내판을 보니 오대산 전나무를 이식해 와서 가꾼 것이 이렇게 큰 전나무숲이 되었다고 했다. 하기사 100년을 가꾸었다는데야. 전나무숲이 끝날 때쯤 나오는 모랭이로 올라갔더니 시멘트로 된 오르막길이 나왔다. 여기서 되돌아 나왔다. 비가 많이 내렸다. 수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호수가 있는 곳으로 갔다. 비가 내려서 호수는 운치 있었다. 수목원 관람을 마치고 비 내리는 길을 따라서 집으로 돌아오다가 아내가 소머리국밥을 산다길래 이르지만 효자리에 있는 국밥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1박 2일 알찬 여행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이제사 가을이 온 모양인지 선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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