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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개요
- 산행일자 : 2025.1.30
- 산행구간 : 집~진관계곡~비봉~청수동암문~상원봉~산성입구~집
- 거리 : 13.5km
- 소요시간 : 7시간 28분(휴식 1시간 37분 포함)
구간시간
09:58 집
10:28 진관사
12:02 비봉
13:12 청수동암문
14:13 상원봉
14:49 호조창지
15:13 중성문
15:50 산성입구
17:26 집
산행후기
설날 전후로 해서 많은 눈이 내렸다. 집 주변에 내린 눈은 대부분 녹았다. 북한산 쪽을 보니 양지바른쪽은 이미 눈이 녹은 모양이었다. 그래도 산성계곡으로 들어가면 눈이 남아 있을 것 같아서 가보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느지막한 시간에 집을 나섰다. 내가 직접 볶은 불고기와 고추장아찌를 썰어 넣은 비빔밥을 배낭에 넣고. 산행입구를 진관사로 할 것인가 기자촌으로 할 것인가를 저울질하다가 진관사로 정했다. 기자촌공원지킴터로 올라가면 대머리봉 직전 바위지대가 위험할 것 같아서였다. 진관사를 지나고 철줄지대로 들어섰더니 젊은 여성분 둘이서 앞서 가고 있었다. 이리로 올라가면 나오는 산행길을 묻길래 자세히 알려주고 지나갔다. 비봉과 향로봉 갈림길에 도착했다. 비봉으로 올라간 발걸음은 두 사람 정도이고 향로봉 쪽으로 가는 데크 계단에는 발자국이 많았다. 비봉 쪽으로 올라갔다. 한참을 올라가는데, 뒤에서 말소리가 들리길래 돌아봤더니, 아까 전에 봤던 여성분들이 따라오고 있었다. 물어보니 초행길이라서 나를 따라왔다고 했다. 이 길은 위험한데. 위험 구간을 같이 올라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젊은 산꾼이 새로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비봉능선에 올라섰다. 비봉으로 가보니 아직 눈이 녹지 않아서 미끄러워 보였다. 포기하자. 다시 내려와서 사모바위로 갔다. 비봉능선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사모바위 전망대에 갔더니 해가 나서 따뜻했다. 사진 한 장을 남기고 길을 나섰다. 승가봉 가는 길에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여기가 해발 오백 미터쯤 되려나. 승가봉 올라가다가 뒤돌아봤더니 풍경이 제법 좋았다. 도심 쪽으로는 옅은 안개가 있어서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위치쯤은 가늠할 수 있었다. 승가봉을 지나고 장군봉도 지나갔더니 문수봉 위험길이 나왔다. 오늘 문수봉 위험길로 올라간 사람은 없는 모양이었다. 청수동 암문 올라가는 가파른 길을 식식거리면서 올라갔다. 청수동암문을 지나갔더니. 오마나. 눈의 세상이 펼쳐졌다. 북한산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눈풍경을 본지는 오래된 것 같다. 715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황홀했다. 이 길을 걷는 모든 이들에게 축복이 함께 하기를. 715봉에 올라섰다. 의상능선을 지나서 올라오는 산객들이 제법 있었다. 험한 길 고생들 했을 거다. 상원봉 가는 길 쪽을 보니 발자국이 몇 개 안보였다. 그래도 목적한 것이니 그리로 가자.
715봉에서 상원봉으로 가기로 했다. 상원봉능선이다. 중간에 남장대지가 있다. 추운 겨울날에 일찍 올라오면 북한산에서 유일하게 상고대를 볼 수 있는 능선이다. 눈이 깊은 곳은 무릎까지 빠졌다. 짚신 아이젠은 제 역할을 못했다. 발톱이 긴 아이젠을 안 가지고 온 게 아쉬웠다. 미끄러지고, 급정거를 하다가도. 왼쪽의 의상능선의 늠름함과, 오른쪽의 북한산 주능선 너머 풍경을 감상하느라 심심하지는 않았다. 상원봉능선 최고의 전망대 아래. 바람이 불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지나가던 산객 두 분이 자리를 탐내길래. 아무 말하지 않았다. 어림없지. 불고기 고추장아찌 비빔밥을 꺼냈다. 아직도 따뜻했다. 양은 적었지만 허기를 면하기에는 충분했다.
요기를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금방 남장대지가 나왔다. 이렇게 좁은 곳에 장대를 세웠다고? 약간은 의심스러운 장소였다. 눈길을 헤치고 걸었다. 상원봉이 나왔다. 상원봉 명품 소나무는 여전했다. 다리를 쫙 펼치고 요염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상원봉에서 행궁터로 내려가는 길은 평소에도 가팔라서 힘든 길이다. 오늘은 눈이 쌓여 있어서 많이 힘들었다. 우회길은 발자국이 없어서 가지 않았다. 한참을 내려가는데. 한 무리 산객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대부대였다. 시끌시끌한 아주머니들의 고성을 피하려고 빠르게 내려갔다. 행궁터에는 금줄을 쳐놨다. 발굴을 마친 지가 언젠데. 아직도 이래? 행궁터를 지나서 호조창지로 내려갔다. 험한 산길은 여기서 끝이 났다.
호조창지를 지나고 나서부터는 길이 좋았다. 쌓인 눈을 사람들이 밟아서 다져놓았기 때문이다. 중흥사도 지나고 산영루도 지났다. 늦은 시간인데. 지금도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서암사 인근에 도착해서 아이젠과 스패츠를 벗었다. 이후로도 눈은 있었지만 미끄럽지 않았다. 산성입구 상가지역에서 가게들을 살펴보다가 예전에 가끔 다녔던 집으로 들어갔다. 수제비를 시켰다. 얼큰하고 간이 맞아서 국물까지 깔끔하게 비웠다. 인도와 둘레길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짧은 거리인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하루 잘 놀았으면 됐지.
<램블러 기록 -- 배터리 방전으로 조금 부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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