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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개요
- 산행일자 : 2025.1.11
- 산행구간 : 어의곡~비로봉~천동
- 거리 : 12.3km
- 소요시간 : 5시간 17분
구간시간
09:52 어의곡
12:03 어의곡갈림길
12:58 비로봉
13:51 천동쉼터
14:25 천동탐방지원센터
15:09 다리안관광지 주차장
산행후기
소백산.. 눈이 오는 날. 기온이 낮은 날.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이런 날에 소백산에 가려고 날자를 맞추는데 잘 맞지 않는다. 그래도 꽤 추운 날을 잡아서 산악회 따라서 소백산으로 갔다. 출발 지점인 어의곡으로 가는 길에는 눈이 없다. 여기는 눈이 안 왔나? 어의곡 주차장에서 산행준비를 하는데 제법 추웠다. 내가 가지고 온 풀세트를 장착하고 램블러를 켰다. 다들 화장실로 가길래 나도 무심코 따라갔다. 어의곡 산행 기점에는, 오늘도 백구가 줄에 묵힌 채 뱅뱅 돌고 있었다. 지난겨울에도 저렇게 뱅뱅 돌고 있었는데. 사람으로 살고 있는 내가 행복한 건가. 잘 모르겠다. 겨울에는 소백산이지. 그래서 그런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고 있었다. 아까 전에 버스에서 내렸던 어의곡 주차장에는 차량들이 꽤 있었지.. 한참을 올라가다가 보니 몸에서 열이 나는지 땀이 날듯 말 듯했다. 겉에 입었던 하드 우모복과 속에 입었던 얇은 우모복을 벗어서 배낭에 넣고 여름용 바람막이를 입었다. 안에 입은 겨울용 티가 충분하게 보온해 줄 것으로 믿고. 스패츠는 하지 않고, 아이젠만 신었다. 단체 산행객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가다가 보니 어의곡갈림길로 올라가는 능선에 도착했다. 양갱 하나를 먹고 다시 출발했다. 약간 쌀쌀했지만 어의곡삼거리 가기 직전에 있는 데크 시작점에서 추위 대비 준비를 하기로 했다.
어의곡갈림길로 올라가는 데크길은 세찬 바람 때문에 힘들어야 하는데 바람이 하나도 없다. 소백산 맞아? 어의곡삼거리에는 국망봉으로 가는 길에 데크가 놓여 있었다. 지난번에 왔을 때도 있었나? 예전에 아내와 여기로 와서 추위를 피해서 국망봉 쪽으로 내려가는 길로 가서 추위를 피한 적이 있다. 백두대간 길이다. 그때가 좋았는데. 여기저기를 구경했다. 오늘 날씨가 좋지 않은 모양이었다. 사방이 검은 띠로 지평선을 가르고 있었다. 비로봉 가기 전 중간쯤 되는 곳에 있는 돌삐봉에서 배낭을 내렸다. 이제껏 입고 온 옷가지들을 벗어서 배낭에 넣고 좀 더 보온이 되는 옷과 모자, 장갑으로 다시 장착을 했다. 과자를 꺼내서 당분 보충을 했다. 여기서 비로봉까지는 몇 분 밖에 안 걸린다. 올라가고 내려가는 산객들을 구경했다. 저기 저 아래에 있는 영주땅도 다시 새겨 보았다.
소백산 비로봉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서 제 나름대로의 행동을 하고 있었다. 줄 서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 끼리끼리 모여서 요기를 하는 사람 들. 그냥 멍 때리는 사람들. 나는 그중 누구 인가. 대충 둘러보고 소백산 정상을 떠나기로 했다. 여기를 한 두 번 온 것도 아니고. 진짜로 추울 때는 사람 보기가 힘든 곳인데. 저 아래로 소백산 능선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주목관리소도 보였다. 내려 가자. 주목관리소 가는 갈림길을 지나서 조금 더 갔더니 천동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왔다. 데크 전망대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끼어들기 어려웠다. 그냥 하산하자. 천동으로 내려가는 길은 소백산 맛이 조금 남아 있었다. 살아 천년 주목군락지도 있었고. 죽어 천년 주목도 한 그루가 있었다.
오래전에 소백산을 다닐 때는 주로 희방사역에서 올라갔다.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기차가 희방사역에서 내려줬기 때문이다. 연화봉 쪽으로 올라가서 비로봉으로 올라갔다가 삼가로 내려가거나, 조금 더 가서 국망봉 쪽에서 초암사 쪽으로 내려갔다. 지금은 희방사역이 폐역이 되어서. 소백산 산길을 걷다가 늦어서 죽령으로 내려갈 때에는. 서울 가려고 이마에 불 밝히고 죽령에서 옛길을 따라서 희방사역에 도착하면. 홀로 자리를 지키는 역장님이 봉지커피를 타 줬었는데.
산악회를 따라서 다니면 편하다. 어의곡에서 올라가서 소백산을 구경하고, 내리막길이 편한 천동으로 내려가는 길은 소백산을 다녀 본 사람들은 다 안다. 최고의 코스이고, 최고로 편한 길이다. 천동삼거리에서 천동 방향으로 내려갔다.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길이 좋았다. 주목 군락지를 지나고서부터는 급한 내리막길이 계속되었다. 부담은 없었다. 까칠한 길을 눈이 덮어서 편안한 길이 되었는데. 그렇게 걷다가 보니 천동쉼터도 지나고. 가파른 눈 덮인 포장길을 한참을 내려갔더니 천동공원지킴터가 나왔다. 쉼터에 배낭을 내렸다. 한숨을 쉬고 나서. 배낭 정리를 했다. 입고 있던 옷도 넣고 빼고.
다리안 주차장에서. 서울 갈 버스를 확인하고. 주차장 앞에 있는 주점으로 들어갔다. 다른 음식점은 홀로 식객이 들기가 힘들지만 이 집은 가능하니까. 주인장이 따뜻한 철판이 있는 자리에 앉으라고 했는데. 실세 따님이 와서 허접한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그래야지요. 불만은 없는데. 조금은 섭섭했다. 지난번에 왔을 때. 그때는 손님이 없을 때인데. 귀한 손님 대접을 받았었는데. 그때는 따님이 없었어. 청국장과 막걸리 한 병을 시켰다.
<램블러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