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집에서 어정거리다가 시간을 놓쳐서 긴 산행은 못하고 삼천리골로 들어갔다. 날씨가 그만하면 의상능선 한 자락을 걸을 요량이었다. 삼천사로 올라가는 길의 햋볕은 따가웠다. 삼천리골~청하동~백운동으로 해서 산성입구로 방향을 잡았다. 삼천사에서 마애불께 인사를 드리고 삼천리골로 들어섰는데 가뭄이 심한 탓인지 물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골짜기 마다 사람들이 넘쳐났다. 부왕동암문 아래에서 배낭을 내려 놓고 올드팝을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바람이 불어서 선선했다. 일어서기 싫었지만 그래도 갈 길은 가야하길래 배낭을 다시 매고 일어섰다. 부왕동암문 바로 아래에 있는 머루나무 아래에 고개를 들이밀어서 살펴보니 머루가 몇 송이 달려 있었다. 매년 멧선생 한테 빼앗겼지만 올해는 내가 차지해 볼까나.
부왕동암문에 쓰여진 小南門이라는 문패는 비바람에 닳아서 잘 보이지 않았다. 10여년 전만해도 뚜렷이 판독할 수 있었는데... 이런 암문의 문패도 문화재로 관리해야 되지 않을까? 이름표 옆에는 잔 글씨 흔적이 있긴 한데, 뭔지는 판독할 수 없다. 암문을 넘어서 청하동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뒤돌아보았더니 부왕동암문이 고저넉하게 서 있었다. 원각사 터에도 사람이 보이질 않았다. 원각사 약수는 말라서 흐르지 않는다. 예전에는 가물어도 물이 흘렀었는데... 환경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뜻도 되겠다. 여름 단풍잎은 그냥 싱싱하게 푸르기만 했다. 북한산에서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 여기 부왕동 암문 부터 아래 산신당 까지가 아닐까 싶다. 청하동 동문을 지나면서는 계곡에 물도 있었다. 끼리끼리 모여 앉아서 점심들을 들면서 얘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청하동에서 또랑을 건너서 백운동으로 건너왔다. 다시 비석거리로 올라가서 산영루 누각을 구경하고 용학사 앞을 지나는 옛 길을 따라서 하산했다. 노적사 앞의 보리수 나무는 몇 년 동안 열매를 맺지 않는다. 올해는 열릴까 하여 자세히 살펴 보았지만 흔적도 없다. 또랑 건너편에 한 나무 더 있었는데 죽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산성의 성문들은 전부 수리중이었다. 아마도 기와를 보수하고 단청을 다시 하는 모양이었다. 계곡길을 버리고 포장길로 하산했다. 계곡길은 햇볕이 따갑지만 포장길은 나무가 많아서 그늘져 있기 때문이다. 대서문 밖 성문농장에서 살구를 팔고 있었다. 3천원어치를 사서 배낭에 넣고 터덜터덜 걸어내려 왔다. 아이더 가게에 들려서 모자 하나를 사고 칼국수집에서 얼큰 칼국수와 쇠주 한병을 비우고 다시 내시묘역길을 걸어서 주말농장에 들렸더니 아내가 잘 가꾸어 놓았다. 상추가 다 자라서 대를 뽑아야 하겠길래 농협에 들려서 상추씨 한 봉을 사서 이말산을 넘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말산 정자가 시원해서 한 동안 누워 있었다.
사진 들
머루(산포도)
삼천사 마애부처님
산신각이 멋드리게 지어져 있었다
대웅전 지붕
부왕동 암문 아래에 있는 뚱띵이 검문소
사모바위를 당겨보았다
뚱띵이 검문소는 요기로 우회할 수 있다
뒤 돌아본 뚱띵이 검문소
부왕동암문(소남문)
小南門
소남문 관리가 필요하다
군협지에 나오는 귀왕곡이 저런 모습 뒤에 있지 않을까?
원각사 약수 말랐다
푸른 단풍나무
푸른 노을이라....
단풍나무잎이 노을 처럼 번진다
최송설당?
한 때를 보내는 사람들
비석거리
지워진 문패
산성계곡에는 그래도 물이 많이 남았다
중성문은 수리중이고
살구
북한동 옛이름이 행화촌이라나...
무량사 부처님은 갓을 섰구나
대서문도 수리중이고
성벽농장에서 살구를 팔고 있었다
중간 바구니를 샀는데... 너무 익어서... 집에 와서 봤더니 물러터졌더라
풍치가 있는 길
얼큰수제비
주말농장
중간 골이 우리꺼다
방울토마토가 많이 달려 있었다
상추 씨앗 사러 농협에 가다가 북한산 사령부를 바라보았다
이말산은 산자와 죽은자가 같이 살아가는 곳이라서 이승과 저승이 함께한다
이말산 산책기
길을 잘 못 들어서 누군가의 묘역으로 들어섰다
후손이 묘역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어서 얼는 되돌아 나왔다
두산위브 아파트로 내려서기 전에 본 칡넝쿨
'동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산 대머리봉 (0) | 2019.08.10 |
---|---|
북한산 한 바퀴 (0) | 2019.07.27 |
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달이 밝았더라 (0) | 2019.06.16 |
금성당제를 구경하다 (0) | 2019.04.27 |
대머리봉 가는 길은 꽃대궐이더라 (0) | 2019.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