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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설악산 봉정암

정바우 2021. 10. 10. 19:35

산행개요

 

- 산행일 : 2021.10.9

- 구간 : 한계령~백담사

- 거리 : 23.1km

- 소요시간 : 11시간45분

 

구간시간

 

03:00   한계령휴게소

04:30   한계령삼거리

08:23   중청

14:45   백담사

 

 

산행기

 

한계령휴게소에 도착하니 휴게소마당에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입산시간이 3시라서 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가랑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지만 산객들의 열기는 휴게소주차장을 데울만큼이나 가득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버스에서 토해내는 사람들로 휴게소마당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3시가 되자 산문이 열렸다.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로 한계령삼거리까지는 렌턴 불빛이 띠를 이루었다. 가쁜 숨을 내쉬면서 비에 젖은 산길을 걸었다. 험한 산길이 비에 젖어서 미끄러웠지만 밤이라는 핑계로 거침없이 걸었다. 가다가 가끔은 서서 기다려야했다. 어려운 길이나 오르막이 나오면 정체가 되기 때문이었다. 한계령삼거리에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1시간30분이 걸렸다. 귀때기청봉으로 가려고 했는데 그 쪽으로 가는 사람이 없었다. 한계령삼거리에서 한참을 서성거렸다. 귀때기청봉으로 간다는 한 팀이 있길래 물어보니 귀때기청봉까지만 갔다가 다시 돌아올 예정이라고 했다. 나는 남교리로 갈 생각이었는데.  혼자서 렌턴 불빛에 의지하여 거치른 서북능선을 걸을 생각을 하니 이 건 아니다 싶었다. 젊은 나이도 아니고 60십 중반의 나인데. 백담사로 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끝청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비에 젖은 바윗길이 평소에 다니던 길과는 사뭇 달랐다. 6시가 넘어가면서 날은 밝아왔지만 구름과 안개로 걸어가는 길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단풍도 다 지고 얼씬년스러웠다. 그 많던 산객들도 끝청을 지나면서부터는 드문드문해졌다. 자기 걸음따라 걷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거리가 두어졌기 때문이었다. 끝청으로 가다가 아침도 먹고 쉬기도 하면서 쉬엄쉬엄 걸어갔더니 중청에 도착한 시간이 8시 23분이었다. 한계령삼거리에서 중청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물론 어정거린 시간이 많긴했지만 비에 젖은 산길이 만만치 않아서였다. 서북능선에는 단풍이 다 지고 없었다. 진달래과의 관옆나뭇닢이 아직은 조금 달려 있었고, 술을 담가서 먹으면 무릎에 좋다는 붉은 마가목열매가 서북능선에는 지천이었다. 산객들이 다들 자연사랑이 넘쳐서 남아 있는 것이다. 아랫마을에 가면 1키로에 만원이나 하겠지만서도. 

 

중청에 도착했다. 사방에 보이는 것이 없다. 대청봉도 중청대피소도 보이지 않는다. 지나가는 산객들의 말을 들어보니 대청봉에는 사람들이 인증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 있다고 했다. 한 시간은 기다려야 차례가 난다고도 했다. 중청이정표앞에서 물  한 모금하고 소청으로 내려갔다. 소청봉에는 아침을 먹는 산객들로 붐볐다. 시간을 보니 이른 시간이었다. 백담사입구정류장에서 17시40분 버스를 타야하는데...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걸음 속도를 늦추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보이는 건 없지만 가까운 곳은 그래도 아름다웠다. 봉정암 내려가는 길은 주변이 아름다웠다. 간간히 단풍도 있었고, 푸른 잎을 자랑하는 구상나무가 어린 모습이지만 개체수가 많이 늘어나 있었다. 소청대피소는 공사중이었다. 예전에는 없던 시설물들도 많이 늘어났다. 이럴거면 예전 소청대피소로 그냥 놔두지. 그 때는 산장지기와 산객들이 안부를 주고 받곤 했었는데. 정이가는 시절이었다. 봉정암 내려가면서 안개에 덮인 칠선봉이 보였다. 칠선봉은 봉정암과 함께 모습이 나타났다가 없어졌다가 했다. 불두암도 보였다. 대웅전으로 올라가서 부처님께 인사를 하고 가려고 했는데, 법당에 들어갈 분위기가 아니었다. 다시 내려오는데 된장국 냄새가 구수했다. 아침인지 점심인지 공양 준비를 하는가 보다. 사리탑에 올라갔다. 비가 내려서 사리탑앞에 마련된 마루가 젖어 있었다. 주변 경치는 볼 수가 없었다. 용아장성릉과 서북능선, 공룡능선, 저 멀리 황철봉에서 금강산으로 달려가는 마루금이 멋지게 보이는 곳인데 오늘은 모든게 구름에 덮여 있었다. 사리탑에 삼배를 올리고 나니 다리와 팔이 젖었다. 그래도 봉정암 단풍은 멋있었다. 둘러보다가 깔딱고개로 내려갔다. 천천히. 시간이 많이 남아서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봉정골을 지나면서 나타나는 구곡담 풍경이 장난이 아니었다. 물이 많아서 골짜기마다 절벽은 폭포로 변했다. 폭포를 배경으로 서 있는 나무도 잎을 울긋불긋하게 달고 있었다. 폭포마다 물이 넘쳐났다. 수렴동이 가까워지면서 나뭇닢은 푸른 빛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래도 얼마쯤은 단풍이 들어서 나름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수렴동대피소 앞에는 무슨 공사를 하는 중인지 어수선했다. 영시암에 도착했다. 산객들이 영시암 마루마다 차지하고 식사를 하고 있었다. 영시암은 이제 암자라고 하기에는 넘치는 것 같았다. 백담계곡은 물이 넘쳐났다. 백담공원지킴터 조금 못 미쳐서 왼쪽으로 스며들었다. 계곡에 들어가서 은폐와 엄폐가 확실한 곳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머리도 감고 세수도 했다. 수건을 물에 적셔서 윗통도 닦아내고 땀과 흙탕에 범벅이 된 옷을 갈아입었더니 개운해졌다. 백담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용대리로 내려가서 짬뽕 한 그릇을 사먹고 일정을 마쳤다. 집에와서 만보기 오늘 측정내역을 살펴보니 걸음 43,613보, 2,006.3키로칼로리 소요, 걸은거리 30.09키로미터, 걸은시간8시간26분이었다.

 

 

산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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