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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운탄고도 하늘길을 걸었다.

 

 

 

산행 개요

 

- 산행일 : 2022.12.17

- 구간 : 화절령~만항재

- 거리 : 16.75km(접근 1.05km 포함)

- 소요시간 : 4시간 48분(접근 33분 포함)

 

 

구간 시간

 

10:45   화절령/도롱이연못 갈림길

11:18   화절령

11:34   도롱이연못

12:20   운탄고도 쉼터

14:35   약수터 

15:33   만항재

 

 

산행 후기

 

사북 하이원에서 화절령 바로 아래에 있는 공터까지 버스로 올라가기로 한 모양이었다. 눈이 많이 오기도 했지만 제설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은 가파르고 좁은 길을 버스가 올라갈 수가 있을까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경사진 커브길이 나올 때마다 버스는 숨을 가파르게 몰아 쉬다가 뒤로 물러나기를 여러 번 하다가 올라서기는 했는데, 마지막 회차가 가능한 공터는 결국 올라가지 못했다. 우리는 내려서 걸어 올라가면 그만이지만 버스는 어찌할꼬. 하산 후 들은 얘기지만 운전기사는 사북으로 내려갈 때 식겁을 했다고 했다. 어쨌던 화절령으로 올라가서 운탄고도 1330 5길을 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눈이 덮인 가파른 길을 올라갔다. 적은 양이지만 눈은 계속 내리고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두꺼운 우모복 속에서 땀이 차서 벗고 바람막이 점퍼로 갈아 있었다. 화절령에 도착했다. 눈이 내리고 춥기도 해서 시간만 기록하고 빠르게 지나갔다. 한참을 걷고 났더니 도롱이연못이 나왔다. 연못은 얼은 상태에서 눈이 덮여서 진면목을 볼 수 없었다. 한 번 휘 둘러보고는 바쁘게 길을 나섰다. 길은 비슷비슷한 길의 연속이었다. 한 구비 돌아나가면 다음 구비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도 조금씩 변화는 있었다. 길 주변의 나무들이 바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낙엽송이 보이다가 눈을 이고 있는 잣나무가 보이기도 하고, 조금 더 가면 나목이 썰렁하게 서 있기도 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산하도 같은 듯하면서도 다르게 변하고 있었다. 1177 갱도를 손 본 건지 입구 일부를 공개한 곳이 나왔다. 저 시커먼 동굴을 들어가서 심연의 바닥으로 들어가서 탄을 캤을 광부들이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그래서 오늘 걷은 길의 이름이 '광부와 광부 아내의 높고 애틋한 사랑의 길'이라고 명명되었을 것이다.

 

 

버스가 올라가지 못하고 퍼진 곳에서 눈 덮인 운탄길을 걸어서 화절령과 도롱이연못 갈림길로 올라갔다.

 

 

화절령에 도착해서 시간기록과 증명사진을 남기고 빠르게 지나 갔다. 아직도 눈이 날리고 있었다.

 

 

화절령 지나서 도롱이연못으로 가는 길이다. 눈이 덮인 길을 걷는 기분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길

 

 

소복이 쌓인 눈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출했다.

 

 

도롱이연못이 있는 삼거리의 모습

 

 

도롱이연못. 연못은 얼었고 위에는 눈이 덮여서 분간이 잘 안되었다.

 

 

저 시커먼 갱도 입구를 지날 때 광부의 심정은 어땠을까...

 

 

 

 

 

1177항 갱도를 지나고 나서는 오른쪽으로 산하의 풍경이 가끔씩 보였다. 앞선 사람들의 발길을 따라서 걸었다. 맨눈 위로 걸으면 힘이 더 들기 때문이었다. 소나무와 잣나무에 내려앉은 눈은 아직 덜 녹아서 한 풍경했다. 앉아서 쉴만한 곳도 없고 해서 꾸준히 걸었다. 그렇다고 걸음을 빨리한 것도 아니다. 눈 때문에 빨리 걸을 수도 없었다. 다행히 눈은 걷혀서 멀리 보이는 산들이 아름답게 다가오기도 했다. 한 무리의 산객들이 모여서 점심을 먹는 곳을 보고 나도 점심 먹을 곳이 있는지 살피다가 운탄고도 쉼터가 있는 곳, 길가에 있는 밴치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가지고 간 인절미 떡을 꺼내어 보니 아직도 말랑말랑했다. 커피도 꺼내서 한 잔을 마셨더니 온 몸이 따뜻하게 녹았다. 운탄고도 쉼터는 광산에서 흘러내리는 이물질을 거르기 위해서 마련한 연못 한 귀퉁이에다가 정자를 지어 놓은 곳이었다. 예전에 친구와 걸을 때도 이곳에서 쉬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연못이 보이는 곳 갓길로 나갔더니 우와 경치 한 번 좋구나. 앞에 펼쳐진 산하가 그림 같았다. 눈 덮인 산하의 아름다움이여! 다시 길을 나섰다. 아직도 갈 길이 반 이상이 남았기 때문에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무슨 전투부대도 아니고

 

 

눈 덮인 아름다운 산하

 

 

걸어가는 길은 더 아름다웠다.

 

 

저기 저 산이름은 무었일꼬.

 

 

아름다운 산들이 첩첩이 쌓였다.

 

 

운탄고도 쉼터의 전망

 

 

광산에서 나오는 이물질을 거르던 연못 여풀때기에 정자를 세웠다.

 

 

가던 길을 뒤돌아 보기도 하고

 

 

운탄고도 쉼터를 지나서부터는 운탄길이 더 매력적으로 바뀌었다. 오른쪽으로 계속 새로운 풍경이 나타나서였다. 운탄길도 가파른 비탈길을 깍아서 만들어진 곳이 많았다. 저 고개를 넘어가면 새로운 세상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강원랜드 호텔을 원경으로 보면서 운탄길을 지나갔다. 이제부터는 강원랜드 권역을 벗어나는 모양이었다. 약수터는 얼어서 물이 나오지 않았다. 약수터는 만항재와 해선사 갈림길이 있는 곳에 있었다. 예전에 만항재에서 새비재로 갈 때 여기서 해선사로 가야할지 말지 고민을 하던 곳이었다. 약수터를 지나고 나서 부터는 추워졌다. 만행재까지는 계속 고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추웠지만 몸에서 열이 나서 견딜만했다. 만항재로 올라가는 길은 낙엽송 군락과 잣나무 군락이 교대로 나타나서 눈 호강을 했다. 커다란 팔랑개비가 돌아가는 소리가 무서웠다. 저 커다란 날개가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쓰잘대기 없는 걱정을 하면서 말이다. 만항재에서 잠시 운탄고도를 경험하기 위한 사람들이 가끔 보였다. 두꺼운 패딩 옷을 걸친 사람들 말이다. SUB 차량들이 지나가기도 했다. 젊은 일행 두 명이 설매에다 배낭을 올려놓고 그 위에 타고서는 내리막을 달리고 있었다. 이 시간에 길을 나선걸 보니 중간에 하룻밤을 한데 잠을 잘 모양으로 보였다.

 

 

고개 너머에는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깊은 골짜기에도 사람이 사는 흔적이 있었다.

 

 

가파른 비탈길을 깍아서 운탄길을 만들어 놓았다.

 

 

강원랜드 호텔이 저 멀리 보였다. 이 곳을 지나면 강원랜드 권역을 떠나는 것이다.

 

 

거대한 팔랑개비가 보이기 시작했다. 함백산에서 보면 장관도 그런 장관이 없다.

 

 

저 쪽은 태백산 권역에 들어선 곳일 것이다.

 

 

약수터

 

 

가파르게 올라가야 하는 길이지만 경치가 좋아서 힘들지 않았다.

 

 

깔딱이 고개를 거의 다 올라섰다.

 

 

만항재에 도착하기 직전의 풍경

 

 

만항재에 도착했다. 차량이 적어서 우리가 타고 갈 버스가 그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가파른 길을 올라갔다. 예전, 가을 어느 날 새벽에 이 길을 지나 갔었다. 지금은 없는 친구와 함께. 새벽에 도착한 태백에서 국밥 한 그릇과 소주 한 병씩을 마시고 택시를 타고 만항재로 올라 왔었다. 택시기사의 배려로 만항재 표지석에서 사진을 찍고 출발했다. 랜턴 불빛에 비치는 단풍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다 지나간 추억. 만항재에 도착했다. 날이 몹시 차가웠다. 아이젠과 스패츠를 벗어서 갈무리하고 배낭을 다시 정리했다.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는 시간이 많아 남았다. 가게로 들어가서 라면을 시켰다. 라면 5천 원, 소주 3천 원 도합 8천 원으로 하산주를 했다. 따뜻한 라면 국물과 소주 한 잔은 환상적인 조합이었다. 라면을 다 먹고 나서도 시간이 많이 남아서 더 빈둥거릴까 하다가 가게를 나왔다. 가게에서는 다른 손님도 받아야 할 테니까. 버스에 올라가서 오늘 찍은 사진을 정리했다. 몇 장은 가족 카톡방에 올렸다. 졸다가 보니 치악휴게소라고 했다. 그렇게 운탄고도 1330 5길을 마무리 했다.

 

만항재로 걸어온 길

 

 

만항재 가게

 

 

<산길 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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