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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개요
- 산행일 : 2023.2.9
- 구간 : 순직산업전사위령탑~도계역
- 거리 : 17.90km
- 소요시간 : 5시간 42분
구간 시간
10:58 순직산업전사위령탑
12:07 용정마을 앞 국도
12:30 느티고개
13:07 통리역
15:06 추추파크
15:58 나한정역
16:40 도계역
산행 후기
10시 50분쯤에 태백 순직산업전사위령탑 입구 도로에 버스가 도착했다. 계획보다는 약 1시간이 늦은 시간이었다. 산행대장이 날이 어두워질 시간을 고려해서 미리 공지한 산행시간을 줄여서 17시 30분 까지는 버스에 탑승하라고 했다. 운탄고도 7길은 태백의 순직산업전사위령탑에서 삼척 도계역까지 약 18km 구간이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야 도계역 앞에서 하산주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서둘렀다. 대조봉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길은 가파른 오름길이었다. 군데군데 돌탑이 쌓여 있었다. 돌탑을 쌓은 이의 복을 빌어주고 덩달아 내게도 올 남은 복이 있기를 기원했다. 대조봉 전망대에 도착해서 태백시를 내려다보고 저 멀리 함백산과 백두대간의 웅장한 흐름에 눈길을 주었다. 매봉산 팔랑개비도 잘 돌아가고 있었다. 매봉산에서 출발한 낙동정맥도 이쪽으로 잘 흘러 내려오고 있었다. 대조봉전망대에서 갈라지는 두 길 중 오른쪽으로 살짝 돌아서 내려가는 길을 따라갔어야 했는데 먼저 간 일행들을 따라서 대조봉으로 올라가고 말았다. 선두가 대조봉 등산길에서 되돌아오고 있었다. 폰을 꺼내서 트랙을 살펴보니 알바가 맞았다. 되돌아 내려와서 올바른 길을 찾아서 걸었다. 길은 새로 닦았는지 잘 정비되어 있었다. 도로 좌측으로 누런 황토흙 비알이 그대로 있는 걸 보니 조성된 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았다. 조금 더 진행하면서 길가의 오래된 이정표를 살펴보니 이 길이 2 대강 트레킹 길의 일부인 모양이었다. 황지연못과 검룡소를 잇는 길이고, 매봉으로 가는 이정표를 따라가면 검룡소로 가는 길이 나올 것이다. 그 길은 낙동정맥 1구간이다. 오래전에 낙동정맥을 하면서 걸어본 길이라서 이정표가 반가웠다.
느티고개에서 발딱 선 우보산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데크로 길이 조성되어 있었다. 낙동정맥 할 때에는 이 길을 올라가면서 매우 힘들어했었는데 오늘은 별거 아니었다. 아마도 데크길로 조성되어 미끄러움이 없어서 올라가기가 쉬웠던 모양이었다. 우보산에서 통리역으로 가는 내리막길은 아래는 얼어있고 위에는 살짝 녹아서 매우 미끄러웠다. 조심해서 내려가서 통리역에 도착했다. 화장실을 들릴 때까지는 매우 좋았는데. 통리역 풍경을 찍으려다 선로에 발이 걸려서 크게 넘어졌다. 이렇게 다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신을 차려서 보니 이마도 찍혔고 골이 흔들렸다. 목도 아프고 오른쪽 팔목이 매우 아팠다. 바지를 걷어올리고 살펴보니 무릎에 상처가 크게 나 있었다. 철로에 깔려있는 뾰족한 자갈에 이마, 무릎, 손바닥에 상처가 난 것이었다. 다행히 같이 있던 CABIN님의 도움으로 반창고를 덕지덕지 바를 수 있었다. 넘어진 김에 간단한 점심요기를 하고 길을 나섰다. 아직도 약 10km쯤 남았을 텐데 걱정이 되었다. 미인폭포 입구까지는 오르내리막이 없는 길이라서 걸을만했는데 미인폭포로 내려가는 계단길에서 다친 왼쪽 무릎이 아파서 힘이 들었다. 미인폭포는 꽝꽝 얼어 있어서 시원한 폭포의 느낌은 없었다. 트레킹은 지금부터가 문제였다. 길이 없는 협곡을 따라 내려가야 추추파크로 갈 수 있어서였다. 얼어붙은 협곡은 몹시도 위험했다. 선두를 따라서 생명에 위협을 느끼면서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운탄고도 7길 트랙은 분명히 계곡을 따라서 내려가도록 안내를 하고 있었는데 아직 길이 완전하게 조성되지 않았는 모양이었다. 협곡의 마지막 지점에 나타난 절벽은 도저히 내려갈 수가 없어서 다시 산으로 올라가니 협곡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저 아래에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후미로 따라 내려오던 일행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되돌아 간 모양이었다.
어렵게 추추파크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도계역까지는 길이 좋다. 추추파크에서 조금 더 걸어갔더니 심포리역에 도착했다. 낡은 역사는 역사로 돌아가고 녹슨 철길은 옛날의 영광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폐철길을 따라서 무심히 걸었다. 한창 기차가 다닐 그때는 젊고 파릇했던 겁 없고 바빴던 청춘이었건만 이제는 늙어서 하릴없이 이 길을 걸어가는 나그네가 되었다. 철길이 끝나고 석탄차가 다녔을만한 길을 따라 운탄고도가 열려 있었다. 옛길은 무너지고 나무가 자라서 길의 흔적만 남았는데 그 길에 좁은 길을 다시 만들어 놓았다. 나한정역에 도착했다. 기차가 다니는 길은 나한정역이 끝이었다. 지나가는 동네 주민에게 요즘도 기차가 다니느냐고 물어보니 겨울에는 안 다니고 여름에는 하루에 두 번 나한정역까지 기차가 들어온다고 했다. 나한정역 대부분 선로는 녹이 슬어 있었고 말라비틀어진 잡풀만이 어수선했다. 기찻길을 따라서 도계로 갔다. 도계에는 아직도 운영 중인 석공이 있었다. 그래서 도시도 통리에 비해서는 조금은 활발해 보였다. 도계역 근처에 있는 순댓국집에서 순댓국과 막걸리로 하산주를 하고 하루를 마감했다. 다친 무릎과 목 등이 괜찮아야 할 텐데.
<산길샘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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