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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개요
- 산행일 : 2023.2.23
- 구간 : 도계역~신기역
- 거리 : 16.80km
- 소요시간 : 4시간 02분
구간 시간
10:34 도계역
11:36 고사리역
14:13 대평리
14:36 신기역
산행후기
도계역에서 운탄고도 8길이 시작되었다. 시가지를 지나가는데 대한석탄공사 관련 건물과 시설물이 많았다. 도계는 아직도 탄광이 운영되고 있는 도시다웠다. 운탄고도 8길은 시가지를 지나고 나서는 강원남부로 도로를 따라가는 길이었다. 오른쪽으로는 철로가 있었고 왼쪽으로는 오십천이 흐르는 길이었다. 이제 까지 지나온 운탄고도의 느낌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 계속되었다. 시골 마을과 석탄을 캐는 동굴이 인상적이었다.
늑구리 은행나무 안내판을 지났다. 은행나무는 보이지 않는데 어디에 있다는 말인기? 고사리역은 철제 울타리 안에 있었다. 고사리역은 조그만 간이역이었고 이제는 기차가 서지 않는 폐역이 되어있었다. 사람이 줄고 열차를 이용하는 인원이 줄면서 이곳뿐만 아니라 전국에는 많은 폐역이 생겼다. 전국토의 도시화가 이런 사태를 일으킨 것이다. 강원도에는 성황당이 많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에서만도 성황당을 두 군데나 보았다.
강원남부로 따라서 걷다가 고사리를 지나니 개울에 새로운 짐검다리가 있었다. 앱의 운탄고도 8길과는 다른 길을 새로 만들고 있었는데, 아직도 정비가 덜 되어서 어수선했다. 오십천에는 오래된 나무다리도 있었는데 사람이 지날만한 다리는 아니었다. 오십천 주변의 산들은 도계/신기지역의 특이한 바위들이 산 밑동을 지지하고 있었고, 산은 물가에서 가파르게 하늘로 올라가는 형세였다.
송어양식장을 지나고 나서 새로 만들어 놓은 징검다리를 건넜다. 징검다리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철제계단을 올라가서 데크길을 따라 걸어갔는데 길이 없어졌다. 오십천으로 내려가서 물을 건너 갈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찾아서 이리저리 헤매다가 결국은 신발을 벗고 오십천을 건넜다. 삼척으로 들어서면서부터는 운탄고도길이 잘 정비가 되어있지 않아서 여행객을 불편하게 했다. 마차리역은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있었다. 이 역도 폐역이 된 모양이었다. 도로에서 이리저리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한 참을 쳐다보다가 지나갔다.
마차리를 지나고 나서는 마실길과 농로, 천변길을 걸었다. 이정표가 군데 군데 서 있었지만 적당한 곳에 설치가 되어 있지 않아서 상당히 불편했다. 길이 갈리는 곳에다 이정표를 만들어 두었으면 좋았을 텐데, 쓸데없는 곳에다 이정표를 세워 둔 곳도 있었다. '영혼 없이 근무한 공익이 설치했을 것이다'란 얘기를 일행들과 주고받으면서 걸었다. 대평리에는 완전히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두 군데나 있었다. 태백시는 상당히 불친절한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도시인 듯했다.
상당히 재미없는 운탄고도 8길을 걸어서 신기역에 도착했다. 약속된 시간보다 많이 이른 시간에 신기역에 도착했기 때문에 시간을 보낼겸 하산주 할 식당을 찾아보았지만 몇 개 있는 식당은 모두 문을 닫았다. 면소재이면 하다 못해 중국집이라도 하나 정도는 장사를 하고 있을 법도 한데. 면소재에 있을만한 관공서만 이곳저곳에 널려 있었다. 환선굴 지역으로 들어가는 교차로 여풀때기에 있는 휴게소에서 컵라면과 막걸리로 하산주를 했다. 오늘 걸은 운타고도 8길은 전혀 매력이 없는 길이었다. 차량이 다니는 길 위주로 트레일이 만들어져 있어서 위험하기도 하고 자동차 매연만 잔뜩 마시는 길이었다. 연탄을 나르는 도로와 철길이 운탄고도의 주축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사람들이 즐겁게 걸을만한 길을 내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산길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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