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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룡산 서봉에서 일출을 맞이 하다.

 

덕룡산 바위와 어우러진 진달래

 

산행대장의 말로는 조기 섬이 섬산행지인 해남의 유명한 섬이라는데 들은 이름을 까먹었다.

 

지나온 덕룡산의 주봉들을 바라보면서 아침을 먹고 있는데 지나가는 산객이 포즈를 취하게 하고 강제로 찍어 준 모습

 

주작산 바위와 진달래

 

 

산행 개요

 

- 산행일 : 2023.3.31

- 구간 : 소석문~덕룡산~주작산~오소재

- 거리 : 11.78km

- 소요시간 : 9시간 28분

 

 

구간 시간

 

03:55   소석문

05:51   덕룡산 동봉

06:29   덕룡산 서봉  

08:50   주작산 475봉

09:13   작천소령

13:23   오소재

 

 

산행후기

 

마음을 비웠다. 오늘 주 일정은 덕룡산, 주작산, 두륜산 일주인데 나는 덕룡산과 주작산만 종주한 후 대흥사 아래 음식점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기로 계획을 세웠다.  3개 산 종주를 하려는 분들은 버스에서 하차를 하자마자 일찌감치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고 나처럼 2개 산만을 종주할 분들은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깜깜한 산길을 랜턴 불빛에 의지한 채로 걸었다. 초입부터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더니 밧줄이 달린 암벽들이 나타났다. 어둠 속이라서 상당히 조심을 하면서 걷는데 다른 분들은 거침없이 올라가고 있었다. 체력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양이었다. 걷는 길 왼쪽 바닷가 마을의 불빛이 아련했다. 어둠 속을 헤치고 동봉에 올라가서 주위를 살펴보는데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아직 일출은 이른 듯해서 정상석 구경을 하고 아랫마을을 살펴본 후 랜턴을 끄고 서봉으로 갔다. 동봉에서 서봉 가는 길은 매우 까탈스러웠다. 여명 속에서 랜턴에 비친 진달래가 화사하게 웃고 있었다. 아직 어둠이 다 밀려가지도 않았는데 치장을 하고 웃는 미친놈들... 힘들게 서봉에 올라서니 일출이 시작될 모양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서봉에서 일출을 보고 가기로 했다. 구름이 있어서 일출이 어렵지 않을까도 생각을 했는데 구름을 뚫고 해가 얼굴을 내밀었다. pty 대장님과 서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주변 경치를 구경하느라고 많은 시간을 보냈다. 

 

 

산행 준비를 하면서...  먼저 길을 나서는 산객들의 모습

 

바닷가 마을의 밤 모습

 

밤사이에 곱게 화장을 마친 진달래가 미친년처럼 웃고 있었다.

 

동봉에 올라가니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가야할 덕룡산 서봉

 

거치된 대포도 길가에 있었다.

 

오늘 하루내내 이런 거친 길을 오르락 내리락 했다.

 

지나온 덕룡산 동봉

 

바위틈에 밖힌 듯한 진달래

 

서봉가는 길. 까칠한 바위에게 잘 봐달라고 사정을 하면서 온몸으로 대화를 해야 했다.

 

서봉에 올라왔다. 주변을 살펴보니 까끗한 날씨가 아니라서 아직은 일출을 장담하지 못하겠다.

 

뿌연 해무를 뚥고 해가 얼굴을 내밀었다.

 

햇빛을 받은 진달래가 화사하게 웃고 있었다.

 

서봉을 내려서면서

 

서봉을 내려서면서부터 덕룡산 암릉을 다 지날 때까지는 눈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 하얀 바위와 어우러진 진달래가 화사하게 예뻤다. 간혹 나타나는 산죽과 함께 하는 동백꽃도 이뻤고, 풀잎속에 숨어서 고개만 내밀던 야생화도 이뻤다. 문제는 길이 너무 험해서 다치지 않으려고 용을 서다가 보니 다리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러다 쥐 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얼핏 들기도 했다. 경치 좋은 곳에는 출사를 하러 나온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단체로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갈길이 멀어서 오랫동안 풍경을 감상하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덕룡산 거친 암벽을 지나고 주작산 가는 길에 있는 사방이 탁 트인 산죽 속 바위틈에서 아침을 먹었다. 준비한 도시락을 먹고 후식으로 과일을 먹으면서 쉬고 있는데 지나가는 여성산객 두 분이 그 모습을 보고는 맛집뷰에 자리를 잘 잡았다고 하면서 내 폰을 달라고 하더니 사진 몇 장을 강제로 찍어 주셨다. ㅎㅎ. 조금 더 쉬다가 평이한 산길을 따라서 주작산 475봉으로 갔다. 길은 부드러웠다. 지나온 덕룡산 암봉의 진달래가 아쉬워서 자꾸 뒤돌아보게 되었다. 약 5시간이 걸려서 주작산 475봉에 도착했다. 가는 길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주작산 암릉이 보였다. 왼쪽 멀리에 있는 주작산 정상을 가늠해 보니 그곳까지는 다녀 올 시간이 없을 듯했다. 

 

겹진달래라 더 풍성하고 아름다웠다.

 

이른 아침을 먹고 있는 산객들

 

간혹 이런 순하고 예쁜 길도 있었는데...

 

어디다 눈을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바다와 어우러진 마을과 암봉의 진달래

 

산길은 저런 첨봉을 오르내리면서 이어졌다. 멀리 두륜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위와 온몸의 대화를 해야 지나갈 수 있었다.

 

이런 곳이 산길이라니 말 다했다.

 

암봉 뒤로 주작산 475봉과 그 뒤 멀리에 실루엣으로 보이는 두륜산

 

잘 벼린 창날이 하늘을 찌른다.

 

출사는 나온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조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연신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진달래 군락은 생애 처음으로 보았다.

 

진달래와 첨봉 아래에는 해남의 바다가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저 봉우리는 무서워서 우회하고 말았다. 일부 용기 있는 산객들은 저 까칠한 암봉을 넘어서 오더라.

 

산죽과 어우러진 동백꽃

 

이곳에서 아침을 먹었다.

 

 

지나온 덕룡산

 

가야할 주작산 475봉

 

 

주작산 정상은 이곳으로 대신하련다.

 

5.79km 걷는데 5시간이나 걸렸다.

 

 

 

덕룡산이 저 아래에 내려다 보였다.

 

주작산 암릉도 저 아래에 내려다 보였다. 그 뒤로는 두륜산

 

작천소령 내려가는 길에는 하얀 벚꽃도 피었다.

 

 

작천소령에서 좀 더 쉬었다가 가고싶었으나, 갈 길이 먼 관계로 배낭을 메고 일어섰다. 물을 두 병 가지고 왔는데 벌써 한 병은 없어지고 두 병째도 많이 남지 않았다. 주작산 암봉 초입으로 올라갔다. 첫 번째 암봉과 두 번째 암봉 사이에 있는 안부였는데 정자도 있었고, 출사를 나온 사진작가들이 많이 있었다. 두 번째 암봉으로 올라가다가 뒤돌아보니 첫 번째 암봉에 핀 진달래가 아름다웠다. 주작산 산행기에 많이 올라오는 풍경이었다.  두 번째 암봉을 올라섰더니 앞의 암봉에 핀 진달래의 모습에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아! 아름답구나!  바윗길은 덕룡산 암릉길 보다 더 까칠했다. 밧줄과 쇠로 만든 ㄷ자의 발판이 유일한 안전장치였는데, 때로는 그런 장치가 없는 곳도 있었다. 주작산 암릉을 반쯤 지나고 이제는 몇 개 봉우리만 더 지나면 암릉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그런 기대는 날머리까지 하지 말아야 했었다. 하도 같은 모습의 암릉과 진달래가 계속되고 보니 아름다운 모습이 계속 나와도 이제는 무덤덤하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암릉길 중간쯤에 쥐가 났다. 오른쪽 허벅지부터 시작되더니 왼쪽 발등으로까지 옮겨 다니기 시작했다. 나온 뱃살 때문에 조인 허리띠가 문제인 듯해서 허리띠를 느슨하게 풀었더니 바지가 계속 내려갔다. 물도 떨어져서 비상용으로 가지고 간 복숭아주스를 아껴 먹으면서 갈증과 더위와 사투를 벌였다.

 

주작산 암릉 첫째봉과 둘째봉 사이에 있는 안부

 

주작산 암릉이 시작되는 곳. 뒤로는 주작산 정상이 보이지만 시간상 가지 않기로 했다.

 

주작산 암릉과 진달래는 덕룡산과는 모습이 조금 달랐다. 덕룡산은 남성적이고 주작산은 여성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조건 까칠한 것이 제일이라고 여기는 듯한 암봉들

 

눈을 땔 수가 없다.

 

갈을 가다가 뒤돌아보니 주작산 475봉이 저 뒤에서 무심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천상의 화원. 이곳만 지나면 험난한 길이 끝이 나는구나 생각을 했었는데..   천만의 말씀.

 

유격대나 다닐법한 길

 

그래도 이쁜건 어쩔 수 없더라.

 

저렇게 아름다운 봉우리를 지나 가려면

 

이런 유격장을 지나야 한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3층 석탑

 

동백꽃 색갈이 너무 아름다워서.

 

이 두봉우리 암릉이 마지막 까칠한 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천만의 말씀.

 

오소재 3.2km.  그러나 가도가도 오소재는 나오지 않았다.

 

이제는 아름다운 경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주작산 암릉지대를 다 지나고 나서도 이런 까칠한 길은 계속되었다. 이제는 풍경도 풍경이지만 빨리 오소재에 도착할 때만 기다려졌다.

 

물이 떨어져서 목이 따가워졌다.

 

 

뾰족뾰족한 암릉지대를 다 지나왔건만 가는 길은 아직도 험했다. 5분1 정도 남은 물은 배낭 깊숙이 집어넣었다. 만약을 위해서 작은 복숭아 주스만 배낭 밖 주머니에 넣고 조금씩 입술만 적셨다. 배가 고팠지만 물이 없으니 가지고 간 빵도 먹을 수 없었다. 계속 같이 가던 산행대장도 먼저 가고 혼자 쳐져서 쥐 난 다리를 달래가면서 천천히 걸었다. 빡센 산길은 마지막 암봉을 우회해서 내려가는 데크계단을 내려가서야 끝이 났다. 부더러운 길을 따라 내려가니 오소재 도로가 나왔고, 오른쪽 주차장에 빨간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약수터에 먼저 들려서 물병에다 약수를 받아서 실컷 마시고 나니 세상이 바로 보이기 시작했다. 계곡으로 내려가서 웃통을 벗고 머리를 감고 몸은 수건으로 땀을 씻었다. 오소재에서 음식점 마을로 내려가서 많은 음식점 중에 첫 번째에 있는 목포집에서 들려서 산채비빔밥과 동동주를 시켜서 점심 겸 하산주를 했다. 그때 마신 동동주가 문제인지 집에 도착할 때까지 머리가 아파서 혼났다. 열 시가 넘어 집에 도착해서 김치를 듬뿍 넣고 끓인 라면을 저녁으로 먹고 배낭 정리와 샤워를 하고 났더니 날이 바뀌고 있었다.

 

어디서 날아온 비래석인지 요상한 돌삐가 바위틈에 거꾸로 밖혀 있다.

 

암릉지대를 지나고 나서도 이런 까칠한 길은 계속되었다.

 

드디어 오소재에 도착했다. 3산 종주를 하시는 분들은 여기서 두륜산으로 올라 간 모양이었다. 대단한 분들이다.

 

여기서 산채비빔밥과 동동주로 점심겸 하산주를 했다. 한 명씩 들어온 산객들이 따로 따로 밥을 시킨다고 늙은 주인장이 얼굴을 찌푸렸다.

 

상가 앞쪽의 모습

 

 

 

<산길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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