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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산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 5부 능선까지는 노랑제비꽃과 양지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선열의 피로 지킨 파로호는 파랗게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저 아래 소양호 주변에는 완연한 봄이 왔건만 사명산 정상까지 올라오기는 힘이 드는 모양이다.

 

절집은 간 곳이 없고, 7층 석탑만이 홀로 남아 소양호 물길을 말없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산행 개요
 
- 산행일 : 2023.4.26
- 구간 : 웅진리 주차장~사명산~추곡약수터 주차장
- 거리 : 13.10km
- 소요시간 : 6시간 03분
 
 
구간 시간
 
09:35   웅진리 주차장
10:03   물탱크(계곡길/능선길 갈림길)
10:36   첫 번째 임도  
10:47   두 번째 임도
10:50   월북현

11:06   헬기장

12:10   사명산 정상

13:06   헬기장(추곡약수터/웅진리 갈림길)

13:52   문바위

14:19   철탑

14:37   꽃대봉

15:30   추곡약수터
15:38   추곡약수터 주차장
 
 
 
산행 후기
 
웅진리 초가집장뇌삼 농장직판장에서 차도를 따라서 약 2km를 걸어서 올라가면 나오는 물탱크 오른쪽으로 산길이 열려 있었다. 차도를 따라서 계속 올라가는 길은 안내도에 따르면 계곡으로 올라가다가 사명산 정상 직전에는 가파른 오름길로 정상에 올라서야 되는 모양이었다. 아까 차를 내려서 걷기 시작한 곳의 고도가 약 200을 조금 넘고 사명산 정상이 약 1200미터가 조금 안되니 1000미터의 고도를 올리려면 오늘도 빡세게 걸어야 할 것 같았다. 철문을 열고 들어가니 바로 산길이 시작되었는데 길섶에는 온갖 야생화가 숨어서 피고 있었다. 하나하나 구경을 하면서 걷다가 보니 꼴찌가 되고 말았다. 이러다가 오늘 주어진 시간 내에 추곡약수터까지 갈 수 있을지가 걱정이 되었다. 그렇거나 말거나. 등로에는 내가 이름을 아는 꽃도 있고 이름을 모르는 꽃도 있었다. 일행 중 한 분이 꽃에 대해서 잘 아시는지 이름을 알려주었지만 금방 까먹고 말았다. 처음에는 조금 평탄한 길을 따라서 걸었는데, 월북현이 가까워질 때쯤부터 급경사가 시작되었다. 땅에 코를 박으면서 월북현에 올라섰다. 몸에 부딪히는 바람이 차가워졌다. 이곳은 아직 겨울이 다 지나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버스를 내려서 걷기 시작한 곳

 

웅진리 마을 모습이고 뒤에 늘어져 있는 산은 오늘 걸어 올라갈 능선길의 일부이다.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 곳

 

처음 부터 이름 모를 야생화가 반겨주었다.

 

요놈은 이파리 속에 숨어 있어서 벌이 수정을 못하고 개미가 대신 수정을 해준다고 들었다.

 

첫번째 임도에 있는 이정표

 

임도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월북현에 올라섰다. 특별한 표시는 없었고 지도를 꺼내보고서야 월북현인 줄 알았다.

 

 

 

월북현에만 올라서면 길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천만의 말씀이었다. 앞에 봉우리가 있어서 올라가면 그 앞에는 더 높은 봉우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가서 가지고 간 오이를 꺼내 먹었다. 껍질를 벗기지 않고 먹는 오이는 텁텁했다. 다음에는 껍질을 벗겨서 비닐을 감아서 가지고 다녀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철 늦은 진달래가 많았다. 꽃술은 평소에 보던 진달래보다 많이 작았다. 길섶은 온통 노란색 천지였다. 노랑제비꽃이 이렇게나 많이 핀 산은 처음 보았다. 바위가 있거나 험한 곳에는 양지꽃이 노랑제비꽃을 대신하기도 했다. 바람이 차가웠다. 바람막이를 입으면 더워질 것 같아서 망설이다가 입는 것을 포기했다. 등로 왼쪽 아래에서는 소양호가 따라오고 오른쪽에는 파로호가 어서 오라고 했다. 이런 풍경이 사명산의 진가로 보였다. 웅진리에서 계곡을 따라서 올라오는 길을 만나고도 한참을 더 올라가니 사명산 정상이 나타났다. 사명산 정상은 좁았지만 사방팔방 거칠게 없는 조망을 보여 주었다. 호수와 산 어느 것 하나 감탄하지 않을 풍경이 없었다. 저 아래는 나무에 싹이 돋아나서 연둣빛이 나는데 정상 주변은 진달래 외에는 잎이 난 나무가 없어서 산의 높이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정상석을 기준으로 죽 둘러보고 추곡약수터 방향으로 조금 내려서다가 전망이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가지고 간 빵과 사과로 점심요기를 했다.

 

조기 벽돌에 앉아서 오이를 먹으면서 잠시 쉬었다.

 

귀한 겨우살이가 많았다.

 

꽃잎이 작은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었 있었고, 길바닥에는 노랑 제비꽃이 지천이었다.

 

정상이 가까워 질수록 나무들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뒤를 돌아보면 소양호가 따라오고 있었다.

 

사명산 정상부의 모습이다.

 

파로호

 

가야할 길. 저 봉우리들을 지나갈 때에는 하산길이 아니라 산을 다시 올라가는 기분이 들었다.

 

소양호

 

 

 

점심을 먹고 시간을 재보니 주어진 시간안에 날머리까지 가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천천히 놀멍쉬멍 하면서 걷다가는 안 되겠다 싶어서 속도를 빨리 하려고 했는데 오르내림이 장난이 아니었다. 꽃들은 왜 그렇게 발목을 잡는지. 그래도 조금 속도를 내었더니 산행대장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이제는 괜찮다. 늦어도 산행대장과 같이 가는데. 주능선에서 추곡약수터로 연결되는 능선으로 내려갈 때에는 고도를 확 낮추었다. 가파를게 내려가서 잘 생긴 소나무들이 반기는 곳으로 가보니 문바위가 나타났다. 문바위에서 조금 왼쪽으로 돌아나가니 7층 석탑이 외로이 서있었다. 절은 어디에 가고 탑만 홀로 서있는가. 잠시 상념에 젖었다. 건너편 바위봉에 올라가서 7층 석탑을 바라보니 저 아래쪽 소양호와 잘 어울렸다. 예전에는 여기서도 목탁소리가 들렸겠지. 문바위를 내려서니 가파른 길이 연속되었다. 계속되는 작은 파도를 타면서 가다가 보니 꽃대봉이 나왔다. 장의자도 있었는데 마침 먼저 자리를 차지한 산객이 일어서길래 대신 내가 자리를 차지하고 한참을 쉬었다.

 

염소? 설마 산양똥은 아니겠지?

 

등로에 처녀치마기 있길래 한참을 보다가 지나갔다. 다시 보고 싶어서 가던 길을 돌아와서 다시 보았다.

 

다시 보니 더 이뻤다.

 

노랑꽃 천지다.

 

구절초 같이 생긴 꽃도 있었다.

 

외로이 서있는 7층 석탑

 

 

 

꽃대봉을 지나고 나서 부터 산길은 고도를 확 낮추기 시작했다. 미끄럽고 가파른 길을 힘들게 내려갔더니 임도가 나왔다. 이쁘게 관리한 마당이 이쁜 조립창고 같은 집이 있는 곳을 지나고 나서 갈림길이 나왔는데, 등산로 없음이라는 이정표를 보고는 주차장으로 바로 내려가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 핸드폰을 꺼내서 산길샘앱을 열어봤더니 등산로 없음이라고 표시된 곳으로 가면 추곡약수터가 나온다고 돼 있었다. 이런. 다시 올라가서 등산로 없음 표시를 따라가니 잘 지어놓은 집이 나왔고 주인장이 마당에 계시길래 물어보니 추곡약수터 가는 길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구에서 넘어오느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대단하다고 했다. 추곡약수터에 가보니 할머니 두 분이 약수를 받고 있었다. 약수 한 모금하자고 했더니 위에 있는 원탕에 가면 약숫물이 많다고 했다. 그래도 여기서 한 모금하고 위에 있는 원탕에서 한 모금하겠다고 했더니 물을 받서 주셨다. 철분이 많이 포함된 물맛이 났다. 원탕으로 가서 물을 받아서 또 마셔봤더니 약수는 맞는데 아래에 있는 약수보다는 덜 진한 느낌이 들었다. 주자창으로 내려가서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고 수건에 물을 적셔서 약식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래도 시간이 조금 남아서 식당으로 가보았더니 소주와 캔맥주가 냉장고에 들어 있었다. 카드는 안되고 현금만 된다고 해서 차에 가서 배낭에 넣어두었던 현금을 가지고 와서 3천 원을 주고 캔맥주 한 개를 사셔 마셨더니 피로가 확 풀이는 느낌이 들었다.

 

마당이 이쁜 집

 

주인장 인격이 고결해 보였다.

 

추곡약수 원탕

 

 

<산길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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