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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개요
- 산행일 : 2023.6.3
- 구간 : 소공원~마등령~오세암~백담사
- 거리 : 약 15km(램블러가 일부구간 기록을 못해서 정확한 거리는 모름)
- 소요시간 : 10시간06분(휴식시간 3시간 18분 포함)
구간 시간
03:52 소공원탐방지원센터
04:43 비선대
05:31 금강굴
06:30 ~ 06:55 깔딱고개를 올라서서 속초가 내려다보이는 바위에서 아침식사
08:57 마등령
09:07 마등봉
09:24 마등령 삼거리
10:30 오세암
11:43 망경대(내설악)
14:00 백담탐방지원센터
산행 후기
설악산 대종주하는 산악회 버스를 팄다. 설악산 대종주를 할 마음은 처음부터 없었다. 제시된 코스를 살펴보니 설악동코스가 있었다. 버스가 힘들게 한계령을 올라가는데, 오른쪽 수풀 속으로 보름달이 지고 있었다. 한계령에서 반 이상이 내리고 오색에서 대부분이 내리고 나니 남은 사람은 둘. 버스기사와의 작은 실랑이로 소공원에 도착할 때까지 마음이 불편했지만 털어버리기로 하고. 이마에 불을 밝히고 소공원으로 들어갔다. 소공원에서 공룡능선을 목적으로 올라가는 산객들이 많았다. 요금을 받지 않아서 그런지 소공원 안에는 불빛이 없어서 적막강산이었다. 저항령계곡을 건너는 다리에 도착할 무렵부터는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는지 산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등로는 숲 속길이라서 어둠이 빨리 가시지 않았다. 비선대에 도착했다. 예전에 비선대에 상가들이 있을 때가 좋았는데. 지금은 비선대뿐만 아니라 와선대 상가도 다 뜯어버려서 옛날 같이 정감 나는 길이 아니다. 물론 상가를 철거하고 난 뒤로는 산수풍경이 좋아졌지만서도. 사람이 산수풍경만 보고 살 수 있겠는가? 길에는 인간미가 어느 정도는 묻어 있어야지. 나만의 생각. 비선대로 올라가면서 하늘을 자주 쳐다보았는데 별들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다. 지금 보다 조금 더 젊었을 적에 혼자서 비선대길을 걸을 때, 하늘에서 쏟아질 듯한 별들이 혼자라는 무섬증과 외로움을 이길 수 있게 해 주었는데.. 비선대를 지나서 가파른 길을 오르다가 날이 완전히 밝아오길래 랜턴을 벗어서 배낭 속에 집어넣었다. 조금 더 올라가니 금강굴 올라가는 철계단이 오른쪽에 있었다.
철계단을 따라서 금강굴로 올라갔다. 철계단이 만들어지기 전에 길이었던 시멘트 계단이 철계단 아래에 있었고, 예날에 길이었던 곳은 전망대로 바뀌어 있었다. 시멘트 계단을 따라서 올라가다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상당한 고도감이 느껴졌다. 불과 몇 해전에 이 길을 오를 때는 괜찮았는데 지금은 오금이 저린다. 마지막 철계단을 올라서니 금강굴이 나왔다. 스님은 안 계시고 굴 안은 어둑했다. 신발을 벗고 법당 안으로 들어가서 부처님께 예불을 드리고 나오니 경치 한 번 좋구나.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다시 마등령 가는 갈림길로 내려갔다. 마등령 올라가는 길은 여전히 가팔랐다. 가파른 길을 올라가니 한숨을 돌릴만한 곳이 나왔다. 속초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바위지대였다. 배도 고프고 해서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아침을 먹기로 했다. 편편한 바위에 올라가서 자리를 잡고 집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을 꺼냈다. 멸치에 버무린 밥에 김가루를 뿌려서 먹었다. 맛은 있는데 밥이 식어서인지 딱딱했다. 턱이 아플 정도로 씹어서 넘겼다. 다음에는 김치라도 가지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천천히 아침을 먹고 일어섰다. 산길 왼쪽으로는 속초 앞바다부터 화채능선, 천불동계곡, 천화대, 공룡능선이 시시각각으로 모습을 달리하면서 서로들 자기를 봐달라고 졸랐다. 그 뒤에 대청봉과 중청봉은 상봉을 이루고 점잖게 앉아 있었다. 그렇게 해서 마등령에 올라갔다.
마등령에 도착했더니 많은 산객들이 쉬고 있었다. 줄 너머 마등봉쪽에도 빈 공간마다 산객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마등봉 정상을 다녀오기로 했다. 10분도 안 걸려서 마등봉 정상에 도착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경치 한 번 좋구나. 백두대간 할 때에는 구름이 덮여 있어서 공룡을 제대로 못 봤는데. 오늘은 공룡능선뿐만 아니라 속초도 내려다 보이고 광활한 동해바다도 보였다. 전에 있던 소박한 정상석은 누가 뽑아서 버렸는지 정상석이 있던 곳에는 작은 돌멩이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대신에 나무에다가 마등봉이라는 코팅된 종이가 감겨 있었다. 마등령으로 내려가는데 헬기가 빙빙 돌고 있었다. 올라오는 길에 있던 헬기장에 헬기가 내려 있으면 지나가기가 곤란한데. 헬기장에 가보니 다행히 헬기는 없었다. 헬기는 마등령삼거리에서 인명을 구조했는지 한참을 머물다가 속초 방향으로 날아갔다. 마등령삼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었다. 나도 한쪽 여풀때기에다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면서 물 한 모금을 마셨다.
마등령삼거리에서 오세암 내려가는 길은 매우 가파른 길이었다. 길섶에는 큰앵초 군락이 있었다. 오세암에서 올라오는 산객들이 가끔 있었다. 엄청 힘들겠다. 속으로 응원을 하면서 지나갔다. 아주 오랜만에 오세암에 왔다. 우선은 동자전으로 가서 예불을 드렸다. 사시예불이 끝났는지 절일을 하는 처사가 전각들을 돌고 있었다. 동자전 뒤에 있는 하얀 관세음보살상을 구경하고 천진관음보전으로 가서 예불을 드렸다. 관음전을 나오니 점심공양이 시작되었다. 된장미역국에 밥을 말고 장아찌 몇 개 넣어서 먹는 점심공양은 꿀맛이었다. 양이 조금 부족해서 된장미역국만 한 국자 더 퍼담아서 먹었다. 점심공양을 마치고 오세암을 떠났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꼬. 내려가는 길에 망경대 구경을 하고 가기로 했다. 망경대 올라가는 길은 험한 길이다. 비탐방길이라서 그런지 정비가 되지 않은 길이라서 안전에 최대한 중점을 두고 오르내려야 한다. 망경대에 올라가서 오세암을 내려다보니 절터를 잘 잡았구나 싶었다. 가야동 입구인 천왕문도 무섭게 웅장했다. 서북능선의 귀때기청봉은 돌삐는 하나도 안 보이고 나무만 무성한 둔덕으로 보였다. 오세암에서 영시암 내려가는 길도 초입에는 매우 가팔랐다. 불자들이 이제야 올라오는 모양이었다. 가슴에 단 명패를 보니 순례객들인 모양이었다. 인사를 주고받으면서 영시암으로 내려갔다.
이정표상으로는 마등령삼거리에서 백담사 7.4km, 설악동탐방지원센터 6.5km로 합이 13.9km인 모양이군.
영시암에서 봉지커피 공양을 하고 백담사로 내려갔다. 길은 평온하고 잘 닦여 있었다. 올라오는 분들은 대부분 사찰순례객들이었다. 저분들 중 일부는 오세암으로, 일부는 봉정암으로 올라갈 것이다. 순례객들 중간에는 인솔 스님도 끼어 있었다. 순례객의 대부분은 여성 보살님들이었다. 지나가면서 인사들을 하고 지나갔다. 일부 보살님들은 합장을 하면서 성불하십시요 하면서 지나갔다. 성불하십시오. 백담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다. 계곡으로 내려가보니 물이 별로 없었다. 남쪽은 비가 많이 내렸다고 하는데 이쪽은 가물었던 모양이었다. 그래도 조금 남아 있는 물에서 머리도 감고, 양말도 갈아 신고, 옷을 갈아입었더니 상쾌했다. 백담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용대리로 가서 중국집에 들었갔다. 매 번 가던 집이 아닌 다른 집을 가서 해물짬뽕을 시켜서 이과두주 한 잔 했다. 다음에는 바로 곁에 있는 한식집으로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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