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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개요
- 산행일 : 2023.6.6
- 구간 : 양구군 해안면 후리 ~ 인제군 서화면 서흥리 논장교
- 거리 : 21.2km
- 소요시간 : 06시간 03분
구간 시간
10:32 양구군 해안면 후리
11:14 숲밥쉼터(차단기)
11:34 폐의무대대
11:43 옛 군막사(헬기장에서 숲밥뷔페로 점심식사)
12:53 먼멧재봉(펀치볼 조망이 가능한 헬기장)
13:20 전차방호벽
14:20 연리목쉼터
15:00 용늪탐방안내소
16:35 인제군 서화면 서흥리 논장교
산행 후기
양구통일관(양구전쟁기념관) 마당에 버스 4대가 모두 도착한 후 백두대간트레일을 관리하는 인제/양구 관계자들이 나와서 백두대간트레일에 대한 설명을 했다. 설명을 듣고 버스를 다시 타고 트레일 시작점인 양구군 해안면 후리 저수지옆에 내렸다. 관계자의 설명(주의사항)을 다시 듣고 양구군 인솔자의 안내로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6월6일 현충일날 백두대간트레일을 6.25전쟁시 참혹한 전투가 벌어졌던 양구 해안면에서 출발하다는 게 상당히 의미 있는 일로 여겨졌다. 양구전쟁기념관에 들어갔더니 수 많은 전투지구 명칭들이 동판으로 제작되어 기둥에 부착돼 있었다. 6.25 전쟁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양구쪽 인솔자의 설명에 의하면 치열한 전투를 벌인 후 남한이 펀치볼을 차지하게 되자 김일성이 잠을 못 잤다는 설이 있다고 했다. 피흘린 선열들의 숭고한 애국심에 다시 한 번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잘 닦인 비포장 임도를 따라서 트레킹이 시작 되었다. 서화면에서 해안면으로 새로운 길이 닦이기 전에는 이길로 버스가 다녔다고 했다. 길가에는 지뢰위험표지가 많이 달려 있었다. 아직도 제거하지 못한 지뢰가 남아 있어서 길을 벗어나면 위험하다고 했다. 100여 명이 줄지어 걷는 모습을 뒤에서 바라보니 한 폭의 그림 같았다. 6.25 때는 군인들이 저렇게 열 지어 갔을 것이다. 인솔자의 설명을 잘 들으려고 선두에서 걸었다.
옛 군막사 여풀때기에 있는 너른 헬기장에 숲밥뷔페가 차려져 있었다. 뷔페는 두 군데로 나뉘어 있었고, 두 군데 음식 종류는 똑같은 모양이었다. 밥, 국, 돼지껍질편육, 코다리조림, 각종묵나물, 도라지무침, 총각김치가 메뉴였는데, 다 맛있어 보여서 무얼 선택해야지 고민이 될 정도였다. 접시에 뷔페음식 전부를 조금씩 담아서 풀 밭으로 갔다. 일행들이 있는 사람들은 끼리끼리 모였고, 나 같이 홀로인 사람들은 또 홀로 앉아서 식사를 했다. 직원이 돌아다니면서 차린 음식이 아직도 많이 남았으니 추가로 더 가져가라고 했다. 배 부른데 추가는 좀. 그래도 빼는 게 예의는 아니지. 국만 한 국자 더 받아서 마셨다. 단체끼리 모인 사람들은 막걸리를 부탁해서 마시기도 하는 모양이었지만. 갈길이 멀어서 나는 사양.
점심을 맛있게 먹고 다시 길을 나섰다. 인솔자가 양구군 소속에서 인제군 소속으로 바뀌었다. 여기서부터 전차방호벽까지는 오롯이 산길로 만들어져 있다고 했다. 인솔자를 따라서 선두에 서서 걸었다. 먼멧재봉까지는 치고 오르는 길이었다. 먼멧재봉에 도착해 보니 봉우리는 너른 헬기장이었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게 펀치볼 풍경이었다. 펀치볼은 양구군 해인면에 있고, 지형이 펀치볼을 닮았다고 해서 미군이 붙인 이름이다. 반대편을 보니 저 멀리 설악산이 구름 속에서 보일락 말락 했다. 옆으로 돌아보니 대암산이 가까이 보였다. 오늘 걸은 길은 저 대암산을 여풀때기로 해서 빙 돌아가는 길이다. 산을 내려서서 대전차방호벽에 도착했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했다. 대전차방호벽에서 조금 걸으면 잘 닦인 임도가 나오고 차단기를 넘어서면서 인솔자와는 헤어졌다. 여기서부터는 군사지역을 벗어난 곳이어서 자율통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여차저차 하다가보니 군사지역을 다 돌아 나온 모양이었다. 임도는 새로 손을 봤는지 잘 정비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갑자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역시 좋은사람들 산객들임에 분명했다. 연리목쉼터에 도착했더니 인제군에서 나온 분들이 모여 있었다. 스탬프 찍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고, 백두대간트레일이 상세하게 설명된 커다란 지도와 수건을 나누어 주기도 했다. 벤치에서 쉬면서 물 한 모금 하는데 하늘에서 요란한 소리가 났다 천둥번개가 치는 것이었다.
연리목쉼터에서 비에 대한 준비를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연리목쉼터에서 100m도 못 가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대암산 용늪 생태탐방지원센터로 가는 삼거리부터는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다행히도 커다란 판초우의를 덮어썼고 비닐로 신발을 감쌌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소나기가 내리니 추워져서 오히려 판초우의를 입은 게 보온이 되어서 더 좋았다. 일부 비 대비를 못한 사람들은 큰 나무 밑에 숨어보기도 했지만 별도움이 안 되었을 것이다. 물이 흐르는 가파른 비포장 임도를 따라서 올라가니 대암산 가는 생태탐방지원센터가 나왔다. 비도 잦아들어서 조금 더 걷다가 판초우의 벗어서 배낭 속에 넣었다. 시간도 많이 남고 해서 발목에 묶어 놓았던 비닐을 제거하기 위해서 길가에서 쉬었다. 그런데 안경이 배낭에서 빠져나오길래 다시 배낭에 집어넣었다. 그렇게 걸어서 논장교에 도착했다. 배낭을 정리하려고 내용물을 다 꺼냈는데 안경이 없어졌다. 어떻게 된 일일까? 분명히 아까 쉬면서 안경을 챙겼는데.. 다시 가볼 수도 없고. 결국은 까만 선글라스를 끼고 집에까지 가야 할 판이 되어 버렸다. 산행을 할 때에는 쉬었다가 일어설 때에는 주변을 둘러보는 습관이 필요한데. 가끔씩 까먹다가 잊어버리는 물건이 생긴다. 씻을 곳이 없어서 수건에 물을 적셔서 얼굴과 머리를 닦았다. 겨드랑이와 등도 닦아내고 발도 닦았는데, 옷을 갈아입을 곳이 마땅찮았다. 여성분들이 많아서 상의를 훌훌 벗기도 그렇고. 할 수없이 버스에 올라가서 의자를 엄폐와 은폐물 삼아서 갈아입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 막혀서 늦게 집에 도착했더니 아내는 벌써 잠들어 있었다.
<램블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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