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산행 개요

 

- 산행일 : 2023.10.13

- 산행구간 : 산정호수주차장~억새밭~명성산정상~궁예봉~산정호수주차장

- 거리 : 13.5km

- 소요시간 : 7시간 7분

 

 

구간 시간

 

09:18   산정호수상단주차장

10:14   등룡폭포   

10:55   억새밭 입구 

11:17   팔각정

12:41   삼각봉

12:58   명성산 정상

13:53   궁예능선 최고봉

14:09   안부

16:25   산정호수상단주차장

 

 

산행 후기

 

 

새벽부터 산행준비로 분주했다. 4시에 일어나서 아침용으로 된장밥을 만들고 점심용으로 불고기비빔밥을 만들었다. 5시가 되어서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깜깜한 밤길을 걸어서 구파발역으로 갔다. 열차는 첫차라서 미리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종로 3가에서 1호선을 갈아타고 도봉산역에 도착하니 6시 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오뎅집에서 김밥 한 줄을 사서 배낭에 넣었다. 도봉산역환승센터로 가서 기다리니 7시 5분 정각에 1386 좌석버스가 플랫폼으로 들어섰다. 자다가 깨다가 하면서 두 시간쯤 보냈더니 산정호수상단주차장에 도착했다. 명성산을 올려다보니 역시 명성산이다라고 탄성 할 만큼 이뻤다. 이쁘게 단장한 가게들 사이를 지나고 나니 폐허가 된 옛적 가게건물이 나왔고 곧바로 등산로가 시작되었다. 포천 명성산 등산로 자인사코스는 위험하다고 폐쇄된 모양이었다. 책바위코스도 나름 난이도가 있어서 재미있는 등산로이지만 오늘은 억새를 보러 갈 것이기 때문에 제일 긴 코스로 쭉 올라갔다. 가는 길 오른쪽에 있는 비선폭포로 내려가 보았더니 역시나 물은 뿌연 흙탕물이었다. 물 자체에는 흙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지만 그런 물이 모이고 모여서 부옇게 보이는 것이리라. 명성산! 옛적에는 궁예가 울었지만, 지금은 포격으로 산전체가 울고 있다. 울음 쌓인 한이 몸에 생채기를 내고 또랑물도 뿌옇게 흐리게 만들었다. 등룡폭포에 도착했다. 폭포 위로 계단길을 만들어 놓았다. 전에 있던 길은 잊혀진 길로 남아 있었지만 길은 또렸했다. 폭포와 어우러진 단풍나무들이 아름다웠다. 폭포를 지나고 나서도 한참을 더 진행해서야 억새밭 초입이 나왔다.

 

주차장에서 명성산을 바라보았다. 중간에 있는 봉우리를 지나면 억새밭 팔각정이 있다.

 

들머리 가게들 모습이 이국적이다.

 

비선폭포로 내려가서 또랑물을 살펴보니 뿌연 살뜨물 같았다.

 

자세히 살펴보면 물자체는 나름 맑았다.

 

여기서 시주 만원을 했다. 토굴스님 치료비 모금행사라고 하는데, 나중에 생객헤 보니 꼭 강탈당한 느낌?

 

단풍이 성큼 다가왔다.

 

등룡폭포

 

등룡폭포 전망대에서 바라본 폭포의 모습

 

잘 만들어논 철계단인데도 왠지 자연을 거스리는 느낌이 들었다.

 

명성산 특유의 돌길

 

 

 

억새밭에 도착했다. 흐드리지게 핀 억새가 바람에 흔들렸다. 커다란 나무 아래에 서 있는 빨간 우체통이 어딘가에 있는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라도 써서 보내라고 보채는 듯했다. 억새 사이에 많은 데크계단이  들어서 있었다. 억새밭 꾸미는데 1,000백만 원(10억 원)이 들었다고 안내판에 표시되어 있었다. 과한 공사를 한 게 아닌지 모르겠다. 중앙데크계단을 따라서 한참을 올라갔더니 팔각정이 나왔다. 팔각정에 올라가는 것은 패스하고 팔각정 위에 있는 억새밭으로 올라갔다. 억새 군락이 끝나는 곳에 앉아서 간식을 먹었다. 명성산은 물, 바람, 돌, 억새, 단풍을 다 가진 산이었다. 군사훈련장이 명성산과 각흘산이 감춘 깊은 곳에 들어서 있었다. 포격에 맞은 산허리는 허옇게 변한 자국을 안고 있었다. 화력시험 행사가 일 년에 한 번씩 일반에 공개된다는데 나도 신청할 수 있을는지. 이정표는 삼각봉을 안내하고 있었다. 명성산 포천 정상은 삼각봉이고, 철원 정상이 명성산 정상이다. 삼각점 가다가 전망 좋은 곳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높은 봉우리들은 다 가 본 곳이었다. 지금은 산이름도 가물가물하지만. 저곳을 다 버스를 타고 접근해서 걸었던 생각이 아련하다.

 

억새밭 초입

 

명성산에도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모양이었다.

 

상부쪽 억새는 조금 이른 듯.

 

오늘 부터 억새축제를 연다는데 방문객 숫자가 영 아니올씨다.

 

팔각정 뒤로 케이블카 기둥이 세워져 있다.

 

저 긴 계단을 올라서면 억새밭이 끝나고 아름다운 등로가 나온다.

 

대규모 군사훈련장. 저 곳에서 쏘는 포에 흔들린 명성산의 속아픔이 또랑의 물을 뿌옇게 만들었다.

 

드디어 시작되는 명성산 명품 등로. 여기서 간식을 먹으면서 사색에 빠졌다.

 

어매! 좋은거

 

 

구절초

 

소나무이파리도 단풍이 들어서 갈비가 되었다.

 

대규모 군사훈련장이 명성산과 각흘산 자락에 숨어있다. 건너편 산맥은 한북정맥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길

 

용담

 

쑥부쟁이. 들국화

 

 

삼각봉, 명성산 정상, 궁예봉으로 이어지는 명성산의 최고의 풍경

 

삼각봉 가기전에 뱀을 만나서 식겁했다. 포천, 가평산에는 뱀이 유독 많다. 그래서 발토시도 하고 올라왔지만 무서운 건 어쩔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누리끼리한 단풍과 억새와 싸리나무 제대로 이루어진 등로는 한없이 편안하고 위로가 되는 길이었다. 뾰족한 삼각봉에 올라갔다. 부녀로 보이는 산객 두 분이 스마트폰에 눈을 두고 대화를 하는 모습이 잠깐 괴기스럽게 느껴졌다. 삼각봉을 내려오니 삼거리가 나왔다. 이곳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가면 용화저수지와 약사령이 나온다. 예전에 자등현에서 두어 번 각흘산을 지나서 이리로 온 적이 있다. 여름날 약사령 조금 지난 곳인 용화저수지 갈림길 근방의 키 큰 소나무 아래에서 라면을 끓여 먹은 기억도. 삼거리에서 조금 더 가니 산안고개로 내려가는 등로가 나오고 조금 더 갔더니 명성산 정상이 나왔다. 명성산 정상은 철원땅이다.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장의자에는 선객이 있었다. 유투버였는데, 산타는개그맨이라는 닉을 쓰는 분이었다. 그늘이 있는 장의자에 점심을 꺼내놓고 우선 막걸리부터 한 잔 따라 마셨다. 땀 흘리고 나서 마시는 막걸리는 언제나 옳다. 젊은 산객들 몇 팀이 차례로 올라오길래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정상을 넘어가는 좀 덜 완벽한 등로를 따라서 궁예봉으로 길을 나섰다. 거친 산길은 사람들이 지금껏 온 길보다는 덜 다녀서 그런 것 같았다. 십 몇 년 전에 이 길을 걸을 때도 그랬던 것 같다. 

 

억새밭의 억새와는 또 다른 모습의 억새 종류가 있는 길이다. 약사령으로 가는 길에 있는 억새는 모두 이런 억새 종류다.

 

이쁘장한 돌이 길을 막아섰지만 가뿐하게 넘어갔다.

 

포천 정상 삼각봉(지도에 나와 있는 삼각봉과는 다른 위치에 있다)

 

철원 정상 명성산

 

억새밭에서 부터 지나온 길

 

명성산 정상에서 궁예봉으로 내려가는 길 초입은 이렇게 아름답다.

 

궁예능선의 최고봉

 

이 곳에서 산안고개로 내려 갈까 하다가 궁예의 침전을 보러 가기로 했다.

 

뒤돌아보니 명성산 정상과 삼각봉의 단풍이 화려했다.

 

예전에 이 길을 지날 때에는 이런 밧줄이 없었다.

 

궁예능선 최고봉에서 내려다 본 산정호수

 

궁예의침전을 보러 저기를 가려고 길을 찾다가 엄두가 안나서 포기했다. 예전에 궁예능선으로 하산하다가 식겁을 한 생각이 나서리

 

궁예봉으로 가는 길에는 밧줄이 달려 있었는데 삭아서 허연 가루가 묻어났다. 예전에 갈 때에는 이런 밧줄도 없었는데. 궁예능선 최고봉에 올라섰다. 지나온 명성산 정상과 주능선을 바라보니 장관이었다. 궁예의 침전을 찾아 나서려다가 그만 포기했다. 길도 희미하고 험로였다. 조금만 더 가면 궁예의 침전이 있는데 아쉽게도 발길을 돌렸다. 예전에 한 번 가봤으니 됐지 뭐. 스스로 다독였다. 다시 안부로 되돌아갔다. 안부로 되돌아가는 길도 힘이 들었다. 안부에서 내려가는 길은 처음에는 잘 나 있는 하산길이었는데 내려 갈 수록 길이 엉망이었다. 길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계곡을 치고 내려가면 길 같은 게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가다가 보니 이정표가 나왔다. 명성산 가는 길이라고. 내가 내려온 방향은 궁예봉 가는 길이고. 목도 마르고 해서 길가에 퍼질러 앉아서 점심때 먹고 남은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데 명성산 정상에서 바로 내려오는 산객이 있었다. 그 산객을 먼저 보내고 좀 있다가 내려갔다. 아직도 길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어떨 때는 선명한 길이 있기도 했는데 가다가 보면 절벽이고 폭포였다. 숨은폭계곡에는 산길 정비가 안되어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가고 있는데 아까 헤어졌던 산객이 다시 올라오고 있었다. 절벽이 나와서 도저히 못 내려가겠다고. 다시 온길을 올라가서 램블러를 열어보았더니 밧줄로 막아놨던 곳으로 가라고 했다. 긴가민가하면서 내려가보니 폭포 여풀때기로 밧줄이 연속으로 매달려 있었다. 밧줄에 매달리다시피 하면서 내려갔다. 다 내려가서 폭포를 올려다보았더니 거대했다. 지금은 물이 없어서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없겠지만 비 온 뒤라면 대단한 폭포가 형성될 것 같았다. 집에 와서 지도를 찾아보니 숨은폭포였다.

 

요런 실폭포도(지도상에는 와폭) 있었는데 가다가 보면 길을 막고 있는 장애물에 불과할 뿐이었다.

 

이 거대한 숨은폭포를 지나가기 위해서 이리저리 헤맸다.

 

요상하게 생긴 바위

 

궁예의 침전이 있는 궁예봉. 예전에 저기 궁예봉 왼쪽 능선으로 하산할 때 식겁한 기억이 있다.

 

내 땅이었으면 좋겠다 싶었던 공터

 

어렵게 궁예봉에서 하산했다. 하산한 지점은 산안고개다. 예전에 길 없는 길을 찾아서 내려갔던 강포저수지 갔던 방향의 궁예능선길을 다시 한번 더 살펴보고 산정호수 주차장으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폭포지대 지나면서부터 일행이 된 젊은 산객과 이런저런 산사랑 이야기를 하면서 포장도로를 따라서 걸었다. 길옆의 풀로 무성해진 빈 공터를 보면서 둘 다 안타까워했다. 이런 땅이 내 거라면. 작은 집 한 채 짓고 살고 싶다고. 주차장에 도착해서 1386 버스 출발시간을 알아보니 한 이십 분쯤 남았다. 바쁘게 화장실에 가서 머리를 감고 옷을 갈아입었다. 하산주 할 시간이 없어서 마트에서 캔맥주 하나를 사서 배낭에 넣고 버스를 탔더니 4시 45분에 정확하게 출발했다. 포천, 송우리 지나는 길이 많이 막혔다. 도봉산환승센터에서 하차해서 식당을 찾아보았지만 들어갈만한 곳이 안보였다. 결국은 옛골토성 입구에 있는 중국집에서 짜장면 한 그릇으로 저녁을 때웠다. 전철 1호선과 4호선, 버스 7211번을 갈아타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9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강포저수지 도하부대 가는 길

 

명성산 아래 이쁜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은 누구.

 

돌담병원?

 

도봉산역앞에 있는 중국집에서 짜장면으로 저녁을 먹었다.

 

 

<램블러>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