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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설악산 천불동계곡

정바우 2023. 10. 27. 18:05







산행개요

 

- 산행일 : 2023.10.26(27일 역방향으로 하산)

- 산행구간 : 소공원~비선대~희운각대피소

- 거리 : 9.2km

- 소요시간 : 5시간 06분

 

 

구간시간

 

12:50   소공원

13:43   비선대 

15:45   양폭대피소

17:29   무너미재

17:56   희운각대피소

 

    *27일 하산은 동일코스 역방향으로 하산

 

 

산행후기

 

 

카톡에 공룡방을 만들고 설악산 공룡능선을 넘기로 했다. 회원은 3명. 늦여름에 시도하다가 폭우로 설악산국립공원이 입산통제가 되어서 실패했다. 다시 시도하려고 새로 지은 희운각대피소를 예약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일정의 2일 차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고 되어 있었다. 큰 산 날씨는 그때가 되어봐야 알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10월 26일 설악동 소공원을 출발하면서 산행이 시작되었다. 

 

 

소공원에 들어서니 날씨는 전형적인 가을날씨였다. 비록 연무가 조금 있어서 선명한 시야는 확보되지 않았지만 오늘 걷는 구간 대부분이 천불동이므로 멀리까지 보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연무가 낀 바위봉우리가 더 아름답지 않겠냐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소공원에서 보는 외설악 모습이 신비하게 보이기까지 하였다. 평일인데도 소공원에는 가을 구경을 나선 사람들로 붐볐다. 신흥사 구간을 지나서 와선대로 가는 길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었다. 또랑이 있어서 단풍이 더 선명해 보였다. 바위봉우리는 단풍으로 치장을 하고, 둘러싸인 안개로 동양화를 그리고 있었다. 감탄을 하면서 걷는 길이라서 속도가 나지 않았다. 비선대를 지나서 천불동으로 들어서니 경치는 더 좋아졌다. 말 그대로 가을가을하는 풍경이었다. 양폭에서 잠시 쉬었다. 폭포 여풀때기로 나있는 긴 철계단을 지나고 무명폭포에 도착할 즈음부터는 단풍이 색을 잃어가고 있었다. 오름길에 숨을 돌릴 겸 뒤돌아보면 천불상이 구름과 희롱하고 있었다. 무너미재 가파른 길을 올라섰더니 희운각대피소에서 연락이 왔다. 어디냐고. 시계를 보니 오후 6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입장료가 폐지되고 나서부터는 통행이 자유롭다.

 

날씨가 흐려서 오히려 수묵화처럼 신비롭다.

 

산주인께 인사를 드리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가을이 내려 앉은 또랑

 

비선대 계단

 

비선대 음각을 지난번 이길로 지날 때 처음 보았다.

 

비선대에서 산을 지키는 신장들. 장군봉이 위엄스럽다.

 

천불동계곡 초입의 단풍

 

올라갈수록 풍경은 점입가경이다.

 

바위벽에 터를 잡은 소나무가 의외로 곧다.

 

오늘 같이 동행한 사현과 병표

 

양폭과 음폭으로 들어가는 계곡의 초입 양폭대피소에서

 

조그마한 양폭대피소

 

양폭

 

천당폭포

 

깔딱고개를 치고 올라오니 무너미재가 기다리고 있었다.

 

내일 올라가기로 한 신선대 3봉이 뾰족하게 서서 우리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희운각에서 방배정을 받고 물을 사서 취사장으로 갔다. 사현이가 준비한 소고기 비빔밥과 병표가 가지고 온 돼지불고기, 조금씩 가지고 온 반찬으로 저녁을 맛나게 먹었다.  커피 한잔씩 마시고 배정된 숙소로 들어갔다. 1인당 배정되는 공간이 매우 넓었다. 이 건 뭐 오성급 호텔이었다. 아홉 시가 조금 넘어서 소등이 되고 잠을 청해보았지만 정신은 말똥 말똥 해지기만 했다. 난방을 세게 한 모양인지 공기가 더워서 옷을 입고 잠들기는 그른 것 같아서 바지도 벗고 상의도 벗고 나서 팬티와 러닝 바람으로 잠을 청했다. 1인실이고 불이 꺼져 있기 때문에 남들을 배려할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밤에 두어 번 일어나서 화장실을 다녀오기도 하고 바람도 쇠고 왔다. 화장실은 수세식이었다. 순환식 화장실이라는데. 산 위 대피소 화장실이 수세식이라서 할 말을 잃었다. 3시쯤 하늘은 별을 보여주었는데, 네시쯤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공룡능선을 넘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시름이 깊어졌다. 6시에 아침을 먹고 났는데도 비가 그칠 것 같지 않았다. 대피소에서 묵은 사람들 대부분이 비옷을 입고 하산을 한다고 길을 나섰다.

 

하산을 하면서 마주친 천불동계곡은 비에 젖어서 어제와는 사뭇 달랐다.

 

구름과 바위의 진한 애무

 

물기를 머금은 단풍이 더 화려해졌다.

 

아쉬워서 다시 보는 풍경들

 

 

청소와 소독을 한다고 대피소를 나가라는 방송이 있고 나서도 비가 그치지 않기에 아쉽지만 하산하기로 했다. 비옷을 입고 무너미재에서 천불동으로 내려갔다. 많이 내리는 비는 아니었지만 길이 미끄럽기 때문에 조심조심해서 내려갔다. 올라갈 때 못 보았던 꽃을 내려갈 때 보았네. 시 한 구절을 흥얼거리면서 비 내리는 천불동 풍경을 구경하면서 걸었다. 맑을 때 천불동 모습과 비 올 때 천불동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산과 계곡의 분위기가 완전히 틀렸다. 기기묘묘한 돌 봉우리를 구름이 애무를 하면서 지나가고 나면 바위벽에 붙은 단풍이 화려하게 화장을 한 말끔한 모습으로 유혹을 했다. 밤사이에 내린 비로 인해서 계곡의 수량이 많아졌다. 폭포도 힘찼다. 어제 올라오면서 쉬었던 양폭 대피소로 다시 들어가서 시간을 죽였다. 서울 올라가는 차시간은 이미 앞시간으로 조정했었고. 시간이 많으니 빨리 걸을 필요가 없어서 노닥거리면서 하산했다. 비선대에 도착했더니 단풍은 어제보다 더 많이 물이 들은 듯했다.

 

항구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삼식이 매운탕 안주로 하산주를 했다.

 

 

설악동에서 택시를 타고 설악항으로 갔다. 택시기사의 추천으로 삼식이 매운탕을 하는 집으로. 주인이 바쁜지 처음 한 번 얼굴을 보이고는 서빙하는 사람들이 달랐다. 나중에 알고 보니 주인장 부부가 병원으로 가고 옆집에서 도와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삼식이 매운탕은 얼큰하니 좋았다. 소주 2병, 맥주 2병을 나누어 마시고 택시를 타고 속초시외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동서울 가는 버스를 타고 바로 잠이 들었다. 다음 세 번째 도전 때는 공룡을 넘을 수 있을는지. 나야 홀로서 자주 공룡을 넘기도 하고 설악산 다른 곳도 오르기도 하지만. 같이 간 둘은 많이 아쉬웠나 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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