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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은일자 : 2016.6.24
○ 걸은구간 : 송정해변~임랑해변(1구간2코스 및 3코스)
○ 걸은거리 : 29.9 km
여행후기
아침 4시에 일어나서 밖을 내다보니 비가 오고 있었다. 오늘도 상당한 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아침을 먹으려고 반바지 차림에
모텔을 나섰다. 어제 저녁을 먹은 돼지국밥집 아래층에 있는 편한밥상집에 들어갔는데 손님은 나 홀로였다. 아침 식사로 뭐가 좋
으냐고 주인에게 물어보니 재첩국이 좋다고 했다. 제첩국과 막걸리 한병을 시켜서 아침을 먹는데 손님들이 몇 명 들어왔다.
공사판에서 일하는 분들인 것 같았다. 이 정도의 품질이면 매일 먹어도 괜찮을 듯 했다.
아침을 먹고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7시에 여행길에 올랐다. 비는 점점 더 많이 왔다. 영국의 브렉시트를 슬퍼함인지 모르겠지만
추적 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 용궁사를 목표로 걸었다. 길 안내가 허술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용궁사 입구를 찾았다. 비가
억수로 내린다. 등산화를 벗어서 배낭에 집어넣고 등산샌들로 갈아 신었다. 산죽길 입구를 찾아서 가다보니 극락암 입구였다. 진즉
극락암 표식대로 걸었으면 좀 더 좋은 길을 걸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둥번개가 치는 무시무시한 날씨에 용궁사로 들어섰다.
비 맞고 관음보살님께 삼배를 드리고 내려오다가 동해 용왕님께도 삼배를 드렸지만 빗 줄기는 더욱 세찼다. 바닷가에 모셔진 지장
보살님께 삼배를 드려야 하는데 세찬 빗줄기 때문에 엄두가 안났다. 기다려도 비가 그칠 것 같지 않아서 배낭을 내려 놓고 우산도
내려 놓고 비를 맞으면서 지장보살님께 삼배를 올렸다. 오늘은 아내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부처님께 기원했다. 관세음보살님과
용왕님 그리고 지장보살님께 소원을 빌었으니 그리될 것이다. 또 하나의 작은 소망을 기원했는데 딸과 아들이 행복한 인생을 살아
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기원이었다.
오랑대는 어떨결에 지났고 비는 계속 내렸다. 어디 잠시 쉴 곳이 있나 살펴 보았지만 아무도 없는 길만 횅하니 앞에 열려 있었다.
비오는 길을 걸어걸어 갔더니 대변항에 도착했다. 아침은 먹었고 점심시간으로는 일렀지만 대변항 하면 멸치 아닌가? 메뉴에 멸치회라는 아내판을 보고 무작정 들어가서 값을 물어보니 대부분 음식이 2~3만원 이상이었다. 혼자인 나그네이니까 깍아달라고 했더니
멸치찌게를 만원에 해주겠다고 했다. 값을 흥정하는 것은 여행자의 권리이고 의무라고 생각한다. 맛있게 먹고 나오면서 주인장에게
음식값을 다 2인분 이상만 적어놨으니 혼자 여행하는 사람은 밥도 못 먹겠다고 했더니 주인장 왈 "그려면 1인분 값을 적어 놓으면
2명 이상이 와서 1인분 해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는냐"고 오히려 반문한다. 그럴듯하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주인장은
한 술 더 떠서 나처럼 혼자인 사람은 흥정을 하면 될 거 아닌냐고 했다. 내 같이 얼굴 뚜꺼운 사람이나 흥정을 하지 보통 사람들은
말도 못할 것인데...
비는 계속내린다. 샌들을 신은 발 뒷굼치가 아프기 시작했지만 등산화로 갈아 신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황학정 까지는 잘 갔지
만 이후 길 표식을 찾지 못해 꾸역꾸역 간 길이 나중에 되돌려 생각해보니 그냥 국도로 내뺀 것이었다. 한번의 실수로 죽성리왜성을
지나치고 말았다. 그렇지만 죽성성당을 본 것으로 만족해야 할 수밖에. 죽성성당을 사진에 담다가 사진기를 고장내고 말았다.
비오는 날에 비 맞으면서 사진을 찍다보니 기계에 무리를 준 것이 틀림없다. 기장군청 까지 지나가는 차와 실갱이를 하다가 중간쯤에
해파랑길 이정표가 나타나서 유추를 해보니 황학정 부터 길을 잘 못 들었던 것 같았다.
기장군청 부터 이동항 까지는 차로를 따라 걷는 길이었다. 이동항 이후는 바닷가 길로서 매우 운치가 있는 길이었다. 임랑해변에
들어서니 갈맷길 시작이라는 표식이 있었다. 지금 까지의 길은 해파랑길 표식 보다는 갈맷길 표식이 더 많아서 많은 도움이 됐는데...
임랑해변 입구에서 조금 더 걸어가니 왼편에 "정훈희 김태화의 꽃밭에서"라는 건물이 있었다. 사진 몇장을 찍어서 아내에게 보내고
오늘 유숙할 모텔을 찾았으나 민박집 외는 없었다. 월내 까지 계속 걸어갔으나 모텔은 없었다. 월내는 고리원자력발전소 입구 마을
이었다. 마트에 들려 모텔지역을 물었더니 이 곳은 모텔 허가가 나지 않는 곳이라고 했다.
큰 찻길 즉 국도로 나가서 기장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가 빈 택시가 오길래 잡아타고 기장 가자고 했더니 택시 기사가 이런
저런 질문을 했다. 월내에 모텔이 없어서 기장 간다고 했더니 일광에 모텔이 있다고 했다. 일광에 도착해서 모텔을 고르다가 캐슬
이라는 모텔에 들어가 숙박비를 물어보니 4만원이라고 했다. 좀 깍자고 했더니 현금가라서 그럴수 없다고 했다. 하루종일 비 맞은
옷을 빨아서 걸어 놓고 모텔앞 식당에 들어가서 추어탕을 먹었다. 반주로 소주도 한잔했다. 내일은 어차피 친구 딸내미 결혼식에
참석해야하니 늦게 일어나서 늦게 모텔을 나서면 되니까. 모텔 주인장에게 퇴실 시간을 물어보니 낮 12시 전에 나가면 된다고 했다.
여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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