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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선자령에 가다

정바우 2023. 12. 25. 14:53

 

곤지봉 바람의 언덕. 어느 봄날에 소황병산에서 저리로 해서 대간길을 걸었는데..

 



산행개요
 
- 산행일 : 2023.12.25
- 산행구간 : 대관령마을휴게소 주차장~선자령~대관령마을휴게소 주차장
- 거리 : 11.7km
- 소요시간 : 4시간 15분
 
 
구간시간
 
09:39   대관령마을휴게소 주차장
10:11   국사성황당   
10:35   샘터 
11:30   한일목장 입구

12:10   선자령
13:20   무선표시소

13:54   대관령마을휴게소 주차장  
 

 

산행후기
 
대관령마을휴게소 주차장에는 차량들이 차기 시작했다. 계획된 도착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지만 마감시간은 그대로 오후 3시까지 주어졌다. 휴게소 데크에 있는 탁자에서 산행준비를 했다. 스패츠를 차고, 아이젠을 신었다. 아이젠 발판을 살펴보니 많이 닳았다. 이것도 돈이라서 자주 바꾸지는 못하겠다. 조금 조심해서 걸으면 괜찮을 것 같지만 등산장비 보관창고를 뒤져서 새것을 찾아보아야 하겠다. 선자령 등산로 초입인 국사성황당 입구에서 산행대장이 능선길을 막고 서서 계곡길로 안내했다. 능선에는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하산할 때 그리로 내려오라고 했다. 산행길은 넓은 차도에 눈이 덮여서 걷기 좋았다. 길도 오르막 없이 평탄한 길이었다. 국사성황당 주차장에서 국사성황당 건물을 살펴보고는 바로 산길을 따라서 약간 오르막길로 들어섰다. 쭉쭉 뻗은 나무들과 바닥에 쌓인 눈이 잘 어울렸다. 고개에 도착했다. 잠시 쉴까 하다가 재궁골삼거리 안내표시를 따라서 내려갔다.

등산로 초입의 모습. 산행대장이 계곡길로 안내하고 있다.

 

국사성황당

 

 

 

언덕에서 재궁골삼거리로 내려가는 길 왼쪽으로는 잘 조림된 숲이 있었다. 눈을 발아래에 깔고 겨울을 나는 나무들을 보면서 기왕 사는 삶. 꿋꿋하게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궁골삼거리에서는 어딘가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는 길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선자령 쪽으로 길을 잡았다. 선자령 둘레길에 조성된 나무들은 각각 다르게 군락을 이루도록 계획적으로 조성하였음을 알 수 있게 했다. 눈 덮인 길을 홀로 걷는 재미가 솔솔 했다. 그러다가 보니 샘터에 도착했다. 어디가 샘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개골창에는 물이 많았다. 길바닥에 산죽 싹인지 희한한 모습의 파란 줄기가 보였다. 한일목장 입구까지는 꾸준한 오름길이 계속되었다. 바람과 습기가 조화를 이루었는지 나목 가지에는 상고대가 열려 있었다. 상고대와 풍력발전기가 묘한 조화를 이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일목장 입구에 도착했다. 너른 공터였다. 배낭을 내려놓고 빵과 커피를 커내서 요기를 했다. 뜨거운 커피를 마시면서 선자령 비알을 바라보니 파란 잎을 달고 있는 나무에 눈이 덮여서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보였다. 오늘이 크리스마스 날이구나. 

 

산죽 씨앗이 올라오는 것인가?

 

눈길을 홀로 걷는 자의 행복을 한 껏 누렸다.

 

샘터라는데...   개골창에 물은 많았다.

 

수종을 달리하는 나무들을 군락으로 조성해두었다.

 

간혹 어린 주목들도 보였다. 아마도 조림을 한 모양이다.

 

상고대와 풍력발전기

 

아름다운 길

 

 

한일목장 입구

 

선자령 비알

 

 

백두대간 곤지봉 쪽의 바람의 언덕

 

 

 

 

한일목장 입구에서 쉬었다가 잘 나 있는 임도를 따라서 선자령 올라가는 곳으로 갔다. 왼쪽은 백두대간 곤지봉에서 오는 길이고 오른쪽은 백두대간 선자령으로 가는 길에서 바람의 언덕 풍경을 바라보았다. 눈이 시원해졌다. 이제 선자령까지는 한 번의 용만 더 쓰면 올라갈 것이다. 올라가는 길은 눈이 쌓여서 미끄러웠다. 내려오는 산객들과 비좁은 길을 나누어서 걸었다. 선자령 정상 초입에는 바람이 매우 심하게 불었다. 날려 갈 것만 같았다. 작전상 잠시 후퇴해서 복면과 목도리를 했다. 선자령에 올라갔다. 정상석 앞에는 긴 줄이 서있었다. 인증사진을 찍으려고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이 존경스럽기까지 하였다. 나는 잠깐 틈이 날 때 재빠르게 맨 돌 사진을 찍고 하산했다.

 

선자령 정산 직전의 모습

 

바람의 언덕에는 바람개비가 열씸히 돌고 있었다.

 

여기서 작전상 후퇴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다시 올라갔다.

 

정상석 인증을 하려는 대기줄

 

오늘로서 네번째 보는 백두대간 선자령 정상석

 

선자령의 바람개비

 

 

선자령 정상에서 하산을 하기 시작했다. 나무가 없는 초지에는 눈이 한가득했다. 며칠 전에 있었던 강풍의 흔적이 아직도 일부 남아 있었다. 찢어진 텐트가 나무에 걸려 있었고 부러지고 접힌 폴대도 숲사이에 널려 있었다. 텐트가 쳐졌던 곳에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있었다. 그 밤에 얼마나 무서웠을꼬.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실린 눈이 콧등을 때려서 오른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옆으로 서서 삐딱하게 걸었다. 과연 선자령은 바람의 나라였다. 숲 속으로 들어갔더니 바람이 멈추었다. 눈썰매를 타고 내려가는 백패커 때문에 위험해서 자꾸만 뒤돌아보게 되었다. 뚜벅이들을 위해서 좀 참았으면. 다시 대관령마을휴게소에 도착했다. 산행에 사용했던 장비들을 풀어서 정리했다. 배낭을 말끔하게 정리하고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주문하고 기다리려면 하세월이겠다 싶어서 다시 밖으로 나왔다. 배낭에 숨겨두었던 빼갈을 꺼내서 단백질바 안주로 홀로 하산주를 했다. 버스에 올라가서 시간을 살펴보니 출발시간이 아직도 30분이나 남았다. 선자령에서 하루는 즐거웠다.

 

허허벌판이라서 바람이 매우 셌다.

 

묘목장

 

 

 

 

 

<램블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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