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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계방산에 눈이 내린다

정바우 2023. 12. 30. 20:54



 

 

 

산행개요
 
- 산행일 : 2023.12.30
- 산행구간 : 운두령~계방산 정상~계방산주차장
- 거리 : 9.1km
- 소요시간 : 4시간 32분
 
 
구간시간
 
10:13   운두령
11:31   전망대   
12:02   계방산 정상 
14:36   아랫삼거리

14:45   계방산주차장

 

 

산행후기
 
운두령은 차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평창에서 올라가는 길 오른쪽에는 운두령 한참 아래에서부터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우리가 타고 간 버스 말고도 다른 산악회에서 온 버스도 많이 보였다.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스패츠, 아이젠을 하고 스틱도 꺼냈다. 10여 분에 걸쳐서 산행준비를 하고 계단을 올라가면서 산행이 시작되었다. 시작부터 상고대가 열린 나목이 반겼다. 계단 끄터머리에서 뒤돌아보니 운두령에서부터 흘러가는 한강기맥도 눈이 덮여 있었다. 산객들이 많아서 나래비를 서서 걸었다. 초반에 몇 번은 추월도 해봤다. 그러나 금방 힘에 부쳐서 그만뒀다. 눈길에서 오르막길을 만나면 더 힘이 들었다. 몇 번의 오름길이 끝나고 나서 전망대가 있는 계방산 전위봉에 올라가긴 했는데, 아무것도 안 보였다. 실망한 마음을 접고 다시 길을 나섰다. 계방산 정상부에 가까워질수록 나무에는 빙화가 열리기 시작했다. 계방산 정상 주위는 온통 하얬다. 땅에는 눈이 있었고, 나무에는 얼음꽃이 피었다. 정상석 앞에는 긴 줄이 서있었다. 정상석 사진을 멀찍이서 한 장 구했다.

 

운두령 주차장에 차를 대지 못한 사람들은 도로 갓길에 차를 주차하고 산행을 간 모양이었다.

 

홍천쪽의 모습

 

평창쪽의 모습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빙하가 반겼다.

 

고도를 높이니 온통 구름속이다. 간혹 눈발이 날리기도 했다.

 

전망대가 있는 전위봉

 

운두령 3.1km 계방산 1.0km

 

곰탕속에서 나무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정상부가 가까워지면서 빙하가 열리기 시작했다.

 

풍경에 빠진 산객

 

정상의 술렁거림이 느껴졌다.

 

힘들게 한 장 건진 정상석의 모습

 

내려가기가 싫은 산객들

 

나는 저길로 내려갔다.

 

 

 

정상부의 모습을 감상하다가 어디로 내려갈지 잠시 고민을 했다. 주목군락지 방향으로는 몇 해전 여름에 내려간 적이 있으니까 오늘은 계방산주차장으로 바로 떨어지는 중앙에 난 길로 하산하기로 했다. 정상부에서 바로 연결된 목재계단으로 가서 하산을 시작했다. 주변에는 빙화가 만발했다. 바람이 불면서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작은 싸락눈이 수평으로 날아와서 볼때기를 때렸다. 뭔가 조치를 해야 하긴 하는데, 바람과 추위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아서 조금 더 내려가서 방한조치를 하기로 했다. 커다란 나무가 있는 평평한 곳이 나와서 배낭 속에 있는 얇은 우모복고 고어텍스잠바를 꺼내 입었다. 눈이 싸락눈에서 함박눈으로 바뀌었다. 습기가 있는 습설이라서 눈이 몸에 달라붙었다. 더워서 고어텍스잠바에 달린 모자를 몇 번 벗었더니 우모복 모자가 젖었는지 머리와 목이 축축해지기 시작했다. 

 

 

 

 

내려가면서 생각해 보니 오늘은 하산길을 잘 못 잡은 모양이었다. 정상에서부터 아랫삼거리까지, 즉 시작부터 끝까지 능선을 고집하는 길이었다. 능선길은 대세는 하산길이지만 중간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곳이 많다. 눈 때문에 발이 무거워서 지친 데다가 오르막이 나오면 발을 들었다가 놓는 게 힘이 들었다. 그래도 눈 오는 날 산길을 얼마 만에 걸어보는가. 호사스러운 산행을 하는 날이니 그 정도는 참아야 하겠지. 계방산 정상에서 두 시간 반이나 걸려서 아랫삼거리로 하산했다. 아랫삼거리에서 아무 생각 없이 다리를 건너서 계속 가다가 보니 아무래도 이상했다. 찻집에 들려서 주차장을 물어보니 온 길로 되돌아가라고 했다. 그제야 주차장이 있는 곳이 생각이 났다. 예전에 주목군락지로 하산하면서 주차장 화장실을 들린 적이 있었다. 눈이 계속 내려서 남의 집 정자 처마 아래에서 겨우 배낭정리를 하고 버스에 올라갔는데 우모복이 젖어서 난감했다. 겉이 젖은 고어텍스잠바를 다시 꺼내서 입고 버티기로 했다.

 

계방산은 눈이 많이 오는 산인 모양이었다.

 

산신령이 던진 부적이라는데. 왼쪽에 사람 얼굴 모습이 보이기는 하는데.

 

이런 모습이 심설이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야 했었는데, 다리를 건너서 쭉 내려가다가 되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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