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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  요


     - 구간 : 8구간(삿갓재대피소~빼재)

     - 인원 : 바우 홀로

     - 일자 : 2016.8.21


○ 여  정


      04:20    삿갓재대피소 출발(산행시작)

      05:35    무룡산

      06:41    기림봉(?)

      07:23    동엽령

      07:23~08:03    아침식사

      09:11    백암봉

      10:36    횡경재

      11:32    지봉

      12:45    대봉

      12:45~13:15    점심식사

      13:55    갈미봉

      14:46    빼봉(?)

      15:26    빼재(신풍평, 산행종료)

      18:30    함양시외버스터미널 출발

      22:00    동서울터미널 도착    


○ 후  기


          아침 일찍 잠이 깨서 침상에서 뒹굴다가 산행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오니 추웠다.  다시 대피소에 들어가서 베낭을 풀어서

    바람막이를 꺼냈다. 그 와중에 등산모자 여유분을 흘렸다.  밖으로 나오니 삼태성이 선명하게 보였고 아랫마을의 불빛도 밝았다.

    삿갓봉 위에 있는 달은 왜 그렇게 밝은지.  혼자 나서는 길이기 때문에 밤짐승이 길을 막지 말라고 휴대폰 음악을 틀었다.  무룡산

    바로 아래 전망이 좋은 곳에 이르니 동녘 하늘이 밝아오면서 붉은 빛을 띠기 시작했다. 무룡산에 도착해서 간식을 먹으면서 일출을

    기다렸지만 해는 올라오지 않았다. 조금 더 가서 볼 요량으로 한 오분쯤 가니 나뭇가지 사이로 해가 올라온다. 급하게 철계단 쪽으

    달려가서 일출을 보았다.  해는 산위로 뿅하고 떠오르는 오메가였는데 올라오는 해 윗면을 구름이 잡아먹고 있었다.  그렇지만

    근래에 이렇게 선명한 일출을 본 기억이 없다.


         세상은 밝은 햇빛을 핑계삼아 잠을 깨고 있었다. 반대편 장수쪽은 아직도 운해가 덮여 있었고 산들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무룡산 부터는 길이 좋았고 길섶의 풀들도 이슬을 머금지 않아서 걷기 좋았다.  이른 아침 아무도 없는 덕유 능선을 걷고 있는

    자의 행복감을 누가 알랴마는 혼자서 즐겁다.약간의 오르막이 있었지만 대세 하락길이 동엽령 까지 이어졌다.  동렵영에 도착

    하니 부부 한팀이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도 그 옆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아침상을 펼쳤다.  아침상이래봐야 어제

    대피소에서 구입한 햇반 하나와 참치캔 그리고 준비해간 생멸치와 양파 뿐인 것을. 조금 지나니 등산객들이 모여 들었다.

    얘기들을 들어보니 빼재를 출발해서 이 시간에 동엽령에 도착한 사람들이다.  도대체 몇시에 출발했기에.  잠들도 없나?


        벡암봉에서 주능선길을 버리고 신풍령 표식을 따라 갔다.  앞으로 갈 길은 11키로미터.   송계사로 내려가는 횡경재 까지는

    대체로 순한 길이었는데, 별 특징은 없었다.  단지 나무 그늘이 많아서 시원했다는 점 밖에는.  봉과 봉 사이 안부는 억새와

    미역줄기 등 성가시게하는 풀과 잡목이 많아서 지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지봉 헬기장에 올라가니 더워서 그늘에 숨고만 싶었다.

    지봉을 지나면서 갈 길을 보니 대봉이 우뚝하게 서 있었다.  대봉 가는 길은 억새가 길을 막았다. 곳곳에 피어있는 엉컹퀴 꽃이

    예뻣지만 한 낮의 더위에 코를 박고 오르는 대봉 올라가는 길은 죽음의 길이었다.  대봉을 잠깐 벗어나니 그늘이 있길래 점심상

    을 펼쳤다.  더위에 지쳐서인가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물에 말아먹으려고 물을 찾았지만 베낭 안에 있어서 귀찮은 마음에

    포카리를 밥에다 붓고 고추장을 한 숟갈 넣어서 휘 저어서 양파와 함께 먹으니 이게 별미라.   배를 채우고 또 다시 길을 나섰다.

    

        이후에도 산길은 수 없이 많은 오르막과 내리막길 연속이었다. 오후가 되니 날씨가 더워서인지 몸이 지쳐갔고 어젯밤에

    찬바람에 떨은 몸에 감기 기운도 돌았다.  춥고 덥고.  안그래도 부실한 몸이 한계에 부닥친지도 모르겠다. 쉬면 놀며 가다가보니

    차소리가 들리는 곳에 또 까칠한 봉우리가 있었다.  올라가보니 이정표에 누가 빼봉이라고 써놨다. 남은 먹거리를 모조리 먹어

    치우고 물도 다 마시고 빼재로 내려 갔더니 고갯길 절벽을 우회해서 내려가도록 길을 만들어 놓았다. 


        빼재에 도착하니 수령이라고 쓰여있는 돌 표지석이 있었다.  버스 시간을 검색해보니 빼재마을 종점에서 5시5분에 거창 가는

    시내버스가 있다고 했지만 초행길에 빼재마을 버스 종점 찾기도 어렵고 덥기도 해서 신창택시에 전화를 걸었더니 2만5천원에

    태워 주겠다고 했다.  막상 거창에 도착하니 미터기로 근 3만원이 나왔다. 더 드리려고 했더니 택시 기사님이 돈 쓸일도 많을

    텐데 약속대로 2만5천원만 달라고 했다.   목욕탕에 들려서 이틀간 찌든 몸을 씻고 시외버스터미널에 가서 예약한 차표를 교부

    받은 후 음식점을 찾으니 다들 문을 닫았다.  지나가는 사람이 말하기를 여기는 일요일은 다들 문을 닫는다고 헸다.  한참을

    헤매다가 고기집으로 들어갔더니 냉면이 된다고 했다.  이제까지 먹은 냉면중에 가장 맛있는 냉면을 먹고 거창을 떠났다.



○ 산행사진



아침에 대피소를 나왔더니 하늘에 별이 가득했다




밝게 빛나는 달이 온 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하늘은 달빛을 받아서 푸르게 빛났다




여명




아직도 달빛이 지배하고 있는 세상










빛나는 일출



나뭇가지 사이로 불났다



남덕유산과 서봉에 햇빛이 강림했다




낮게 깔린 운해가 고을을 덮었다



태양 아래

저 멀리 가야산 불꽃이 보인다








혼자서 걷는 아침 길은 이랬다





넘실거리는 산하




저 멀리 지리산도 보이고















대봉 오르는 길은 더워서 죽음의 길이 되었다






지봉 뒤로 향적봉과 덕유고원







빼재

여기서 오늘 산길을 접었다



수령 = 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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