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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은일자 : 2017.6.15
○ 걸은구간 : 정자항~나아해변~감포항(10코스,11코스)
○ 걸은거리 : 32.9km(버스이동 6.3km포함)
여행후기
6.14일(수) 동서울터미널을 출발한 심야버스가 새벽 네시에 울산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운전기사가 한밤이라서 쉬지않고 달린탓인지 예정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다. 정해진 시간이 있는 나로서는 달갑지 않았지만. 졸다가 깬 다음이라서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내리니 터미널 구내에 우동 라면을 파는 집이 벌써 문을 열고 있었다. 나는 국밥이 먹고싶어서 터미널 길건너, 정확히 말하자면 고속버스터미널 건너편이 되겠는데, 국밥집에 들어가서 돼지국밥을 시켰다. 국밥에는 돼지 냄새가 나서 내 입맛에는 맞지않았지만 오늘 걸을 일정을 생각해서 꾸역꾸역 한그릇을 다 비웠다. 롯데호텔앞으로 가니 버스정류장이 있었지만 이른시간이어서인지 시내버스가 다니질 않았다. 서울이었으면 새벽 4시 부터 버스들이 요란하게 다닐텐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업도시라도 서울 사람들 처럼 바쁜 사람들이 없는가 보다. 아까 국밥 먹은 곳에 있는 정류장에 다시 가보았지만 버스 이정표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오리무중이다. 아침으로 먹은 국밥이 몸에 맞지않았는지 속이 불편했다. 고속버스터미널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롯데호텔앞 버스정류장(정식명칭은 시외고속버스터미널정류장) 에 다시 갔더니 북구청 남문 가는 버스가 도착했다. 정류장에 비치된 차량 도착시간 기준보다 20분이나 빨리 도착했다. 스마트폰 앱에도 20분 남았는데... 디지털정보를 너무 신뢰할 필요가 없다는게 증명된 사례. 차 시간을 정리하자면 롯데호텔앞 정류장 6시11분 453번 버스 승차, 북구청 남문 6시 11분 마을버스 환승해서 6시 55분 정자항에 도착해서 지난번 멈추었던 해파랑길을 다시 걷게 되었다.
햇빛이 찬란해서 눈이 부셨고 온 몸에 따사로움으로 다가왔다. 그늘에 들면 시원하지만 햇볕 아래서는 뜨거웠다. 바닷가길은 항구의 시멘트 바닥에서 반사되는 빛과 먼지없는 청정한 공기를 통해 직사되는 자외선이 지친 몸을 더욱 괴롭혔다. 정자가 나올때마다 쉬어가니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오늘은 해파랑길을 걷는 2팀을 보았는데 연속으로 가는 것이 아니고 주요 구간만 잠깐 들리는 사람들이었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작년에 걸을때는 한사람도 못봤었는데. 아마도 해파랑길에 대한 인지도가 상당히 올라간듯해 보였다. 날씨가 보통이 아니다. 해안길을 걷는데도 숨이 턱턱 막힌다. 다행이 경주구간은 경주시에서 신경을 썼는지 길안내가 잘되어 있어서 여행객의 불편을 많이 덜어줬다. 읍천항에서 점심을 먹었다. 물회와 횟밥을 파는 집이 붙어 있었는데 오른쪽 집에 들어갔다. 뭘 먹을까 고민을 하는데 주인장이 날씨도 더운데 물회 먹으라고 한다. 그럽시다하고 물회를 먹긴 먹었는데, 얼음하고 야채 빼고나면 회도 별로 없는데. 그것을 15,000원 주고 먹었다니 아깝다. 바닷가는 물가가 비싸다. 손님이 없어서 단가를 올려서인지는 몰라도. 특히나 홀로 손님을 박대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제까지 오는 길은 화암주상절리와 양남 주상절리를 보는 맛이 솔솔했다. 일부구간은 단체객들이 길을 점령하고 있어서 걷기가 거북했지만 다행이 짧은 거리였다. 몇년전 이 길을 지날때는 부채꼴 주상절리가 멋있었고 전망대가 잘 만들어져있었는데... 지금은 높은 전망대를 다시 만드느라고 통제를 해놓았다. 곳곳에 공사를 하고 있어서 주상절리를 통과해서 읍천항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길을 막아놨다. 다시 돌아가야만 했다. 아무리 공사를 하더라도 여행객의 편의를 감안해줬으면 좋겠다. 나아해변으로 가니 길은 원자력발전소 때문에 막혔다. 해파랑길 안내표시는 나아리 버스정류소에서 멈췄다. 정류소에 도착하니 방금전에 버스가 떠나고 말았다. 한시간여를 기다리는데 노선에 없는 버스가 오길래 얼른타고는 문무대왕릉에 가느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 역시나 디지털을 맹신하면 안된다. 아직도 세상의 큰 축은 아날로그다.
버스에서 안내하는 문무대왕릉은 봉길해수욕장이다. 버스 기사에게 물어보지 않았다면 내리는 곳을 놓칠뻔했다. 봉길 해수욕장에 도착해서 사이다 한 캔을 사먹으면서 가게를 지키는 여주인과 할매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사진을 찍으려고 바닷가로 나가니 굿판이 벌어져 있었다. 신령스러운 분이 모셔져 있으니 굿판이 벌어질만도 하지. 가게 할매는 굿판을 싫어하는듯 했다. 굿이 끝나고 나면 과일등이 버려진다고 했다. 천지불인 성인불인 이만물위초구라. 아무리 정성스러운 제물이라도 제사 후에는 버려지는 것이 인정인지라. 봉길해수욕장에서 길을 요리저리 돌아 감은사지로 갔다. 정문이 아닌 산 비알길로 들어가니 큰 탑 2기가 보였다. 감은사지에서 먼저 온 방문객들을 상대로 설명하는 문화해설사의 얘기를 듣다가 돌아나왔다. 문화해설사의 얘기를 들으니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초기에는 탑이 중요한 경배 대상이었으나 후기로 들어서면서 불상으로 중요한 경배대상이 바뀌었다고했다. 그래선지 금당터도 좁았다. 죽어서까지 나라를 걱정하는 문문대왕의 염원과 같은 신라의 정신이 삼국중 가장 작은 나라인 신라가 통일을 하게되는 원동력이되었다고 했다.
감은사지를 나와서 다시 바닷길로 들어섰다. 바닷길이라고 해서 해안만 따라가는 길이 아니고 찻길도 있고 산길도 있고 해변도 길이 되었다. 경주구간은 짧은 구간이지만 경주시에서 상당한 신경을 쓴듯했다. 날씨는 점점 더워졌다. 찻길옆에 만들어진 데크길에 퍼지고 앉아서 더위가 가시기를 기다려보았지만 어디 그게 쉬울손가. 감포항이 저 멀리 빤히 보였지만 길은 줄어들지를 않는다. 다시 자전거길 찻길을 번갈아가면서 감포항에 도착하니 오후 6시 30분이 되었다. CLOUD9 모텔에 4만원을 주고 짐을 풀었다. 저녁을 먹으로 나오니 횟집에서 호객을했지만 해물은 보기도 싫어서 시내를 한참 돌다가 허름한 음식점에서 순두부찌개로 저녁을 먹고 오늘도 하루를 마감했다. 자기전 샤워를 하고 오늘 입은 찌들은 옷들을 세탁하여 방안 여기저기에 늘어놓았다. 아침까지는 마를기를 바라면서.
여행사진
새벽4시에 포항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저 국밥집에서 돼지국밥으로 아침을 먹었다
롯데호텔앞 버스정류장
정자 정류소
정자항
다시보는 해파랑길
바다... 숨을 깊이 들여마시고
몽돌해안의 낚시대
빨강색은 북진 파란색은 남진
해파랑길 띠지
울산의 배후도시 정자
다시마를 말리고
파도소리길이 시작된다
주상절리도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파도소리길을 꾸며주고 있었다
전망대 공사중
부채꼴 주상절리
읍천항
점심은 물회
나아해변 나아리 버스정류소에서 해파랑길은 끊긴다
문무대왕릉
굿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둥~ 둥~ 둥~
파도도 숨을 죽이는 피리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설
감은사지에는 크다란 석탑이 두개가 있었다
금당터
금당 아래까지 용이된 문무왕이 들게 만든 곳
저 곳이 바다로 나가는 수문인가?
용굴
감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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