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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 : 2018.1.6

- 구간 : 백복령~댓재

- 거리 : 28.8 km

- 소요시간 : 13시간15분


구간시간


04:00   백복령

06:29   원방재

07:10   상월산

08:10   이기령

11:25   고적대

12:50   청옥산

14:35   두타산

17:15   댓재




산행후기



백복령에 도착하니 바람이 사납게 불었다. 하늘에는 밝은 달과 별이 빛났다. 스틱 조정하는데도 손이 시려워서 근근히 준비를 마치고 산으로 들어섰다. 단단히 동여매었지만 차가운 바람에 몸이 떨려왔다. 처음 오르막길은 부드러운 길이었다. 봉우리에 올라서니 왼쪽으로 동해시가지의 불빛이 아름다웠다. 좌측은 급경사 낭떠리지인데 길은 꼭 가로만 나 있었다. 밤길이라서 거칠것이없어서 그냥 냅다 내달렸다. 오름길이 나오면 뒷 사람에게 양보를 하면서. 랜턴이 오래가라고 불빛을 줄였더니 길은 어슴푸레했다. 헬기장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힘 좀 섰더니 땀이 나서 살만했다. 여기서 길은 계속되는 내리막길이었다. 이러다가 바닥으로 완전히 내려가는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이 되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괜한 걱정을 한다. 몇번의 오르내림 후 상월봉에 도착했다. 아직 날은 어두워서 랜턴 불빛에 의지하여 사진 한장 찍고 상월봉을 내려가는데 앞쪽 바다 위가 붉게 물들고 있었다. 랜턴을 끄고 물 한모금 마시고 이기령으로 내려갔다. 이기령 조금 못미쳐서 나뭇가지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았다.


이기령에서 한참을 쉬었다가 갈미봉을 향해 오름짓을 했다. 초입의 길은 참 좋았다. 이런 길만 계속된다면 백두대간길은 걱정이 없겠다. 덕상이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갈미봉으로 올라가는데 가도가도 정상은 나오지 않는다. 힘겹게 정상에 올라가서 사진 몇장을 찍고 길을 재촉했다. 가다가 생각해보니 갈미봉 정상에 몇시에 도착했지? 모르겠다. 갈미봉 일대 북쪽 사면길은 발이 눈속으로 푹푹 빠졌다. 양지바른 쪽 내림길은 마사토 길이 있어서 몇번 미끄러지고. 양지바른 곳에서 간식을 하고 쭉 내려갔다. 무릉계곡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서 고적대로 올라가는 길은 가팔랐다. 힘이 부쳐서 두어발자국 걷고 한번 쉬곤했다. 다행이 앞선 산객이 여성분이라서 핑계삼아 쉬엄쉬엄 걸었더니 고적대 정상이다. 좁은 정상에 산객들이 바글바글하니 어쩔수없이 정상에서 조금 내려온 곳에서 배낭 정리도 하고 물도 마시고 하면서 덕상이가 내려오길 기다렸다. 산객들이 사진에 목숨을 건 듯 했는데 알고보니 블랙야크 인증 샷을 한다고 그랬다. 얄팍한 상술에 짜증이 조금 났지만 내가 뭐 힘이 있나?


고적대에서 연칠성령으로 내려가는 길은 험로 그 자체였다. 눈 얼음 마사토 낙엽 바윗길. 합작으로 산객을 힘들게 했다. 무릉계곡으로 내려 갈 수 있는 곳에 도착했는데 나 혼자다. 이리저리 길을 살펴보고, 35년전 이곳으로 야유회 온 기억도 되새겨 보고. 회사 작업복과 운동화를 신고서 다들 씩씩하게 올라왔던 기억만 남아 있다. 야유회를 이 높은 산꼭대기로 온 그 생각들이 새롭다. 그 때 정선쪽 능선에 누렇게 물든 단풍이 아름다웠는데. 청옥산 올라가는 길은 은근과 끈기를 가져야 한다. 능선은 부드럽지만 길고, 눈 길이라서 속도가 나지 않았다. 말 그대로 한발 딛고 한번 쉬고 하면서 걸었더니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은 넓었다. 온 길을 되돌아보고 여기 저기 구경을 하고 있으니 덕상이가 올라왔다. 둘이서 단체사진을 한 번 찍고 두타산을 목적으로 길을 재촉했다. 청옥산 샘터 쪽은 눈이 길을 덮고 있었다. 물 맛 참 좋은 샘인데.


또 끝없이 내려간다, 건너편 갈미봉에서 볼때에는 부드러운 능선이었는데...  두타산 까지 한 두시간 걸리려나? 무릉계곡으로 내려 갈 수 있는 갈림길에서 식빵과 고구마로 간식을 하고 본격적으로 두타산 공략에 나섰다. 덕상이는 죽겠다고 난리고. 한발한발 올라갔더니 정상이다. 그런데. 내가 아는 정상이 아니다. 옛날 정상석은 한쪽으로 옮겨져 있었고, 새로 만든 정상석이 한 옆에 서 있있다. 묘지도 동그랗게 만들어 놓았고. 한참을 이리저리 구경했다. 오늘 날씨 정말 좋다. 동서남북 거칠게 없었다. 지나온 청옥산 고적대 갈미봉 라인이 아름다웠다. 저 멀리 너울치는 산그리매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사진으로는 표시가 되지 않는다. 아련한 그리움이 넘실거렸다.

저 아래 동해시가 바닷가에서 한가롭다. 저 속에는 삶의 치열함이 있을텐데도.


댓재로 내려가는 길은 오후의 옅은 햇빛을 받아 녹은 눈이 얼음으로 변해 있었다. 내게는 오름길 보다 내림길이 더 어렵다. 통골재로 내려가기전 넓은 공터에서 마지막 식사를 했다. 김가루에 묻힌 밥을 먹었는데 생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보온 밥통에 넣어둔 밥이 추위로 얼은듯 했다. 한 삼십분을 어정거리는 바람에 댓재에 도착했을때 보니 우리가 꼬래비였다. 통골재에서도 몇몇이 블랙야크 인증을 하고 있었다. 햇대등 갈림길에서 바로 댓재로 내려갔다. 대간을 제대로 하려면 마루금을 따라야하는데 하면서도 쉬운길을 택했다. 내가 뭐 백두대간을 에프엠 대로 할 것도 아니고. 댓재로 내려가는 길은 낙옆송 길이었는데 부드러웠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산행대장이 다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얼른 버스에 타라고 했다. 자다가 졸다가 구경하다가보니 아홉시가 넘어서 서울에 도착했다. 산행대장 말로는 오늘 걸은 거리가 28.8km 이지만 실거리는 30km쯤 된다고 했다. 덕상이 말로는 오늘 걸은 거리가 핸드폰에는 33km로 나왔다고 했다. 연신내 할매국밥집에서 순대국 한그릇을 사먹고 집에 오니 식구들은 모두 자고 있었다. 살금살금 씻고 배낭을 해체하고나니 날자가 변경됐다. 노곤하다. 




산행사진



헬기장

백복령(이 쪽 사람들은 백봉령이라고 한다) 에서 힘들게 올라왔다

동해시 쪽의 불빛이 아련하고




급한 내리막 길이 끝이 없었다





해가 뜨려나?





동해바다가 붉게 물 들고 있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일출이








갈미봉에서 한 경치 하는 곳




두타 청옥 라인

아래는 깊고깊은 무릉계곡







갈미봉을 뒤돌아 보고



잽싸게 사진 한장 얻었다




저기가 어딘고?



또 저기는?



고적대에서 내려오는 가파른 길




무릉계 지나서 동해바다 까지

티샷하면 저기까지 공이 날아갈까?






요기는 옛날에 두어번 올라가봤으니 생략




연칠성령 삼거리

옛날 삼척 하장면에서 북평으로 넘어다니던 고갯길





삶은 이렇게 마무리되는 것인가?



흙으로 돌아가는 중



청옥산 정상에 다왔다









새롭게 바뀐 정상석




두타산 정상의 모습




옛날 정상석은 한쪽으로 치워져 있었고




청옥산 고적대 갈미봉 라인




댓재 방향







지나온 청옥산과 두타산





햇대등을 거치지 않고 댓재로 바로 하산



댓재

백복령(백봉령)에서 시작해서 13시간15분 걸린 대장정의 마무리를 여기 댓재에서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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