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낙동정맥

낙동정맥(석개재~답운치)

정바우 2018. 11. 26. 09:05





산행개요


- 산행일 : 2018.11.24

- 구간 : 석개재~답운치

- 거리 : 26.2km(접속구간없음)

- 소요시간 : 10시간25분(접속구간없음)





구간시간


03:40   석개재

04:45   묘적봉갈림길

05:15   용인등봉(1124m)

05:55   문지골갈림길

06:40   삿갓봉(1119.9m)

08:03   백병산갈림길

10:45   승부산(934.8m)

11:25   840봉

11:40   한나무재

11:51   850봉

12:13   진조산(908.8m)

12:45   굴전고개

14:05   답운치




산행후기


석개재에 도착하니 하늘에는 희뿌연 달이 떠 있었고, 별도 몇 개가 보였다. 날씨가 조금 흐린 듯 했는데 구름을 뚫고 희뿌옇게나마 달빛이 반겨주어서 그나마 쓸쓸한 마음을 달래주는 듯 했다. 석개재에서 출발하는 오름길은 조금 가파른 듯 했지만 금방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쌀쌀한 날씨 덕분에 걸음에 힘이 실렸다. 좁은 길이기 때문에 작은 나뭇가지가 얼굴을 때렸다. 계속되는 오르내림길이 있었지만 등로에 깔린 낙엽 때문에 발은 편했다. 가끔씩 긴 내리막이 나타나면 미끄러웠다. 흙은 부드럽고 그 위에 두꺼운 낙엽이 깔렸기 때문에 매우 미끄러워서 조심해야 되었다. 등로 좌우로는 키 작은 관목이 많았다. 싸리나무 진달래나무가 있었고, 가끔은 미역줄기와 연달래나무도  있었다. 가장 많은 수종은 아무래도 산죽이었던 것 같다. 참으로 정맥길은 산죽이 많다. 비가 오거나 이슬이 맺힐 때는 걷기가 매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쯤 걷고 났더니 실종조난사고다발지역이라는 표시가 있었다. 조금 더 가니 언덕배기에 같은 표시가 있었는데 한쪽 귀퉁이에 묘봉(민둥산)이라고 누군가가 표시를 해놓았다. 일행들이 직진을 하기에 묘봉갈림길이 아닌줄알고 그냥 따라갔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곳이 묘봉갈림길이 맞았다. 이 구간 최고봉을 가보지못한 아쉬움이 남았지만 지난 일인데 어쩌랴. 산행대장은 아무래도 후미를 챙기다가 혼자서 다녀온 모양이던데...



용인등봉에 도착했다. 등로상에 있는 봉우리 중 가장 높은 봉우리이지만 깜깜한 밤이라서 보이는게 있어야지. 사진만 한 장 찍고는 그냥 출발했다. 여기서 부터 답운치 까지 혼자서 걸었다. 가끔 나를 지나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내내 혼자서 걸었다. 용인등봉에서 조금 더 가니 문지골방향으로 내려가는 안내표시가 있었다. 정맥길은 오른쪽으로 약간 꺽는 길이었지만 조금 찜찜해서 기다렸지만 후미가 오질 않아서 감이 잡히는대로 걸었다. 저 뒤에 불빛이 따라오는지 뒤돌아보면서... 날이 밝아오려는 듯 하늘이 조금 희끄무레해졌다. 삿갓봉 올라가는 길은 임도에서 조금 치고 올라가는 모양인데 길이 잘 나 있지 않았다. 삿갓봉 정상은 커다란 철탑이 차지하고 있었다. 산길은 임도와 마루금을 넘나들며 가는데... 나는 꼭 마루금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가는 길 왼쪽으로 갑자기 일출이 시작되었다. 동그란 태양이 붉게 쏫아올랐다. 사진으로 잘 표현이 되지 않았지만 눈으로는 황홀한 일출을 보았다. 그 이후에는 한참을 임도를 따라 걸었다. 오른쪽으로 띠지가 많이 걸려 있는 곳이 나와서 긴가민가 하면서 따라갔더니 임도와는 멀어지는 길이 나왔다. 그래도 결국은 임도를 다시 만났다. 임도를 건너서 된 비알을 한참을 올라가니 백병산삼거리가 나왔다. 발 빠른 분들이 다녀오길래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어보니 오분이란다. 설마. 여기서 봐도 한참 거린데.  그 양반들 참.  백병산삼거리에 쭈그리고 앉아서 아침을 먹었다. 아침이래야 식어서 딱닥해진 주먹밥이지만 그거라도 먹고나니 허기가 가셨다.


백병산삼거리에서 정맥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두껍게 깔린 낙엽이 길을 감추고 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길 놓치기가 쉽상이겠더라. 산세를 살펴 보아도 잘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선답자들의 리본이 간간히 나와서 다행이었다. 고마운 사람들. 특히 준.희 님의 표식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홉시가 넘어서 볼일 좀 보고 배낭을 추스리는데 눈이 오기 시작했다. 조금 오고는 말겠지했는데 폭설 수준으로 바뀌었다. 바람막이를 벗고 우의로 갈아입었다. 바람이 불어서 눈이 얼굴을 때렸지만 견딜만했다. 문제는 발아래였다. 오름길은 힘만 좀 더 들면 되었지만 내림길은 죽음의 길이었다. 서리발이 돋은 부드러운 흙, 두꺼운 낙엽, 쌓인 눈이 상승작용을 해서 너무 미끄러웠다. 아이젠을 할까 생각을 해보았지만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를 않아서 포기했다. 그래선지 쭉쭉 미끄러져서 무릎이 시큰거렸다. 결국은 꽈당 넘어지기도 했다. 산길은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을 통과하는 듯 했다. 한나무재를 지나서 계속되는 오름길을 삼십여분 올라가니 진조산이 나왔다. 정상은 무덤이 차지하고 있었는데, 산악회에서 오석 정상석을 설치해 두었다. 처음에는 묘빈인줄 알았다. 산소를 모신 분들도, 정상석을 가지고 올라온 정맥팀들도 다들 대단들 하시다.


진조산 부터는 길이 너무 미끄러워서 속도가 나질 않았다. 몇 번을 미끄러지다가 멈추기도 하고. 스틱이 땅에 박히질 않아서 미끄러웠다. 설상가상? 아니 霜上加葉又加雪이라고 해야하나? 옆으로 서서 가재걸음으로 내려갔다. 갑자기 눈보라속에서 철탑이 나타났다. 다왔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또 계속되는 오름과 내림이 있었다. 대간과 정맥길은 다왔다해서 다온게 아니라는 말이 있다. 목적지에 도착해야만 끝이 나는 것이다. 수 없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되었다. 셀 수도 없다. 그래도 끝은 있는 법. 저 쪽 오른쪽으로 차도가 보였다. 눈이 쌓여서 하얀 길이었지만. 차도를 보고도 한 참을 더 걸어서 답운치에 도착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먼저 하산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 사이에 내린 눈이 바로 덮어버리기 때문에 하얀 눈만 있는 처녀길이 되었다. 두리번거리다가 왼쪽에 버스가 있지 싶어서 왼쪽 찻길을 따라 가다가 보니 건너편에 통고산등산로 이용금지 표지판이 있었고, 조금 더 내려가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선두가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환영하는 선두팀이 주는 지평막걸리 한 잔과 라면국물로 싸늘해진 속을 뎁히고 버스에 올라가서 젖은 옷을 갈아입었다. 이제는 살만했다. 일기예보에 나온 비가 안와서 얼마나 다행인가? 스스로 위로하고는 다시 막걸리 몇 잔을 더 하고 나니 온 세상에 부러울게 없어졌다. 오늘도 연신내 할매순대국밥집에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 새벽에는 울산에 묘사를 지내러 가야하니 일직자자. 좋은 하루.





산행사진




출발 준비를 하면서 다들 서성거리고 있었다. 나는 오늘도 후미를 고집하려고 한다. 선두팀이 길을 나서기를 기다리면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깜감한 밤이라서 보이는게 없었다. 지난번에는 여기로 하산해서 정자에서 맛있는 라면을 먹었는데. 오늘은 여기서 밤길을 떠나야 한다. 이 밤에 산길을 나서는 자들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하늘의 가호가 있기를 빌어 본다. 





여기서 묘봉을 다녀와야 했었는데, 긴가민가 하다가 놓쳤다.  아쉽지만 그런게 인생인 것을.




험로가 있었다. 가파른 벼랑길이었다. 밤길에 한 발 삣끗하면 대형사고가 일어날수도 있는 구간이다. 이 후 한참을 경각심을 가지고 걸었다. 대체로 등로 왼쪽은 가파르고 오른쪽은 느렸다.




용인등봉. 왼쪽 아래에 용인등이 있어서 용인등봉이라고 하는 모양이었다.




하늘에는 희끄무레한 달이 떠 있었다. 옅은 구름이 낀 모양인데. 별은 몇 개만 보였다.




이 번 산길 내내 같이한 산죽. 이러다가 온 산이 산죽산으로 변하는게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자연현상이니 자연에 따르면 될 것을 주제 넘게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닐 듯 싶다. 




리본. 이런 리본이 있어서 밤 길을 걷는 산객이 길을 잃지 않았다. 고마운 분들이다. 다들 좋은 산행 하셨지요?




여기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뒤 따르는 사람들이 없어서 그냥 오른쪽 리본이 많은 길로 방향을 잡았다.




여명.  붉은 기운이 어둠을 뚫으려고 했다. 구름이 많은데 일출이 가능할까?





날이 밝아오려나 보다.




임도에서 가파른 길을 치고 올라왔더니 삿갓봉 정상이 나타났다. 아직은 어둠이 가시지 않아서 랜턴 불빛을 비추고서야 정상표시를 보았다. 가파른 길을 내려서니 임도가 다시 나타났고, 왼쪽에 삿갓재 표시가 매달려 있었다. 오늘쪽 임도와 나란히 가는 산길을 따라 걸었다. 임도로 가면 시간 절약이 되지 싶었으나 산길을 고집 했다. 그래도 임도는 자주 만나게 되더라. 








왼쪽은 마루금이고 오른쪽은 임도이다.




갑자기 일출이 시작되었다. 태양은 금방 떠 오르고 말았지만. 일출이 시작되는 곳이 바다인가? 구름인가?




바다라면 대단한 일출인데...    맨 눈으로는 동그랬는데 사진으로는 이렇게 나왔다.











백병산 갈림길. 백병산은 가지 않았다. 대신 여기서 쭈그리고 앉아서 아침을 먹었다. 추워서 패딩점퍼를 꺼내 입었다. 식어빠진 주먹밥이지만 먹고나니 허기가 가시고 살만해졌다. 역시 사람은 먹어야 하고, 먹어야 활동을 할 수 있다.




백병산삼거리 부터는 길 찾느라고 애를 먹었는데 이런 표시가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다. 특히 이 분은 가는 산 마다 이런 표시를 해두었으니 대단한 분이다.





서리빨. 아직 눈이 오기 전이라서 그래도 산길을 걸을만 했다.




해는 구름에 가렸지만 그 빛이 바다에 비치는지 아름다운 아침 풍광을 만들고 있었다.









이제는 눈이 많이 쌓였다. 금강소나무숲길이다. 여름에 지났던 곳이다. 여름과 겨울의 차이를 비교하면서 지나갔다.








요기 바로 위에 진조산 정상이 있다.




뒷 면에는 정상석을 설치한 사람들의 명단이 쓰여 있었다.




정상은 묘지가 점령하고 있었다. 정맥길은 온 길에서 오른쪽 급경사로 이어진다. 직진을 하면 헛길로 빠지니 조심해야할 곳이다. 리본이 많이 달린 곳이 이어지는 길이라고 보면 된다.



바로 이 곳이 정맥길이다.




커다란 나무가 뿌리채 넘어져 있었다. 용비어천가에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넘어지지 않는다고 했는데, 뿌리가 약해서 넘어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인생도 뿌리를 깊이 박고 살아야 헛 살지 않을 듯 싶다. 아직 남은 세월이 많은데...




굴전고개이다.





환상적이 산길이 계속되는데...   눈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린다. 비로 변하지 말아야 할텐데...





철탑이 나타났다. 종점이 다가오는가 했는데...  여기서도 한참을 더 걸어서야 답운치에 도착할 수 있다.




답운치.  다 왔다.  열시간이십오분이 소요 되었다.























































































































































































































































































'낙동정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동정맥(아랫삼승령~울치)  (0) 2019.01.21
낙동정맥(한티재~덕재)  (0) 2018.12.31
낙동정맥(애미랑재~한티재)  (0) 2018.12.19
낙동정맥(답운치~애미랑재)  (0) 2018.12.03
낙동정맥(통리재~석개재)  (0) 2018.11.05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