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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개요
- 산행일 : 2018.12.16
- 구간 : 애미랑재~한티재
- 거리 : 19.59km(접속구간없음)
- 소요시간 : 7시간04분
구간시간
10:21 애미랑재
11:26 칠보산(974m)
11:52 새신고개
12:18 덕산지맥분기점
12:45 십지춘양목
13:10 깃재
14:14 884.7봉
16:23 612.1봉
16:35 길등재
17:25 한티재
산행후기
애미랑재에는 눈이 다 녹고 잔설만 남아 있었다. 불과 일주일만에 왔는데 하얀 세상이 수묵화로 바뀌었다. 애미랑재에서 오른쪽 길을 올라가기 위해서 아이젠을 했다. 가팔라서 미끌어지면 심각한 부상을 입을듯해서다. 앞 사람들이 간 길을 따라서 올라가는데 잡목이 옷깃을 잡아챘다. 조금 올라가다가보니 왼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났다. 그 길은 길이 잘 나있었는데 원래가 그 쪽이 정상적인 등로인 모양이었다. 칠보산 까지는 잠깐 잠깐 쉬어가는 구간외에는 계속되는 오름길이었다. 하늘은 흐렸다. 뭔가 한바탕할 모양인데... 제발 비만 오지말라고 기원하면서 걸었다. 칠보산이 가까워질때부터 오른쪽 뺨이 차가웠다. 눈도 아니고 비도 아닌 물기가 바람을 따라와서 뺨을 때린 것이다. 칠보산에 도착했다. 정상석은 없었고 칠보산이라는 표찰이 몇 개 나무에 걸려있었다. 먼저 올라온 사람들이 인증사진을 찍고 있었다. 조금 기다렸다가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는 바로 길을 나섰다.
칠보산에서 내려가는 등로는 가팔랐다. 아이젠을 벗을까하다가 계속 신고 걸었더니 발바닥과 발목이 아파왔다. 아이젠을 벗어서 배낭에 걸고 휘적휘적 걸었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날씨가 춥지않았지만 눈 때문에 바람막이를 벗을 수가 없어서 계속 입고 걸었다. 몸에는 땀이 흘러서 축축해졌다. 바람막이를 벗고 바람에 몸을 내맡기고 조금 기다렸더니 땀은 식었지만 추워서 다시 바람막이를 입었다, 눈도 오고 시야도 좁아서 경치 구경은 꽝이었지만 주변은 동양화 처럼 보였다. 앙상한 가지는 검은 색이고 땅은 눈이 덮여서 하얗게 보였다. 등로는 앞 서 걸었던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서 붉은 낙엽이 긴 띠를 만들었다.십지춘양목이 있다는데 어디에 있는지 아무리 살펴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참을 동쪽으로 난 길을 걷다가 느린내리막길에서 십지춘양목을 만났다. 대단한 크기였다. 높은 산속에 있어서 보통 사람들은 볼 수 없는 풍경을 보는 내가 대견스럽게 생각되었다. 깃재에서 산길을 벗어나서 큰 금강송 아래에 터를 잡고 가지고 간 빵으로 점심 요기를 했다. 밥이 아니라서 먹은게 먹은건지를 모르겠지만 몇 조각을 먹었으니 허기는 면하겠지? 깃재로 다시 나와서 오름길을 걷고 있는데 뒤에서 "컹" 하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 싶어서 돌아보니 맷돼지 세마리가 산길을 달려오다가 내가 앞에서 걷는 것을 보았는지 산비탈을 타고 잽싸게 달아났다. 마주치지않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이제까지 수십년을 산에 다녔지만 산에서 맷돼지를 만난건 처음이다. 새로운 경험이 신기했다.
884.7봉에 올라섰더니 표지가 나무에 걸려 있었는데 885.5봉이라는 표시가 있었다. 지도와는 다른 높이를 표시하고 있었다. 어느게 맞는지... 눈은 그쳤다. 파란 하늘이 들어나더니 주변 시야가 넓어졌다. 그래봐야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경치였지만. 가는 길 오른쪽에 꽤나 높은 산이 있었다. 처음에는 소백산인가했는데, 아무래도 소백산 모습이 아닌듯하고 위치상도 아닌듯해서 같이 걷는 분께 물어봐도 정답이 나오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 찾아보니 일월산인 모양이었다. 등로는 그 산을 빙 도는 형태였다. 산길은 좋았다. 워낙 먼 길이라서 후반전에는 체력이 떨어졌는데도 지금까지 걸어온 속도를 유지할 수가 있었다. 길등재에 도착했다. 작은 묵은 고개를 지나자마자 산을 깍아서 만든 포장도로가 나타났다. 해는 서산에 걸렸다. 나무에 매달린 표식을 보니 오늘 날머리인 한티재 까지는 3 km가 남았다. 한 시간쯤만 더 걸으면 산행이 마무리되겠지만 어두어질까봐 서둘러 길을 나섰다. 순한 길이 계속되더니 벌목지대가 나타났다. 해는 서산을 넘어가버렸지만 뻥 뚤리 시야가 거침이 없었다. 비록 날은 어두워오지만 경치를 구경하느라 한 참을 서성거렸다. 작은 봉우리 몇 개를 넘어서 한티재 바로 위에 도착했더니 고개에 버스가 불을 켜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도 먼저 하산한 한의원 원장님이 일행들을 기다리면서 라면을 끓일 준비를 하고 계셨다. 차에 올라가서 옷을 갈아입고 장비들을 정리해서 배낭과 보조가방에 나누어 넣고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나왔는데도 아직 라면은 익지 않은 모양이었다. 다들 종이 컵과 나무젓가락을 들고서 배고픔을 참고 기다리면서 침을 꼴딱였다. 짧은 겨울해가 아쉬운 하루였다.
산행사진
애미랑재
비탈이 제법 가팔랐다.
이름은 없는 산들이지만 아름다운 풍경이다.
칠보산에는 정상석이 없었다.
등로 곳곳에는 이런 금강송이 많이 보였다.
웅장한 소나무. 붉은 모습이 당당했다.
사의찬미
요런 희끄무레한 해가 보였지만 금방 어두워지면서 눈이 내렸다.
눈이 오는 풍경
십지춘양목. 밑둥이 부실해지려고 했다. 뭔가 조치를 해야할 듯 했는데....
가난한 시절에 채취한 송진 때문에 이런 모습을 한 소나무가 많았다. 그 때는 이렇게 송진을 채취해서 수출해야 푼돈이라도 만질 수 있었고, 목구멍포도청을 해결할 수가 있었을 것이다. 지난한 세월을 살아온 흔적이다.
요기 근처에서 점심요기를 했다. 깃재에서 내려가는 길은 넘어진 나무 때문에 길이 없어졌다.
눈이 그치고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저 멀리 높은 산이 무슨 산인지 몰라서 한참을 궁금해 했었는데 집에 와서 지도를 찾아보니 일월산인 모양이었다. 지난번 구간에서 통고산을 내려오다가 본 산이다. 꼭대기에는 시설물들이 있었다. 정맥길은 저 산을 크게 도는 모습으로 나 있었다.
아름다운 산
884.7봉에 있는 삼각점인데, 자그마치 2등 삼각점이다.
봉우리 높이가 좀 이상했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검문소
한 뿌리에서 나온 가지가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모습이다. 형제애가 대단한 나무다.
오른쪽으로 늘 보면서 걸었던 산이다.
왜? 이렇게 해놨을까?
길등재?
걷기 좋은 길이 나타났다.
늦은 시간이다.
벌목지대의 풍경
이 곳에서 경치를 보면서 한참을 서성거렸다.
한티재. 버스가 불을 밝히고 기다리고 있었다.
천하수 지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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