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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휘봉 선바위
잘 버텨주고 있어서 고마웠다
산행개요
- 산행일 : 2019.5.18
- 구간 : 버리미기재~장성봉~악희봉~은티재~은티마을
- 거리 : 11.7km(대간9.4km, 접속2.3km)
- 소요시간 : 5시간22분)(대간4시간47분,접속35분)
구간시간
09:48 버리미기재
10:35 장성봉 전위봉(905m)
10:45 알바후 갈림길로 되돌아옴
10:50 장성봉(916.3m)
11:09 막장봉 갈림길
12:56 악휘봉 삼거리
13:15 악휘봉(845m)
13:36 악휘봉 삼거리
14:29 은티재
15:04 은티마을
산행후기
버리미기재에 도착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날은 차가웠다. 버리미기재 통재소 처마밑에서 우의를 꺼내 입었다. 추위가 조금 가시는 듯해서 산길로 들어섰다. 비 먹은 나무가지와 미끄러운 바위가 갈길을 붓잡았다. 장성봉 전위봉에 도달할때까지는 계속되는 오르막이었다. 더군다나 구름에 휩싸인 산하는 눈꼽만큼도 속살을 보여주기 싫은지 늘상 볼 수 있는 풍경은 없었다. 다만 길가에 피어 있는 야생화와 피처럼 붉은 연달래가 길동무를 해 주었다. 바람도 많이 불었다. 힘들게 첫 봉우리에 올랐다. 잠깐 둘러보고 일행들을 따라서 길을 나섰다. 그런데 자꾸만 내려가는 길이 나왔다. 앞에 섰던 사람들이 되돌아오고 있었다. 길을 잘 못 들은 모양이란다. 나는 무심코 앞 사람만 따라갔는데... 백두대간중 첫 알바를 10분 정도했다. 어느 분 말씀이 알바도 안하면서 백두대간을 한다는자체가 잘 못이라고. 맞는 말이긴 한데 알바는 하기 싫다.
장성봉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인증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도 그 사이에 슬그머니 끼어들어서 사진 한장을 찍고는 어디로 갈까 살펴 보았지만 길이 애매했다. 넘어가는 길이 있었다. 나는 그 길이 맞다고 하고 다른 분은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맞다고 했다. 한 참을 옥씬각씬했다. 오래전에 왼쪽길로 해서 막장봉에서 올라와 본 기억 탓이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장성봉에서 막장봉 쪽으로 내려가다가 오른쪽으로 출입금지 표시 지역을 넘어가는 것이 백두대간을 걷는 길이었다. 그럼 애기암봉은 어디로 가는 건가? 아까 알바한 길이 애기암봉 가는 길인가? 그 건 아닌 것 같은데... 905봉에서 애기암봉 길이 갈릴텐데... 집에와서 지도를 보니 알바한 길로 가면 봉암사쪽으로 내려가는 길인 모양이었다. 구름이 조금씩 걷히면서 시야가 넓어졌다. 왼쪽으로 쌍곡계곡과 악휘봉에서 시루봉 거쳐서 칠보산으로 이어지는 산들이 멀리 보였다. 오른쪽으로는 희양산이 보여야 할 텐데 구름이 덜 걷혔다.이 쪽 지역으로 오늘이 다섯 번 째 인데도 아직 방향감각이 없어서 헷갈린다. 악휘봉 갈림길 올라가기전 바로 아래에 있는 안부에서 일행들이 점심을 먹기에 나도 빵 두개와 계란을 먹고 먼저 출발했다. 바로 뒤 따라오시는 한 분과 악휘봉 까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동행했다.
악휘봉 올라가는 길에 있는 선바위가 아직도 꿋꿋하게 서 있었다. 예전에 올 때 선바위를 보고선 다음에 올때는 무너져서 못 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반갑다. 입석아. 악휘봉에 올라섰다. 해가 나서 따뜻해졌다. 이제 껏 입고 있던 우의를 벗어서 배낭에 넣고 사방을 둘러 보았다. 저 멀리 월악산이 있을텐데... 잘 분간이 안 갔다. 주흘산은 보이는 구나. 애기암봉부터 쭉 이어진 대간길이 백화산을 거쳐서 구왕봉을 지나오는 모습이 웅장하게 보였다. 희양산 흰 돌이 햇빛에 반짝거렸다. 봉암사 쪽 깊은 계곡이 푸르렀고 뒤 돌아보니 걸어 온 장성봉과 그 뒤로 둔덕산 쪽이 보였다. 거침없이 펼쳐진 산하와 곳곳에 박혀 있는 사람 사는 마을이 아름다웠다. 사과 하나를 먹고 다시 길을 나섰다. 걷는 내내 마분봉 마법의성을 뒤돌아보았다. 다시 한 번 가봐야 할텐데.. 연풍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새벽에 마분봉 악휘봉 시루봉 칠보산 떡바위 까지 길게 한 번 걷고 싶다. 은티재 내려가기 전 암벽에 걸려 있던 줄이 대부분 없어져서 조심스럽게 걸어서 내려왔다. 은티재에 도착했다. 이 번이 세번째이다. 역시나 봉암사 쪽으로 가는 길은 막아놨다. 스님들 공부에 방해된다고 하는데... 스님들도 세속에서 들어오는 소식을 잠깐씩이라도 들어야 공부가 더 잘되지 않을까? 나만의 생각을 해 본다. 오늘 대간길은 여기까지다.
깊은 계곡길을 지나서 내려가는데 예전에 있었던 등로가 없어지고 모두 밭으로 만들어 놨다. 할 수 없이 임도길을 따라서 호리골재로 올라가는 갈림길 까지 가서 은티마을로 내려섰다. 어느 집에서 기르는 도사견이 굉장한 속도로 달려 들었다. 일행 셋이서 무서워서 뒷 걸음질을 했다. 사나운 개를 키우면서 목줄도 하지않고 기르다니... 주차장 가게 아주머니에게 말했더니 자기가 알아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저러나 주인장이 바뀐 듯 싶었다. 전에는 키 크고 마음씨 좋게 보이던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계셨던 것 같았는데. 가게 안을 들여다보니 용마님이 막걸리를 시켜 놓고 있었다. 용마님은 술을 잘 드시지 않는 걸로 아는데? 사다리재에서 은티재까지 오는 산타마님을 기다리고 있는 듯 싶었다. 막걸리 한 잔을 마시고 화장실에서 머리도 감고 옷도 갈아 입고는 다시 합류했다. 조금 있었더니 산타마님이 도착했다. 용마님은 54년생이고 산타마님은 55년 생이다. 58년 개띠인 나보다는 서너살이 많지만 걷는 속도는 나보다 훨씬 빠르다. 나중에 청산 대장님도 합류하여 맛난 막걸리와 라면으로 하산주를 잘 마무리하고 오늘 하루를 마쳤다. 좋은 날!
산행사진
버리미기재. 초소 오른쪽으로 저렇게 길을 따라 가다가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 산길로 들어섰다. 올라가면서 보니 초입에는 생태복원한다고 그물을 깔아놨더라. 오히려 길을 안내하는 듯 보였다. 악휘봉 까지 가면서 본 모습은 왜 출입통제를 했는지 이해가 안되었다. 제수리치에서 막장봉 장성봉 애기암봉 완장리 길을 열어놨으면서...
비가와서 겨우 사진기를 꺼내서 한 장을 남겨보았다. 작은 나뭇가지로 저 큰 바위를 받친다는 상상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길가에 이런 암문도 있었다. 들어가보았더니 더 이상은 길이 없었다.
비 맞고 있는 꽃. 초롱을 닮았다.
이 넘도 예뻤는데... 워낙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사진이 흔들렸다.
붉은 연달래
장성봉에 도착했다. 아직 비는 그치지 않았다.
이 길로 가야 막장봉과 대간길이 이어진다.
장성봉에 있는 삼각점
요런 표시가 나오고 조금만 더 내려가면 막장봉 가는 길과 대간길이 나뉘어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런 표지판 왼 쪽으로 대간길이 열려 있다.
대간길
이제 구름이 조금씩 걷혀지고 있다.
가는 길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모르겠는데 이런 깊은 계곡이 있었다.
피 처럼 붉어 서러운 연달래. 맨 눈으로 보았을 때가 더 이뻤다. 바람이 세차다.
칠보산 시루봉 쪽인데.....
이런 꽃도 수줍게 피어 있었다.
병 꽃도 붉었다.
호젓한 대간길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꽃이 바람에 날렸다.
일행들
저기가 시루봉에서 악휘봉으로 흐르는 능선이다.
뿌리가 깊이 박혀 있어야 할 텐데...
위는 이렇게 웅장하다.
요상하게 생긴 소나무
악휘봉 갈림길에 거의 다 도착했다.
악휘봉 갈림길에 있는 삼각점
이런 돌 무더기가 악휘봉 갈림길이다.
조령산 방면
악휘봉의 명물 선바위
저렇게 조각이 나 있음에도 잘 버틴다.
햇빛을 받은 모습
악휘봉 옛 정상석
지나온 길
희양산과 구왕봉이 거대한 용이 꿈틀거리는 것 처럼 보인다.
마분봉 마법의성
입석리 방향
악휘봉의 연달래
마분봉 가는 길과 갈라지는 대간길에 많은 리본이 달려 있었다.
은티마을
희양산을 한 번 더 바라보고.
봉암사로 내려가는 계곡이 깊고 푸르다.
희양산을 바라보고 있는 멋진 소나무
암벽의 보조 밧줄이 다 없어졌다.
조각을 해 놓은 것 같은 소나무
죽어서도 아름다운 나무등걸
은티재
봉암사 때문에?
어느 분의 소원
은티마을 가는 등산로는 저렇게 밭으로 변해서 출입금지이다.
할 수 없이 임도를 따라서 하산했다.
주막집. 민박도 한다고 했는데...
은티마을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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