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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기예보를 검색했더니 낮에 비가 온다고 한다. 얼른 북한산 한 자락 다녀오기로 하고 도시락을 싸서 여덟 시 전에 집을 나섰다. 마실길을 걸어서 삼천사에 도착했다. 날씨가 꾸리 무리한 것이 한바탕 하려나? 삼천사 마애석불께 삼배를 드리고 삼천리골로 들어섰다. 산아래는 신록이 짙어지고 있었다. 간혹 철 지난 진달래가 보이기도 했지만 대세는 철쭉(연달래)으로 바뀌었다. 연달래 사이에 병꽃이 새초롬하게 얼굴을 내밀기도 했다. 비봉과 문수봉 갈림길을 지나서 소남문으로 가는 길에는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오름길에 몸에서 열이 나는지 더워서 재킷을 벗고 여름 티만 입고 올라갔다.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등산객들이 별로 없어서 혼자만의 산행이 즐거웠다. 부왕동암문(소남문)에서 증취봉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부지런한 산객들이 벌써 마주치기 시작했다. 의상봉부터 오려면 꽤나 이른 시간에 출발했을 텐데... 증취봉에서 사방을 휘둘러보았다. 우리 동네부터 기자능선, 비봉능선이 보이고 건너편에 나월봉이 있었다. 나월봉 진달래는 다 지고 없었다. 왼쪽에는 깊은 백운동이 숨어 있었고 북한산 사령부가 늠름하게 서 있었다. 용암봉을 거쳐서 용출봉으로 갔다. 용출봉 정상 가기 전, 손가락 바위 앞에서 성벽을 넘어서 아래로 내려갔다. 약간은 거친 길이지만 별 어려움 없이 산길을 걸어서 용출봉 아래 비밀의 정원으로 갔다. 오늘은 웬일인지 아무도 없었다. 잠깐 앉아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주변을 구경했다. 참으로 아늑한 곳이다. 천막 한 동을 치고 일몰을 보면서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밀의 정원을 내려서서 마귀 할배봉으로 내려갔다. 점심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거친 길에서 힘을 좀 섰더니 배가 고파서 도시락을 까먹었다. 비 온다는 예보는 틀렸는지 빗방울이 보이지 않는다. 자리를 펴고 들어 누워서 한가로움을 즐겼다. 하산은 내시묘역으로 하기로 했다. 빠른 길인 줄 알고 오른쪽 급한 내리막길을 따라서 걸었다. 거의 계곡에 도착할 때쯤에 길은 막다른 길로 바뀌었다. 바위 절벽을 잡고 내려가는 길이었는데 자신이 없어서 내려온 길을 다시 올라가서 정상적인 길을 따라서 하산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농협에서 가지 모종을 사서 주말농장 빈 곳에 심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오후 네시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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