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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느지막하게 먹고 배낭에 물 한 병 넣고 집을 나섰다. 백화사 입구에 있는 주말농장에 오랜만에 들려보았다. 요즘 아내는 친구들과 새벽에 주말농장에 갔다가 밤 줏는 재미에 푹 빠진 모양이어서 나는 가능하면 주말농장에는 들리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지나가는 길이라서 잠깐 들렸다. 배추가 자라는 모습이 신통찮았지만 그러려니해야 한다. 간섭하는 모습으로 비추어지지 않으려면. 아내가 싫어하면 내가 힘드니까. 백화사에서 의상능선으로 올라갔다. 빡센 길은 여전했지만 경치가 좋아서 힘들지 않았다. 가사당암문에서 진문봉으로 가는데 뒤 따라오는 산객이 계속 기침을 해댄다. 잠시 다른 길로 들어가서 대피했다가 갈 길을 갔다. 무서운 세상이다. 사람이 사람을 피하는 세상. 삼천사로 내려가는 거친 길에 서쪽으로 넘어가는 햇볕이 따사롭다. 벌써 시절이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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