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기전에 산을 다녀 오려고 아홉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집을 나섰다. 진관사 데크길에서 대머리봉능선으로 들어섰다. 눈이 날리기 시작했다. 배낭카바를 하고 방수 장갑으로 완전무장했다. 봉우리 마지막에 있는 바윗길을 올라가기 위해서 아이젠을 했다. 대머리봉에 올라가니 눈이 멈추었다. 아무도 없는 산에서 홀로 즐기다가 기자촌으로 하산했다. 구름정원길에 도착해서 아이젠을 벗었는데... 집까지 가는 짧은 길에서 세번이나 넘어졌다. 집에와서 손목에 안티푸라민 범벅을 하고나서 느낀 감상은 '끝나기전에는 끝나것이 아니다'란 것이다.
삼천리골로 들어갔다. 배낭 메고 집을 나설 때마다 하는 고민을 오늘도 했다. 들머리를 어디로 하지? 가다가보니 삼천였다. 가람 탑에 삼배를 올리고, 삼천사를 지나서 조금 더 진행하다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길이 잘 나 있는 길을 따라서 걷다가 보니 옛 삼천사 대웅전이 있었을 법한 공터에 도착했다. 거친 길을 따라서 비밀의정원으로 올라 갔다. 비밀의정원 밑둥치를 돌아가는 사면길을 따라서 진문봉으로 갔지만, 추운 날씨에 바위가 얼어 있었다. 신발도 릿지가 안되는 거라서... 할 수없이 가사당암문으로 가서 백화사로 하산했다. 길이 잘 정비되어 있었다.
오후 두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집을 나섰다. 아내는 나보다 조금 전에 구름정원길로 운동을 나갔다. 아내가 같이 가자는 걸 거절하고, 홀로아리랑이다. 마실길을 걸어서 진관사 입구로 가서 진관봉으로 갈까 아니면 응봉으로 올라갈까 잠시 고민을 했다. 늦은 시간이니 응봉으로 올라가도 사람이 별로 없을 듯 싶어서 응봉 올라가는 길을 선택했는데... 오늘이 토요일이라서 하산하는 산객이 많았다. 응봉 정상에서 시간을 죽이다가 사모바위쪽으로 능선길을 계속 걸었다. 시간을 보니 네시가 가까워지길래 올라왔던 길로 도로 내려가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대청소를 하고, 아들이 사 온 대방어회 안주로 청하 한 잔을 하고 나니 전부가 내 세상이다.
올해 최고의 한파가 찾아 온 날이다. 다행이도 쉬는 날이라서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거실밖을 내다보니 하얀 세상이 되었다. 아내가 차려주는 콩나물국에 밥말아 먹고 집을 나섰다. 내 차림을 살펴보면. 아래위로 내복을 입고, 최고의 겨울에나 꺼내 입는 등산바지와 거위털 파카, 목도리, 방한장갑, 스틱으로 완전 무장을 했다. 오늘은 갈현동에 있는 아들네미집에 가 볼 예정이다. 잠깐 비어있는 집이라서 한파에 수도가 괜찮을까 걱정이 되어서다. 여정은 우리 뒷 동 아파트 옆으로 나 있는 산길을 올라가서 하나고등학교 여풀때기에 있는 동물이동통로를 지나면서부터 시작했다. 동물이동통로를 지나면 이말산이다. 이말산 끄터머리에 있는 구파발2번 출구로 내려가서 롯데몰 지나고 통일로 큰 길을 지나면 열병합발전소가 있고, 산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