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장기휴무라서 남는게 시간이다. 늦은 아침을 먹고 아내는 구름정원길로 운동을 나갔다.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배낭에 넣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나? 진관사입구에서 진관계곡을 따라 올라갈 생각을 했었는데, 발길은 마실길을 계속 걷고 있었다. 삼천사로 올라갔다. 고양이가 참 많았다. 옷가지를 정리하려고 배낭을 벗는데, 까만 고양이가 달려왔다. 먹을 걸 달라는데 줄게 있어어야지... 삼천리골에서 사모동계곡으로 올라갔다. 사모바위에서 비봉으로 가는데 길 주위에는 온통 누런 테이프로 줄이 처져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산에서 모임을 하지 말라는 뜻이란다. 비봉능선에는 산객들이 많았다. 마스크 쓴 사람 반, 마쓰크 안 쓴 사람 반이었다. 마스크 쓴 사람들은 마주치면 길을 양보하는 등 산행예절을 지키는데, ..
느지막하게 집을 나섰다. 크리스마스 휴일이라서 산에 사람들이 좀 있으려나 걱정을 했는데... 둘레길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하나고등학교앞 버스정류장에도 산행객들이 보이지 않았다. 삼천리골로 올라갔다. 삼천사 경내를 들어서면서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고 사모동계곡과 부왕동계곡이 갈리는 곳에서 사모동계곡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모동계곡폭포는 얼어서 거대한 빙벽을 이루고 있었다. 일가족으로 보이는 일행들이 빙벽에서 미끄럼을 타려고 하는 모양이었는데... 위험할텐데... 남 걱정을 하면서 계곡을 따라올라갔다. 반쯤 올라가다가 왼쪽 능선으로 붙었다. 승가봉북능선이다. 오름길 왼쪽은 문수동계곡이고 오른쪽은 사모동계곡이다. 거치른 바위길과 마사토길을 힘들게 오르다가 바람이 잔잔한 바위틈에서 요기를 했다. 내가 만든 샌드..
삼천리골 삼천사를 지나서 조금 더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사모동계곡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길로 조금 더 가면 오른쪽으로는 문수동계곡이고 왼쪽은 부왕동계곡이다. 부왕동계곡을 오른쪽으로 끼고 능선을 따라올라가면 부왕동암문(성문 위에는 '소남문'이라고 적혀 있다)이 나온다. 문수동계곡,부왕동계곡,사모동계곡을 삼천으로 보면 삼천리골이라는 지명에 수긍이 가고, 삼천사라는 절이름의 유래도 이해가 된다. 부왕동암문을 지나서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자하동계곡이 나온다. 자하동 아래는 청하동이고, 더 아래로 내려가면 백운동이 나온다. 오늘은 그런 동들을 경유해서 산성입구로 하산했다. 둘레길을 걸어서 집에 왔더니 허벅지가 뻐근하고 발가락이 아팠다. 눈이 와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근육과 발에 부하가 많았던 모양이다.
오전에 아들래미집 때문에 복덕방에 들렸다가 삼송리 스타필드에 가서 코르나3단계 대비해서 생필품 조금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점심먹고 아내는 친구들과 구름정원길로 운동가고, 나는 진관사로 해서 비봉으로 올라갔다. 관봉 햇볕 좋은 곳에서 서울도심과 인천 서해를 보면서 해바리기 하다가 기자봉으로 갔다. 해는 서산(서해)으로 넘어가고, 남은 세월은 짧고, 찬바람은 쓸쓸한데.. 허한 맘을 추슬려서 기자촌으로 하산했다. 기자봉에서 대머리봉으로 내려가는 길은 눈이 얼어 있어서 조심스러웠다.구름정원길 날머리... 우리동네에 도착할 시점에는 어둠이 깊게 깔려 있었다. 내일은미스트롯2를 볼 때 한 잔 하려고 마트에서 흑맥주 몇 병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더니 아내는 초밥을 만들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름 바쁜 하루였다.
점심으로 닭칼국수를 해서 먹고, 아내는 친구들과 구름정원길로 산책을 가고, 나는 진관능선으로 해서 진관봉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다가 대머리봉을 쳐다봤더니 단체산객들 수십명 정도가 대머리봉에서 복작거린다. 그 쪽으로 하산할 생각이었는데 포기하고 작은노적봉 아래 계곡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한참을 내려가는데 떠들썩하고 라면 냄새가 나길래 그 길을 포기하고 가든암장 오르는 능선길로 하산했다. 길이 황량하고 가팔라서 조심조심 내려왔다. 신선폭포 아래에 있는 너럭바위에서 쉬다가 계곡길로 하산하는데 곳곳에 얼음이 얼어 있어서 조심스러웠다.
추워진 날. 우리집은 어저께 김장을 했다. 주말농장에서 키운 배추,무우,갓으로 김장을 하고나니 홀가분하다. 물론 김치 만들기는 아내와 아내 친구들이 다 했지만 그간 나의 노력도 많이 있었다는 걸 스스로 자부심으로 삼으련다. 둘레길을 걸어서 산성입구로 갔는데, 사람 들이 많지 않았다. 추워서 그런가? 행궁터에서 상원봉으로 올리가는데 바람 때문에 매우 추웠다. 남장대터 근처 따뜻한 곳에 홀로 자리를 펴고 샌드위치와 커피로 점심을 했다.하산은 청수동암문에서 삼천리골로 하산했다. 날은 추웠지만 덕분에 산객들이 적어서 호젓한 산행을 하기에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