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가 넘어서 집을 나섰다. 마실길과 내시묘역길을 걸어서 산성입구로 갔다. 백운동문에서 잠깐 쉬었다가 청하동으로 방향을 잡았다. 어제 내린 비로 인해서 길바닥에 물이 넘쳤다. 부왕동암문을 올라가는 길 옆의 작은 또랑에도 물이 흐르고 있었다. 부왕동암문을 지나서 부왕동으로 내려가다가 보니 등로 정비를 위한 목재와 돌들이 많이 있었다. 헬기 소리가 나더니 이 걸 나른 모양이었다. 집에 와서 샤워를 하면서 보니 오른쪽 발목 쪽에 시퍼른 멍자국이 보였다. 지난주 진관계곡을 하산하다가 슬랩에 미끄러지면서 한 1미터 높이를 뛰어 내리면서 다친 모양이다. 별 일이 없어야할텐데.
사람들이 붐비기전에 산을 다녀 오기로 했는데, 아침을 챙겨서 먹고 산행준비를 하고 나니 일곱시기 넘어가고 있었다. 삼천리골에서 나월능선으로 올라섰다. 정상 부근에서 뒤따라오는 산객들에게 나월봉으로 올라서는 길을 알려주고 정상으로 올라갔다.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았더니 북한산사령부가 나월봉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 정상은 바람이 불어서 추웠다. 하산길로 잡은 비봉능선에 들어서자마자 마주쳐 오는 산객들 때문에 정신이 없어졌다. 다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나 마스크를 쓰라고 사모바위 광장에 커다랗게 쓰여져 있더구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산객들이 무슨 좀비처럼 여겨졌다. 가쁜 숨을 쉬느라고 쒹쒹 거리면서 쏼라쏴라 뭔 말이 그렇게나 많은지. 마스크 쓴 산객들은 피하고 노마스크인 산객들은 당당하..
비가 잠깐 그치는 듯 했다. 아내는 옥수수 삶아서 냉동실에 쟁여놓는다고 바쁘다. 옥수수가 그렇게 맛있을까? 청소기로 대충 먼지를 없애는 청소를 도우고 옥수수 하나 먹고는 배낭을 매고 집을 나섰다. 기자공원지킴터를 지나서 기자봉에 올라섰다. 뒤돌아보니 우리집 뒤로 멀리 송악산이 보인다. 여기서 개성까지는 나름 대평원이다. 푸른 숲 사이에 하얀색 아파트가 가득하다. 여의도 부터 파주까지 시야에 드는 곳 마다 아파트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곳에 사는 사람만도 천만은 넘겠다. 대머리봉, 기자봉, 진관봉, 삼각점봉, 향로봉, 관봉, 비봉, 사모바위, 승가봉까지 걸었다. 승가봉에서 승가북봉으로 내려갔다. 승가북봉에서 편의점표 김밥 한 줄로 점심을 때웠다. 삼천리골로 내려가니 계곡에는 피서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
7월12일(일요일) 산행기록을 2주나 지나서 쓰게 되었다. 바쁜 일도 없는 듯 한데 뭐가 그리도 바쁜지... 삼천리골로 들어가서 부왕동과 문수봉 갈림길에서 양쪽 계곡을 가로지르는 나월능선을 따라서 걸었다. 초반에는 제법 가파른 길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나월봉 올라가면서 뒤돌아보니 하계도 아름답구나. 나월봉 바로 아래에는 까다로운 슬랩 오름길이 잠깐 이어진다. 나월남봉을 옆으로 트레버스 하는 길을 따르다가 무너진 성벽을 올라서면 나월봉이다. 정상은 조금 더 왼쪽으로 가야한다. 나월봉의 험봉은 가지 못하는 곳이다. 암벽꾼이라면 가능하겠지만 내게는 언감생심. 나월봉에서 홀로 점심 만찬을 하고 나한봉 방향 안부로 내려갔다. 나월봉과 나한봉 사이에 있는 안부에서 무너진 성벽을 넘어가면 나한봉을 트레버스하는 운치 ..